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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드립(자유)] 왜 현대차 그룹은 100만 안티를 양산했나?
상세 내용 작성일 : 15-09-02 14:25 조회수 : 585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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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월 초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특이한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동영상의 주인공은 현대차의 야심작 신형 산타페. 차주가 산타페의 시동을 끄자 잠시 뒤 자동차 아래에서 “왈왈”하는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동영상은 삽시간에 유포됐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산타페 차주들도 동영상을 올리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것이 바로 7, 8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산타페 개소리’, 일명 ‘개타페’ 사건이다. “현대차가 멍멍이 옵션으로 옵션계의 신기원을 열었다”, “이제 차를 구입하면 강아지를 선물로 주는 거냐?” “강아지 끼워 팔기, 공정거래법 위반 아니냐?” 등등,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국에는 현대차를 증오하는 ‘현대차 100만 안티’가 산다고들 한다. 실제 현대차 안티가 몇 명인지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안티 현대차의 성지’로 불리는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비롯해 각종 자동차 관련 동호회의 게시 글을 살펴보면 ‘현대차 100만 안티’는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반감은 몇몇 소수 악질(!) 네티즌들의 반복적 소행이 결코 아니다. 동호회 회원 중 자동차를 좀 몰아본 사람들 치고 현대차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지 않는 이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현대차 그룹도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자들에게 “국내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해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다.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실토했다. 오너의 우려가 전해지자 현대차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현대차는 정 부회장의 지시로 국내 커뮤니케이션 실을 신설했고, 공식 블로그에 ‘오해와 진실’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안티 현대차 논리를 반박하고 나섰다.


이런 노력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마침내 왕(王)회장이 나섰다. 정몽구 회장은 7월 “위기일수록 국내 고객에 집중하라”며 ‘내수 사수’의 특명을 내렸다. 사실 현대차는 올해 수출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중이다. 지난해 9월 23만 3000원이었던 주가도 지난달 한 때 12만 3000원까지 폭락했다. 안정환, 김성주가 TV에 나와 “현대차가 고객의 차량을 지극정성으로 관리해드린다”며 CF에서 열을 올리고, 현대차가 지난달 22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역 인근에서 10억 원을 들여 국내산 쏘나타와 미국산 소나타의 충돌 실험을 강행한 것도 바로 이런 배경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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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22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현대차 스트리트 서킷에서 열린 쏘나타 30주년 기념 고객초청 자동차 영화상영회에 앞서 내수용과 수출용 쏘나타의 충돌 테스트를 시연했다.ⓒ뉴시스



몸에 배인 오만, 안하무인 현대차의 문화


하지만 현대차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에도 100만 안티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현대차가 오너의 특명을 받아 잠시잠깐 국내 고객을 위하는 척 해도,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산타페를 비롯한 현대-기아차의 차량 결함 문제가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산타페는 2013년 비만 오면 차내로 물이 새는 누수 현상이 발견돼 ‘수타페’라는 별칭을 얻었다. 올해 3월에는 기아차가 새로 출시한 신형 쏘렌토에서 기름이 줄줄 새는 바람에 이 차에 ‘유렌토’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3년 아반떼에서도 물이 새는 현상이 발생해 아반떼에게는 ‘달리는 수족관’이라는 명예로운(!) 칭호가 생겼다.


하지만 현대차에 대한 안티 감정은 비단 그들 제품의 잦은 결함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시장을 오랫동안 70% 이상 점유해 온 독점의 폐해, 즉 근본적으로 한국 고객을 무시하는 본능적 습성이 현대차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된 ‘개타페’ 사건만 해도 그렇다. 개타페 동영상을 올린 차주는 “항의를 했더니 ‘차량 기능에는 이상이 없다. 원래 엔진 소리가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더 가관인 것은 사후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현대차 그룹의 태도다. 이 사태에 대해 지난달 28일 한 현대차 관계자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는 듣기 힘든 소리인데, 민감한 소비자에게는 거슬렸던 것 같다”며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온라인상의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죄송하다”가 아니라 “차량은 멀쩡한데 소비자 분의 귀가 민감하셔서 들리는 소리다”는 식의 해명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고객의 자그마한 불평도 소중히 듣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하지만 현대차의 실제 태도는 고객의 불평을 전혀 소중히 듣는 모습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현대차는 ‘자동차 명장’으로 불리는 박병일 씨를 고소했다. “박 명장이 명장의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현대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였다. 박 씨는 2002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자동차정비 명장’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이후 여러 신문사나 방송 인터뷰에서 현대차의 결함을 지적했다. 현대차는 박 명장의 쓴 소리가 심하게 귀에 거슬렸는지, 그를 불러 해명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는 태도 대신, 그를 그만 경찰에 고소해버렸다.


