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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면 짝짓기와 산란을 하러 온 킹펭귄 떼가 포제시옹 섬을 점령한다.
시끄러운 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킹펭귄들이 서로 부르고 다투고 구애하는 소리가 학교 운동장만큼이나 소란스럽다. 그 다음 냄새가 코를 찌른다. 물고기 비린내와 새똥에서 나는 암모니아 냄새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러나 소음과 악취는 눈앞에 펼쳐질 광경에 비하면 예고편에 불과하다. 남극대륙에서 북쪽으로 약 2250km 떨어진 크로제 군도의 작은 섬 포제시옹은 바닷 바람이 매섭고 습한 곳이다. 이 섬의 화산 봉우리에 오른 사진기자 스테파노 운터시너는 골짜기를 가득 메운 펭귄 10만 마리를 목격했다. 짝짓기와 산란 시즌인 남반구의 여름철. 펭귄들은 경쾌한 몸놀림으로 물살을 가르고 뭍으로 올라와 뒤뚱뒤뚱 돌아다니면서 털갈이를 한 후 짝짓기를 한다. 운이 따라주면 새끼도 얻는다. 바닷새들의 왕국, 포제시옹 섬에서 킹펭귄은 이름에 걸맞게 단연 돋보인다. 키 1미터, 평균 몸무게 13kg으로 황제펭귄 다음으로 큰 킹펭귄은 머리와 부리, 목, 가슴에 선명한 주홍색 무늬가 있어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매년 2월 여름이면 ‘일본식 정원’으로 불리는 고요한 골짜기가 번식을 위해 모여든 10만 마리의 킹펭귄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킹펭귄은 이름에 걸맞는 돋보이는 외모를 자랑한다. 1미터 키에, 평균 체중 13kg으로 지구상에서 황제펭귄 다음으로 덩치가 큰 펭귄이다. 또한 머리와 부리, 목, 윗가슴에 선명한 주홍색 무늬가 있어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남극대륙에서 북쪽으로 한참 떨어진 포제시옹 섬의 아메리카 만에 킹펭귄들이 모여 있다. 녀석들은 얼음이 없는 온화한 이 섬에서 한 달간 털갈이를 한 후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키운다.
한 무리의 킹펭귄이 수일 동안 이어지는 바다 사냥을 마치고 해안으로 돌아오고 있다. 주홍빛 무늬와 길고 가느다란 부리, 1m에 이르는 튼실한 몸통이 킹펭귄의 신체 특징이다. 부모 펭귄은 뱃속 가득 작은 물고기를 채우고 와서는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에게 조금씩 토해내 먹인다. |
한 부모 킹펭귄이 방금 죽인 새끼를 훔쳐가려는 도둑갈매기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태어난 지 몇 달이 지나면 새끼들은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에서 벗어나 옹기종기 모여 서로 살을 맞댄 채 추위를 이겨내고 적을 물리쳐야 한다. 새끼 펭귄의 사망률은 무려 75%에 이르는데, 많은 수가 겨울에 굶어죽는다.
부모 킹펭귄 한 마리가 방금 죽인 새끼를 훔쳐가려는 도둑갈매기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폭우를 피해 바다로 뛰어든 펭귄들 옆으로 2m나 되는 수컷 범고래의 지느러미가 무시무시한 모습을 드러냈다. 범고래는 코끼리바다표범을 가장 좋아하지만 잡을 수만 있다면 펭귄 등 다른 먹이도 마다하지 않는다.
햇살비치는 여울. 너울거리는 해초 사이를 헤엄치는 킹펭귄들이 꿈결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헤엄치는 모습이 물고기처럼 보이죠. 하지만 녀석들은 날갯짓하며 물속을 누비고 다니는 새들이랍니다.” 사진기자 운터시너는 말한다.
밤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달처럼 해마다 이맘때면 킹펭귄들은 요란스러운 짝짓기 의식을 하러 포제시옹 섬으로 모여든다. 가슴을 한껏 부풀리고 머리를 치켜든 채 우렁찬 구애의 노래를 부르며 암수 모두 자신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머지않아 수많은 커플이 모여들고, 바야흐로 탄생의 계절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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