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으로 뒤덮인 화산은 킴베 만을 향해 비스듬히 경사져 있다. 수면 위로 작은 섬인 투아레와 카페파가 듬성듬성 솟아 있다. 국제자연보호협회에 따르면, 산호초, 맹그로브, 해초, 해양 심층수, 해저 산맥 등의 다양한 해양 서식지가 킴베 만이 세계적으로 우선순위로 보호돼야 하는 이유다.

분홍흰동가리 한 마리가 암컷이 낳은 알을 자신들이 보금자리로 삼는 말미잘 촉수 사이에 펼쳐놓고 있다. 이렇게 해서 퇴적물이 쌓이지 않게 한다. 자웅동체인 흰동가리는 암컷과 수컷의 조직을 모두 갖고 있다. 번식을 위해 생식기가 발달된 녀석들도 있다.

말미잘 속에 안전하게 몸을 숨긴 흰동가리가 자신의 보금자리 너머로 드넓게 펼쳐진 만을 살펴보고 있다. 녀석들은 말미잘의 촉수에서 분비되는 끈적끈적한 점액 덕분에 번성하지만, 다른 물고기들은 몸을 마비시키는 독 때문에 말미잘 근처에는 얼씬거리지도 못한다.

말미잘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흰동가리와 말미잘은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말미잘의 독은 흰동가리를 위협하는 포식자의 접근을 막고 흰동가리는 말미잘에 붙어사는 기생생물을 잡아먹고 살면서 말미잘의 포식자들을 쫓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