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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中수출 마스크 하루 236만장···박명수도 뿔나게한 '정부 뒷북’
상세 내용 작성일 : 20-02-26 10:53 조회수 : 2,830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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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경북지역에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24일 오전 이마트 경산점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대구에서는 24일 이마트가 판매한 48만장이 두 시간 만에 다 팔리는 일이 벌어졌다. 25일에는 마스크를 팔지도 않는 우체국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우체국을 통한 마스크 공급 계획이 알려지자 회원 가입을 해두려는 사람이 몰렸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강 모씨(31·남)는 “이달 초 어렵게 2000여장을 확보했지만, 중국인 등이 대거 사가면서 이틀 만에 동이 났다”고 전했다.  

 

하루 1100만개씩 생산한다는 국산 마스크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500~1000원 하던 마스크가 4000원 이상에 팔려 나가고, 그마저도 없어서 못 사게 되는 동안 정부는 뒷북 대책만 반복했다

 “마스크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긴지… 마스크라도 편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25일 개그맨 박명수씨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다. 박 씨의 발언을 전한 기사에는 공감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하면서 마스크 품귀가 극에 달하고,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 ⓒ중앙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경북지역에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24일 오전 이마트 경산점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대구에서는 24일 이마트가 판매한 48만장이 두 시간 만에 다 팔리는 일이 벌어졌다. 25일에는 마스크를 팔지도 않는 우체국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우체국을 통한 마스크 공급 계획이 알려지자 회원 가입을 해두려는 사람이 몰렸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강 모씨(31·남)는 “이달 초 어렵게 2000여장을 확보했지만, 중국인 등이 대거 사가면서 이틀 만에 동이 났다”고 전했다.  

 

하루 1100만개씩 생산한다는 국산 마스크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500~1000원 하던 마스크가 4000원 이상에 팔려 나가고, 그마저도 없어서 못 사게 되는 동안 정부는 뒷북 대책만 반복했다

마스크 등 기타 제품 2월 中 수출액 폭증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월 말부터다. 중국인 관광객의 마스크 싹쓸이로 서울 명동 등 관광지 약국을 중심으로 ‘마스크 없음’ 안내가 붙기 시작했다. 불안은 수요를 부추겼다.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도 마스크 품절 안내가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안일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3일 “일부 유통 단계에서 매점매석 등으로 불안이 야기됐지만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얽히고설킨 유통망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생산량(1일 800만 장 이상)을 중심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시행했지만, 이미 웃돈 거래로 마스크 생산·유통 질서가 무너진 후였다.    

 

중국 무역상들은 정부보다 더 빨리 움직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2일부터 16일 닷새 동안에만 중국에 수출된 보건용 마스크는 총 527만장으로 집계했다. 특히 14일에는 하루 236만장을 수출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전체 마스크의 수출 급증 추세를 추정할 수 있는 통계도 나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마스크 등을 포함한 '기타 제품(분류번호 HS6307909000)'의 대(對) 중국 수출액은 올해 1월 6135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100배 이상 증가했다. 이달 20일까지 잠정 집계치도 1억1845만 달러로 작년 12월보다 200배가량 늘었다. '기타 제품'에는 모기장·방풍커버 등 다른 품목도 포함되지만, 이들 품목의 수출이 폭증할 요인은 많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 수출이 급격히 늘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한 달 지나서 전면 수출 규제 

 

그러나 정부가 마스크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한 건 사태 발생 일주일 뒤인 이달 6일이다. 이마저도  밀수나 불법 해외 반출 행위에만 그쳤다. 관세청에 정식으로 수출 신고만 하면 200만원 어치, 1000개가 넘는 마스크도 대량으로 수출할 수 있었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중국 자매결연 도시를 돕는다며 수십만장의 마스크를 중국에 보내기까지 했다. 식약처가 마스크 수출을 전면 규제하기 시작한 건 사태 발생 한 달여가 지난 26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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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유통 단속도 늑장 대응 

 

매점매석 등 국내 마스크 유통에 대한 단속도 늑장 대응하긴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품귀 보도가 나기 시작하고 1주일이 지나서야 매점매석 행위를 단속할 방침을 밝혔다. 100만장 이상을 사재기했던 유통업자 등이 적발됐지만 일부에 그쳤다. 매점매석 행위 단속에 효과적인 국세청의 세무조사 역시 지난 18일부터 시작했다. 조사 대상자 중 마스크 등 불법 의약외품 유통업자는 11명에 불과하다. 국세청은 25일부터 조사요원 526명을 투입해 점검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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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경기도 용인시 소재 한 마스크 판매업체 창고에서 정부합동단속단이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마스크, 전략물자처럼 관리해야" 

 

신종 감염병 유행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단순 생활용품이 아니라 쌀·석유 등 전략물자와 같은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평상시 정부가 비축 물량을 확보했다가 감염병 확산 시 방출하는 방식으로 '시장 실패'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는 국민에게 무조건 정부를 믿으라고 강조하기보다는 마스크처럼 꼭 필요한 물품을 공급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인구에 따른 마스크 소비량, 제작 업체 규모 등을 바탕으로 국내 전반의 수요·공급량을 정확히 예측해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허정원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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