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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 본 김재규 유족 "폄하도 미화도 원치 않아"
상세 내용 작성일 : 20-02-04 14:44 조회수 : 908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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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영화 '남산의 부장들' 한 장면. 이병헌이 연기한 김규평은 김재규를 모델로 삼았다.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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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1979년 11월 7일 현장검증을 하는 김재규.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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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영화 '남산의 부장들' 한 장면. 오른쪽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연기한 이병헌이다. [사진 쇼박스]

“여든 넘은 내가 영화 보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당시 오빠 심정이 어땠을까 새삼 아려오고…. 끝나고 나오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실제 주인공인 김재규(1926~1980) 전 중앙정보부장은 3남5녀 중 장남이었다. 1979년 10‧26 사태 이듬해 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 유족들은 신군부의 서슬 퍼런 위력에 숨죽이며 살았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언론 앞에 나선 것은 지난 2013년 주간지 ‘시사인’ 인터뷰가 유일하다. 이후 7년 만에 중앙일보와 만났다. 지난 3일까지 누적 관객 430만명을 돌파한 영화가 계기다.

 

3일 본사에 고인의 셋째 여동생 정숙(81)씨와 남편 김양환(80)씨, 이들의 아들이자 고인의 외조카인 김성신(52) 한양대 겸임교수(출판평론가)가 찾아왔다. 설 연휴 동안 영화를 본 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인간 김재규의 고뇌가 담겼더라”면서 “(국민들이) 40년 만에 사건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배우 이병헌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연기한 영화는 10‧26이 있기까지 40일간 권력 2인자의 분노와 좌절을 르포르타주처럼 담았다.  

- 영화 본 소감은. 실제와 비슷하던가.

 

(김양환) “예전 영화 ‘그때 그사람들’(2005) 땐 비극을 희화화한 듯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도 기대 안했는데 막상 보니 많이 공들였더라. 아쉬운 것은 ‘부마 사태’(부산‧마산 민주항쟁) 때 그분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수습에 애썼는데, 헬기 타고 훑기만 한 듯이 그렸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도 우리가 아는 한 고인이 관여한 게 아니다. 무엇보다 박정희 최후 40일을 다루다보니 (그 전에 벌어진) ‘최태민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비중으론 부마 사태 못지않다. 당시 무척 억울해 했었다.”(※ 김재규는 최순실의 친부인 최태민 목사의 비리 등을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지만 묵살당하고 오히려 눈밖에 났다고 전해진다. 박정희 저격 후 체포된 뒤 항소이유보충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일부 진술하기도 했다.)

 

영화 속 이병헌은 자주 ‘욱’하는 모습이다.

 

(김정숙) “과장된 듯하다. 자상하고 차분했고 군인 생활을 오래해서 군기가 배어있었다. 영화에서처럼 앞머리를 자꾸 쓸어넘기는 습관도 평소 깔끔하고 단정한 성격에서 나왔다. 8남매 맏이로서 우리에게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고…. 다만 그런 (저격) 계획은 일절 내비친 적 없다. 그 큰일을 누구랑 의논하겠나.”

 

 

 

 

"차지철과 머리 싸움 고민하는 것 봤다" 

 

김재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경북 구미) 후배이자 육사 동기(2기)였다. 영화 묘사와 달리 5‧16 군사쿠데타에 참여한 ‘혁명 동지’는 아니다. 1973년 중장으로 예편한 뒤 국회의원(73~76)과 건설부 장관(74~76)을 거쳤다. 76년부터 제8대 중앙정보부 부장을 지내며 2인자의 실세를 과시했다. 막판엔 차지철 경호실장과 시국 수습책 등을 놓고 대립각을 자주 세웠다. 영화 속 궁정동 연회에서 ‘버러지 같은 놈’이라고 꾸짖은 것도 실화에 근거한다. 동생 김씨는 “차지철과 머리 싸움 때문에 고민하는 걸 본 적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론 집에서 나라의 큰일 같은 건 얘길 잘 안하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 그와 중정이 휘두른 권력에 고통받은 이들도 많다.

(김양환) “그분도 마지막엔 그런 고민이 많았는지 한번은 날 불러서 ‘너 유신을 어떻게 생각해?’ 하고 물었다. 나는 ‘참여했으면 책임져야 하지 않습니까’ 라고 했고 그 답을 마음에 들어하셨다. 결국 바른 길을 찾아보려다 안 되니 거사한 것 아니겠느냐. 영화에서 ‘제가 각하 옆에서 지키겠습니다’ 하는데 그 해석도 여러가지일 수 있다. (내겐)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 마지막 모습은 어땠나.

(김정숙) “합수부가 서울구치소에 갑자기 면회를 오라고 해서 가족들이 오전‧오후로 나눠서 찾아갔다. 내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갔는데, 오빠가 ‘나는 괜찮다, 뜻이 있어 했다’고 하더라. ‘오빠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하니 내 손을 꼭 잡고 ‘그래, 근혜를 위해 먼저 기도하고.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라고 했다. 그러고선 엄마를 의자에 앉히더니 모포를 깔고 큰절을 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러나 보다 했는데 (목소리가 떨리며) 다음날일 줄은 몰랐다.”