하지만 인천 남동경찰서는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고소에 대해 7월 말 각각 ‘죄 안 됨’과 ‘혐의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자신에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전문가를 고소하는 용기, 현대차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기업이 아니라 여전히 오만한 독점기업이었음을 드러내주는 단적인 사건이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올해 3월 쏘나타 신차 발표회에서 한 기자가 김충호 현대차 사장에게 “안티 현대차의 바람이 거센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사장은 너무도 당당하게 “노사문제 때문”이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자동차 결함은 소비자들이 예민한 탓, 산타페에서 들리는 개소리는 소비자의 귀가 밝은 탓, 100만 안티의 적대감은 노조 탓…, 이것이 현대차가 국내 고객 시장을 인식하는 현주소다.


만만한 게 국내 시장? 진정성 없는 노력


현대차는 19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이래 줄곧 국내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 1974년 최초의 국산 모델인 포니가 등장한 이래 한국 국민들의 마음에 ‘우리 기술로 만든’ 자동차는 하나의 자부심이었다. 한때 양담배가 ‘피워서는 안 될 제품’으로 인식됐던 것처럼 ‘외제차’는 절대 타서는 안 될 차로 인식될 정도로 한국 국민들의 국산차 사랑은 대단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높은 국내시장 점유율은 사실 뛰어난 기술과 높은 수준의 서비스 덕분이 아니라 유난히 국산차에 살가운 애정을 드러낸 국민들의 사랑 덕분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현대차는 국내 고객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워낙 높은 시장점유율을 오랫동안 보인 덕에 외제차 브랜드도 국내 시장에서는 자포자기하는 분위기였다. 외제차 브랜드가 국내 진출을 주저하니 당연히 외제차의 부품 하나를 고치는 일도 힘들었고 AS를 받기도 쉽지 않았다. 현대차는 그야말로 국내 시장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영업을 해 온 것이었다. 당연히 현대차는 수출시장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수출된 차가 국내에 출시된 내수용 차보다 가격이 싸다거나, 두 차종의 강판의 두께 자체가 다르다거나 하는 불만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수출 차와 내수 차의 차이가 없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국내 고객을 상대적으로 무시해온 정황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무상보증 서비스의 차이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제공하는 무상 수리 보증 기간은 차체와 일반부품이 5년-6만 마일(9만 6500km), 엔진과 변속기 계통은 10년-10만 마일(16만km)이다. 반면 국내 무상 수리 보증기간은 차체와 일반부품이 3년-6만km, 엔진과 변속기 계통이 5년-10만km다. 거의 갑절 차이가 난다.


가격 정책도 다르다. 현대차는 올해 3월 미국에서 쏘나타를 대상으로 무이자할부 혜택기간을 무려 72개월까지 늘리는 파격적 정책을 선보였다. 반면 국내에서는 5월에 사상 최초로 3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했을 뿐이다. 2013년에는 미국에서 먼저 리콜을 실시한 뒤, 미국 언론 보도가 한국에 알려지자 허겁지겁 리콜을 실시해 욕을 바가지로 먹기도 했다.


에어백 품질 차별 논란도 있었다. 2013년 김충호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왜 미국에서는 아반떼에도 4세대 에어백을 장착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랜저에도 2세대 에어백을 쓰느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나라마다 법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한국 법규에 “더 좋은 에어백을 쓰면 혼내준다”라는 조항이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를 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당연히 재벌 그룹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미국 소비자들이 누리는 혜택을 국내 소비자에게도 주는 것이 정상이다. 수차례 변명과 달리 현대차의 역사는 줄곧 그들이 국내보다는 해외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베푼다는 사실을 입증했을 뿐이다.


