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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 두 손 없이 사는 장엄한 인생
상세 내용 작성일 : 17-09-06 11:47 조회수 : 215 추천수 : 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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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손 없이 사는 장엄한 인생





해마다 명절이 되면 충남 서산 일대에 사는 독거노인들 집 앞에는 맑은 천일염 30 킬로그램 들이 포대가 어김 없이 놓여 있곤 했다.

13 년째다. 아무도 누군지 몰랐다.



지난해에 ‘범인(?)’이 잡혔다.
혼자 여러 해 동안 소금을 나르다 보니 힘이 들어서 읍 사무소에 맡기겠다고 소금을 트럭에 싣고 그가 자수했다.

강경환(50). 충남 서산 대산읍 영탑리에서 '부성염전' 이라는 소금 밭을 일구는 소금장수다.


그런데, 읍 사무소 직원이 살펴보니 그는 두 손이 없는 장애인이 아닌가?

어찌 손 없이 염전을..? 또 서류를 살펴보니 7 년 전까지 그 자신이 기초생활 수급자였다.

자기 앞가림하기도 바쁜 사내가 남을 돕는다...?





그는 1972년 12월 24일 아침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을 맞은 6학년 때 한국전쟁 때 묻었던 대인지뢰(발목지뢰)가 바닷가로 흘러 들어온 걸 장난감으로 오인하고 가지고 놀다가 참변을 당해 두 손목을 잃은 것이었다.



그 후 “남 보기 부끄러워서” 중학교는 가지 않았다.
대신에 그 뒤로 3 년 동안 경환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어머니가 밥 먹여주고, 소변 뉘어주며 살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갈 나이가 되도록 그리 살았다.


인생을 거의 포기하고 있을 무렵….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어머니가 친정에 가셨는데, 오시질 않는 겁니다. 배는 고프지, 결국 내가 수저질을 해서 밥을 먹었어요.”



3 년만이었다. 석 달 동안 숟가락질 연습해서 그 뒤로 스스로 밥을 먹었다.

스스로 밥을 먹고 스스로 혁대를 차게 되었다고 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뀐 건 아니었다.



모든 게 귀찮아서 농약 먹고 죽으려고 했고 괴로워서 매일 술로 지새웠다..

그러다가 두 팔과 한 다리를 잃은 ‘정근자’ 씨라는 분이 교회에서 강연을 한다는 유인물 하나를 만나서 그녀의 강연을 듣게 된다.



"야, 저런 사람도 사는데, 나는 그 반도 아닌데, 이 사람같이 못 살라는 법 없지 않나...”

강경환은 편지를 썼다. “나도 당신처럼 잘 살 수 있나요.”


답장이 왔다. 당신도 나처럼 잘 살 수 있다고..


세월이 많이 지나 이제서야 강경환은 이렇게 말한다.



“손이 있었다면 그 손으로 나쁜 짓을 하고 살았을 거 같다. 손이 없는 대신에 사랑을 알게 되고 마음의 변화를 갖게 되고, 새롭게 살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강경환은 훌륭하게 그 방법을 찾아냈다.

술을 끊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삽질을 익히고, 오른쪽 손목에 낫을 테이프로 감고서 낫질을 하며 아버지 농사일을 도왔다. 지독히 가난한 집이었다.

그리고 1987 년 교회에서 사랑을 만나 결혼도 했다.



그러다가 1994년, 아버지 친구가 그에게 물었다. "너 염전 할 수 있겠냐?"
하겠다고 했다. 그 후 피눈물 나는 삶이 시작됐다.



농사 짓는 삽보다 훨씬 무겁고 큰 삽을 ‘손 몽둥이’로 놀리는 방법을 익히면서 해야 했다.
정상인만큼 일하기 위해 밤 9시까지 염전에 물을 대고, 새벽까지 소금을 펐다.

하루 2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했지만 보람으로 일을 했다.



그 때 '노력도 노력이지만, 인내라는 게 그리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 와중에 1996 년 그의 머리 속에 남을 돕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으니 손을 잃은 대신에 얻은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소금 한 포대가 1만원 가량 하는데, 여기에서 1,000 원을 떼서 모았죠. 그걸로 소금을 저보다 불행한 사람들에게 주는 겁니다.”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올해까지 14 년 째다.

한달 월급 받고선 고된 일 마다하고 도망가 버리는 직원들 대신에 부부가 직접 염전을 지으며 실천하고 있는 일이다.

아산의 한 복지단체를 통해 소록도에 김장용 소금을 30 포대씩 보내는 것도 빠지지 않는다.


강경환 그는 말했다.

“조금만 마음을 가지면 되는 겁디다. 소금 한 포대 팔아서 1,000 원 떼면, 5,000 포대면 500 만원이잖아요. 하나를 주면 그게 두 개가 되어서 돌아오고, 그 두 개를 나누면 그게 네 개가 되어서 또 나눠져요. 연결에 연결, 그게 사는 원리지요.”


그 나눔과 연결의 원리에 충실한 결과, 2001년 그는 기초생활 수급자 꼬리표를 뗐다.

작지만 아파트도 하나 장만했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시청으로 가서 자진해서 기초생활 수급자 신분을 포기했다.

수급자 수당 30 만원과 장애인 수당 6 만원이 또 날아갔다.



“나는 살 수 있는 길이 어느 정도 닦아졌으니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 주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어렵다.

염전도 남의 염전을 소작하고 있고, 여고생인 둘째 딸 학비도 버겁다.


보이지 않는 사랑의 손을 내밀라고 작년에는 ‘밀알’이라는 자선단체를 만들었다.

혼자 하기에는 버거운 일이어서 마음 맞는 사람들을 모아서 불우한 사람들을 더 도우려고..


“한 30 억 원 정도 모았으면 마음 놓고 남 도울 수 있는데. 지금은 형편이 이래서 돕고 싶어도 어렵고….”


오늘도 부부가 소금 밭에 나가서 소금을 거두는데, 손 없는 남편이 능숙하고 진지한 몸짓으로 소금을 모으면 아내는 얌전하게 삽으로 밀대에 소금을 담고, 남편이 그 밀대를 ‘손 몽둥이’로 밀어 소금창고로 가져가는 것이다.
그 모습.. 실로 장엄(莊嚴)했다. 그리고.. 너무 '아름다운 마음'을 보았다.





당신 같은 분과 이 지구상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음이 행복입니다.





[출처] 팍스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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