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미가 안타까운 가족사를 고백했다.
3월 9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대한민국 1호 개그우먼 이성미가 출연했다. 지난 1980년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성미는 어느덧 데뷔 41년차 개그계의 대모가 됐다.
이날 국밥집을 찾은 이성미는 60년을 살며 지금껏 제대로 된 생일상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밝혀 김수미를 놀라게 했다. 이어 이성미는 "생후 3개월 때 엄마가 저를 아빠한테 맡기고 떠났다. 이후 연락도 없었고, 만난 적도 없었다"며 "어릴 때는 사무치게 그리웠다. 특히 제가 아이를 낳고 나니까, 아이가 클수록 '어떻게 이런 나를 놓고 갔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사무치게 그립다가 사무치게 미웠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수미는 "정말 미안한데, 어머니가 원치 않은 자식을 낳은 거냐. 분명히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갔을 거다. 네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을 거다. 아마 '이성미'라는 걸 알지도 모른다"고 말했고, 이성미는 "알 거다"며 동의한 뒤 "별 이야기를 다 하는데, 아빠가 '쟤가 엄마가 없으니까 저렇게 크나' 하면서 엄마를 계속 바꿔줬다. 엄마가 네 분이다"고 고백했다.
또 이성미는 "새엄마랑 교감이 잘 안 됐냐"는 질문에 "새엄마는 그냥 싫더라.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그냥 잘해줘도 싫었다"며 "첫 번째 새어머니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키워주시고 암으로 돌아가셨다. 이후 아버지가 새 장가 가서 살다가 3년 만에 이별하고, 27살 때 세 번째 새어머니가 생겼다. 저를 키워준 엄마랑 너무 닮았더라. 지금도 살아 계신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가장 그리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이성미는 "출산했을 때 가장 보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엄마가 와서 산후조리도 해주니까. 이외에도 순간순간 보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친구들이 '우리 엄마가 뭐 해줬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나. 저는 그런 기억이 하나도 없는 거다. '엄마가 해주는 건 어떤 걸까' '우리 엄마는 어땠을까' 이런 생각을 계속 하게 되더라. 또 아이를 낳았을 때 '우리 엄마가 이 애를 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무치게 그리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머니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이성미다.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밝힌 그는 "엄마 없이 살았던 세월이 익숙해져 있다. 60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어느 날 '내가 네 엄마다'라고 한다면, 내가 과연 그 엄마를 품을 수 있을까 싶다. 피가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그리워했던 마음이 오히려 미움으로 다가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성미의 진솔한 고백이 시청자들의 마음도 안타깝게 했다.(사진=SBS 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