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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게시판] [법률] 재판의 숨은 조력자들
상세 내용 작성일 : 16-05-05 13:00 조회수 : 1,597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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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와 피고, 검사와 변호인들의 불꽃 튀는 공방이 벌어지는 법정. 매일같이 분쟁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를 놓고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법정질서와 경호를 담당하는 법정경위, 재판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는 속기사, 외국인 사건 당사자와 재판부를 소통케 하는 통역사가 바로 그들이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사건 당사자 등 주인공들 뒤에서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숨은 조력자'들이다. 제53회 법의 날을 맞아 사법시스템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는 '빛나는 조연'들을 만났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긴장 늦출 수 없어요"
'종합무술 13단' 류철호 법정경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주십시오."
모든 재판은 그의 우렁찬 목소리로부터 시작된다. 대학에서 경호학을 전공하고 태권도와 유도, 합기도 등 종합 무술 13단의 '인간병기' 류철호(32) 경위가 그 주인공이다. 류 경위는 2014년 1월부터 서울고등법원에서 법정을 지키고 있다. 그의 일과는 출근길에 법원 관련 기사를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신이 배속된 재판부 외에 다른 재판부 주요 사건들까지 특이사항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한다. 재판 시작 40분전 미리 법정에 도착해 각종 전자 장비와 음향장비, 전등 등 재판진행에 필요한 기기의 이상 유무를 살펴보고, 판사들이 앉는 법대에 올라가 있는 연필과 지우개 등 필기도구까지 점검한 다음 법정 문을 연다. 법정에 나온 사건 당사자와 민원인, 방청객 등에게 재판 전 안내사항을 공지하는 것도 그의 임무다. "제가 하는 일은 재판이 무사히 시작해 무사히 끝나도록 돕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예상치 못한 우발상황들이 항상 생겨나거든요."

억울함을 호소하며 대기실 시멘트 벽면에 머리를 들이 받으려는 피고인을 황급히 막았던 일, 120㎏ 거구의 피고인이 법정구속되자 구속 피고인실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버텨 애를 먹었던 일 등등.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류 경위를 가장 당황케 했던 일은 판결에 불만을 품은 피고인이 자신이 앉아 있던 의자를 들어 법대를 향해 던진 사건이다. "날아오는 의자를 온 몸을 던져 막았습니다. 피고인을 제압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병원에 갔더니 전치 4주 진단이 나왔고 입원을 하라고 했습니다. 병원 신세를 지긴 했지만 저 이외에는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류 경위는 법정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때문에 이들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법정 밖으로 데리고 나가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옆에서 하소연을 들어드리거나 물을 가져다 드리기도 합니다. 옆에서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느끼고 진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는 최근 공무원시험준비생의 정부청사 침입 문제와 관련해 "법원 청사에도 보안상 미흡한 구역이 없는지 점검하고 법원 가족 모두가 철저한 보안 의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들리는 것은 모두 기록… 심한 사투리는 가장 고역"
'숨결까지 기록한다' 이혜련 속기사

"탁탁탁탁"
말 한 마디 없지만 자판 위의 손은 쉴새없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하다. 속기사 이혜련(31) 실무관이다. 자막방송 일을 하다가 서울동부지법을 거쳐 4년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속기사로 일하고 있다.

이 실무관은 속기 방식이 '들리는대로' 기록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 가장 힘든 점이라고 했다. "들리는대로 써야하니 속기할 양이 늘었습니다. 그게 더 편할 때도 있지만, 속기사가 사건 내용을 전부 알기는 어려워 증인이 '말하는대로' 적는 것이 좋을 때도 있거든요. 또 사투리가 심한 때에는 못 알아들을 때도 가끔 있는데 그럴 때 힘듭니다."

2월이 되면 판사만큼 속기사들도 사무분담에 촉각을 세운다. 담당 판사의 특성에 따라, 배당되는 사건에 따라 속기사의 업무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형사합의부 중에서는 비교적 내용을 알아 듣기 쉬운 성범죄 담당 부서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경제나 노동 사건은 용어 자체가 어려워 속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들리는대로' 받아치는 것이 속기사의 업무지만 가슴이 아플 때도 많다. "살인 사건을 속기하던 날이 생각납니다. 재판을 지켜보던 피해자의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도 아팠어요. 때론 증언을 하면서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 모습을 그대로 기록해야 하는 저도 가슴이 저립니다."

20분에 한번씩 교대하는 국회 속기사와 달리 교대 없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속기하는 법원 속기사들에게 건강 관리는 필수다. "재판 중에 다 칠 수는 없고 끝나고 녹음본을 듣고 마무리 합니다. 2시간 정도는 쉬지 않고 속기 할 수 있지만 손목과 어깨에 무리가 많이 갑니다. 녹음 내용을 많이 듣다보니 귀도 안 좋아졌어요. 긴장한 상태로 법정에 앉아있으니 허리도 안 좋아져서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며 관리하고 있어요. 법원에 속기사 인력이 좀 더 충원됐으면 좋겠습니다."

"법정은 한편의 영화… 스릴러·로맨스 등 모든장르 존재"
'외국인들의 입과 귀' 김고운 통역사

"Accused has a right to remain silent(당신에게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외국인이 재판에 나올 때는 통역사가 이들의 입과 귀가 된다. '스타킹'이나 '러닝맨' 같은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한 덕분에 외국인 사건 당사자들이 알아보기도 한다는 15년 경력의 김고운(37) 통역사는 2013년부터 법정 통역을 시작했다. 법정 통역을 하게 된 계기는 '살면서 한번쯤은 송사에 휘말릴 수 있는데 공부를 한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법원은 통역사에게 통역인 지정 결정문과 공소장을 보내준다. 그때부터 김씨의 일은 시작된다. "피고인이 구치소에 있으면 변호사와 함께 접견을 하러 갑니다. 그리고 공소장을 번역해 피고인에게도 보여줍니다. 선고가 날 때까지 재판때마다 피고인을 통역하죠. 이후에는 판결문을 번역해주고 피고인이 항소하면 또 통역을 합니다."

김 통역사는 법정에도 스릴러, 로맨스 등 모든 장르의 영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통역을 하면서 느꼈다. "범죄자에게도 각자의 가슴 아픈 사연이 있어 선처를 요구합니다. 또 항상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중형이 선고되면 방청석에서 눈물을 흘리는 여자친구가 있죠."

김 통역사는 법정 통역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없어 혼자 고군분투했다. "법원에서 통역인을 위해 만든 책자가 하나 있는데, 그 책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그 책 외엔 별다른 교재나 교육프로그램이 없어 아쉽습니다. 구글에서 외국 속기사들이 적어둔 것도 찾아보고 영문 판례도 찾아봐요. 외국에서는 통역사들이 법정 통역에 관한 교육을 받거든요. 우리 법원에도 그런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통역비 지급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는 것도 바람이다. "통역도 레벨이란 것이 있습니다. 유치원생 수준의 통역을 하게 될 때가 있고 논문 수준의 통역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사건에 따라 아주 간단한 통역부터, 굉장히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야하는 통역도 있거든요. 하지만 통역비는 모두 똑같습니다. 좀 더 체계적인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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