이런 역사가 있으니 왕회장(정몽구)의 국내 시장 사수 특명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진정성이란 잘 나갈 때나 못 나갈 때나 한결같이 고객을 위하고 신경 쓰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국내 고객사랑’은 안타깝게도 그들이 위기에 빠졌을 때야 겨우 나왔다. 외제차 브랜드들이 국내시장 공략에 기치를 높이면서 현대-기아차 그룹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올해 상반기 최초로 70% 아래(69.3%)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1~7월) 수출 시장에서마저 현대-기아차 그룹은 판매량이 1.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수출 판매량은 내수 판매량에 다섯 배가 넘는다. 그 동안 주요 전장으로 삼았던 수출 시장에서 무너지니 이제 와서 국내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정성을 다해 내수 시장을 사수하겠다”고 한다. 진정성이 느껴지려야 느껴질 수 없는 대목이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


현대차그룹은 오너 중심으로 굴러가는 한국 재벌들 중에서도 한화그룹과 함께 유난히 강한 오너 지배력을 보여주는 회사로 평가 받는다. 정몽구 회장의 한 마디는 그야말로 법이다. 지난해 삼성동 한전 부지를 10조 원에 사들인 만용도 정 회장의 독단에 의한 것이었다. “10조 원이면 차량 결함 실험을 30만 번은 더 했겠다”는 국내 소비자의 불만도 정 회장의 욕심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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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22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현대차 스트리트 서킷에서 열린 쏘나타 30주년 기념 고객초청 자동차 영화상영회에 앞서 내수용과 수출용 쏘나타의 충돌 테스트를 시연했다.ⓒ뉴시스


몸에 배인 오만, 안하무인 현대차의 문화


하지만 현대차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에도 100만 안티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현대차가 오너의 특명을 받아 잠시잠깐 국내 고객을 위하는 척 해도,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산타페를 비롯한 현대-기아차의 차량 결함 문제가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산타페는 2013년 비만 오면 차내로 물이 새는 누수 현상이 발견돼 ‘수타페’라는 별칭을 얻었다. 올해 3월에는 기아차가 새로 출시한 신형 쏘렌토에서 기름이 줄줄 새는 바람에 이 차에 ‘유렌토’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3년 아반떼에서도 물이 새는 현상이 발생해 아반떼에게는 ‘달리는 수족관’이라는 명예로운(!) 칭호가 생겼다.


하지만 현대차에 대한 안티 감정은 비단 그들 제품의 잦은 결함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시장을 오랫동안 70% 이상 점유해 온 독점의 폐해, 즉 근본적으로 한국 고객을 무시하는 본능적 습성이 현대차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된 ‘개타페’ 사건만 해도 그렇다. 개타페 동영상을 올린 차주는 “항의를 했더니 ‘차량 기능에는 이상이 없다. 원래 엔진 소리가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더 가관인 것은 사후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현대차 그룹의 태도다. 이 사태에 대해 지난달 28일 한 현대차 관계자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는 듣기 힘든 소리인데, 민감한 소비자에게는 거슬렸던 것 같다”며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온라인상의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죄송하다”가 아니라 “차량은 멀쩡한데 소비자 분의 귀가 민감하셔서 들리는 소리다”는 식의 해명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고객의 자그마한 불평도 소중히 듣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하지만 현대차의 실제 태도는 고객의 불평을 전혀 소중히 듣는 모습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현대차는 ‘자동차 명장’으로 불리는 박병일 씨를 고소했다. “박 명장이 명장의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현대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였다. 박 씨는 2002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자동차정비 명장’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이후 여러 신문사나 방송 인터뷰에서 현대차의 결함을 지적했다. 현대차는 박 명장의 쓴 소리가 심하게 귀에 거슬렸는지, 그를 불러 해명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는 태도 대신, 그를 그만 경찰에 고소해버렸다.


하지만 인천 남동경찰서는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고소에 대해 7월 말 각각 ‘죄 안 됨’과 ‘혐의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자신에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전문가를 고소하는 용기, 현대차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기업이 아니라 여전히 오만한 독점기업이었음을 드러내주는 단적인 사건이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올해 3월 쏘나타 신차 발표회에서 한 기자가 김충호 현대차 사장에게 “안티 현대차의 바람이 거센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사장은 너무도 당당하게 “노사문제 때문”이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자동차 결함은 소비자들이 예민한 탓, 산타페에서 들리는 개소리는 소비자의 귀가 밝은 탓, 100만 안티의 적대감은 노조 탓…, 이것이 현대차가 국내 고객 시장을 인식하는 현주소다.