 

 

 

 

사형 소식 들은 모친 "효자는 불충이 없다" 

 

가족 면회 다음날인 80년 5월24일 김재규는 수감 중이던 서울구치소 사형장에서 스러졌다. 새벽에 통보 전화를 받은 김씨가 수화기를 떨어뜨리며 오열하자 모친이 “너 오빠 갔구나. 울지 마라. 효자는 불충이 없다”고 했단다. 부모에게 극진했던 아들이 나라에 불충할 리 없다는 의미다. 김씨는 “어머니가 ‘오빠는 허튼 일 하고 간 사람 아니다. 네 오빠는 충신으로 죽었다’라고 했다”고 돌이켰다.  

 

 

이들에 따르면 김재규가 합수부에 체포된 직후부터 가족들은 “말도 못할 고통”(동생 김씨)에 시달렸다. 매제 김씨 주장으론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합수부가 ‘권력 무주공산’을 노려서” 사건 개요를 꿰어 맞춰 발표했다. 둘째 항규씨는 합수부에서 모진 고문을 당한 뒤 집과 회사를 몰수당했고, 김재규의 아내 김영희씨도 합수부에 끌려갔다 온 뒤 심신이 쇠약해졌다고 한다. 매제 김씨도 강제적으로 직장(대한주택공사)에 사표를 내고 광고업 등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다른 가족도 매한가지로 파란을 겪었단다.

 

박정희 정권에서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재규(1926~1980)의 유족이 제공한 사진. 탁자 가운데가 김재규 부장이고 사진에서 왼쪽 안경 쓴 이가 셋째 매제 김양환씨, 오른쪽 끝은 둘째 매제다. 장충동 중앙 

- 억울하다면 민주화된 후 명예회복에 나서야 하지 않았나.

 

(김양환) “2004년 함세웅 신부 등이 주도한 위원회(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에서 그같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비서실에서 함 신부를 불러 ‘때가 아니다’라고 해서 취하했다 한다(※함 신부의 회고록 『껍데기는 가라』에 따르면 한 번 기각될 경우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다시 기회를 갖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고 한다. 당시 비서실엔 문재인 대통령도 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몇 년 전에도 그런 얘기가 나왔지만 우린 어떤 이념이나 사상에 편승할 생각이 없다. 그 분이 거사를 할 때 어떤 세상을 원했을까 생각하면 가족이 나와서 흔들고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명예회복 생각이 없고, 때가 돼 역사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소명이 된다면 거부하진 않을 거다.”

 

 

 

 

정치 양쪽 세력 모두 '명예회복'에 미지근  

 

조카 김 교수가 보기엔 “현재 양쪽 정치세력 모두가 김재규 사건을 들추고 싶어하지 않는 듯하다”고 한다. 민주화운동가들도 그들의 뿌리를 10·26으로 거슬러 올라가길 꺼리는 걸로 보인단다. 문제는 당시 사건 개요가 낱낱이 밝혀지지 않아서 후유증이 남았다는 게 이들 생각이다. 여동생 김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는 걸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그때 오빠가 조사했던대로 이해하고 따라줬으면 (최씨 일가 문제로) 저렇게 처참하게 되진 않았을텐데 싶었다”면서 “탄핵 국면에도 매일 아침 (오빠 말대로) 근혜를 위한 기도를 했다”고도 했다.

영화는 한 일간지에 연재됐던 동명의 취재기와 이를 바탕으로 출간된 베스트셀러에 바탕했다. 김재규 시점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일각에선 ‘김재규 미화’라고 비판한다. 4‧15 총선이 있는 해에 개봉된 게 정치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조카 김 교수는 “한국 사회가 분열돼 있으니 여러 입장이 있을 수 있다”면서“우리로선 미화되는 것도, 폄하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마무리가 토론의 여지를 남겨놨더라. 이를 통해 인간 김재규를 환기하게 만든 것만으로 의미 있게 본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자리엔 김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도 함께 했다. 전씨는 “최근 한국영화가 코믹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우민호 감독이 전작 ‘내부자들’(2015)에 이어 다시금 강성 영화 수요를 끌어냈다”며 이번 흥행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김 교수도 “영화가 상업적으로 잘 되는 건 그 시대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메시지를 주기 때문 아니겠느냐”면서“특히 20, 30대의 뜨거운 반응은 우리 사회 ‘정의로움’의 결핍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규 아내 김씨와 외동딸은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가끔 안부 나누는 정도라고 한다. 셋째 여동생 김씨 외에 아흔 넘은 큰 언니와 아래 여동생 둘, 막내 남동생이 생존해 있다. 김씨 부부는 “우린 나이가 많아서 이렇게 나설 일이 더 없을 거다. 많은 분들이 이번을 계기로 역사를 다시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끝맺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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