만만한 게 국내 시장? 진정성 없는 노력


현대차는 19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이래 줄곧 국내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 1974년 최초의 국산 모델인 포니가 등장한 이래 한국 국민들의 마음에 ‘우리 기술로 만든’ 자동차는 하나의 자부심이었다. 한때 양담배가 ‘피워서는 안 될 제품’으로 인식됐던 것처럼 ‘외제차’는 절대 타서는 안 될 차로 인식될 정도로 한국 국민들의 국산차 사랑은 대단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높은 국내시장 점유율은 사실 뛰어난 기술과 높은 수준의 서비스 덕분이 아니라 유난히 국산차에 살가운 애정을 드러낸 국민들의 사랑 덕분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현대차는 국내 고객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워낙 높은 시장점유율을 오랫동안 보인 덕에 외제차 브랜드도 국내 시장에서는 자포자기하는 분위기였다. 외제차 브랜드가 국내 진출을 주저하니 당연히 외제차의 부품 하나를 고치는 일도 힘들었고 AS를 받기도 쉽지 않았다. 현대차는 그야말로 국내 시장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영업을 해 온 것이었다. 당연히 현대차는 수출시장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수출된 차가 국내에 출시된 내수용 차보다 가격이 싸다거나, 두 차종의 강판의 두께 자체가 다르다거나 하는 불만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수출 차와 내수 차의 차이가 없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국내 고객을 상대적으로 무시해온 정황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무상보증 서비스의 차이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제공하는 무상 수리 보증 기간은 차체와 일반부품이 5년-6만 마일(9만 6500km), 엔진과 변속기 계통은 10년-10만 마일(16만km)이다. 반면 국내 무상 수리 보증기간은 차체와 일반부품이 3년-6만km, 엔진과 변속기 계통이 5년-10만km다. 거의 갑절 차이가 난다.


가격 정책도 다르다. 현대차는 올해 3월 미국에서 쏘나타를 대상으로 무이자할부 혜택기간을 무려 72개월까지 늘리는 파격적 정책을 선보였다. 반면 국내에서는 5월에 사상 최초로 3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했을 뿐이다. 2013년에는 미국에서 먼저 리콜을 실시한 뒤, 미국 언론 보도가 한국에 알려지자 허겁지겁 리콜을 실시해 욕을 바가지로 먹기도 했다.


에어백 품질 차별 논란도 있었다. 2013년 김충호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왜 미국에서는 아반떼에도 4세대 에어백을 장착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랜저에도 2세대 에어백을 쓰느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나라마다 법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한국 법규에 “더 좋은 에어백을 쓰면 혼내준다”라는 조항이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를 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당연히 재벌 그룹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미국 소비자들이 누리는 혜택을 국내 소비자에게도 주는 것이 정상이다. 수차례 변명과 달리 현대차의 역사는 줄곧 그들이 국내보다는 해외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베푼다는 사실을 입증했을 뿐이다.


이런 역사가 있으니 왕회장(정몽구)의 국내 시장 사수 특명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진정성이란 잘 나갈 때나 못 나갈 때나 한결같이 고객을 위하고 신경 쓰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국내 고객사랑’은 안타깝게도 그들이 위기에 빠졌을 때야 겨우 나왔다. 외제차 브랜드들이 국내시장 공략에 기치를 높이면서 현대-기아차 그룹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올해 상반기 최초로 70% 아래(69.3%)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1~7월) 수출 시장에서마저 현대-기아차 그룹은 판매량이 1.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수출 판매량은 내수 판매량에 다섯 배가 넘는다. 그 동안 주요 전장으로 삼았던 수출 시장에서 무너지니 이제 와서 국내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정성을 다해 내수 시장을 사수하겠다”고 한다. 진정성이 느껴지려야 느껴질 수 없는 대목이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


현대차그룹은 오너 중심으로 굴러가는 한국 재벌들 중에서도 한화그룹과 함께 유난히 강한 오너 지배력을 보여주는 회사로 평가 받는다. 정몽구 회장의 한 마디는 그야말로 법이다. 지난해 삼성동 한전 부지를 10조 원에 사들인 만용도 정 회장의 독단에 의한 것이었다. “10조 원이면 차량 결함 실험을 30만 번은 더 했겠다”는 국내 소비자의 불만도 정 회장의 욕심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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