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로박사의 가스에 노출되어서 고양이 귀가 생겨버린 '고양이귀 미우'

Q. 사진작가

이번 촬영에 참가해주신 사진사분들은 코스플레이어 수만큼이나 많은 편입니다. J님, 미노츠님, 무군님, 파즈님, 가람과 달님, 쵸리님, 와와님이 함께 해 주셨는데요. 오랫동안 같이 해 온 개인적으로 친한 사진사분들도 있었고, 큐라레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분들도, 그리고 이번 촬영으로 새롭게 알게 된 분들도 있었어요.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가고, 친구들을 만나게 되며 경험을 쌓아가는 게 정말 즐거워요. 참여해주신 코스프레 사진사들 모두 코스프레 사진 업계에서는 이름 있는 분들인 데다가, 사진을 보면서도 각자 자신만의 특색이 사진에서 드러나는 게 정말 멋지구나 생각했습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보는 시선, 구도, 색감 모두 찍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 사진이라, 코스프레에서도 코스플레이어만큼이나 사진사들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마치 밴드에서 보컬이 주목받지만, 뒤의 악기들이 없으면 밴드의 음악이 존재하지 않듯이 말이죠. 코스프레에서도 코스플레이어뿐만이 아니라 사진사들이나 이미지 메이커들 등 많은 사람이 함께 코스프레 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일이 아니라 다 같이 취미 하나로 모여 함께 즐기는 시간이기 때문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으면 했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부족한 부분도 많아 죄송했어요. 그래도 다들 한마음으로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참여해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Q. 코스프레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의상 및 소품 제작은 프로젝트의 팀원인 지현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고양이귀 미우'는 원래 미우 의상과 흡사하지만 작은 부분에서 다른 점이 많은데요.

일러스트가 딱 한 장만 있고, 확인하고 싶은 디테일이 안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원래 미우의 설정을 참고해서 재설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코트가 그런 부분인데요. 일러스트에서 확인이 어려운 부분도 있어, 코트는 오리지널 미우의 코트를 참고했습니다. 대신 치마나 탑, 오버니, 부츠는 고양이귀 미우 버전을 참고해서 부탁했었답니다.

이게 일러스트 한 장에만 담겨 있는 옷인 데다가 만들기 까다로운 옷들이라서 마지막에는 지현님이 울면서 만드셨어요. 지현님 죄송해요.

가발 컬러는 원래 흰색 머리인데 미우는, 고양이귀 일러스트에서는 오묘한 핑크빛이 감돌아서 그게 굉장히 맘에 들었거든요. 그래서 은발과 핑크 머리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여러 톤으로 섞인 분홍빛 가발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단박에 골라버렸습니다.

Q. 제작 및 촬영과정 중 에피소드

언제나 그렇지만, 화장이 정말 서툴러 유카양의 도움을 엄청나게 받아 메이크업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촬영 전날 아침부터 스튜디오가 있는 파주로 이동해야 했기에, 유카네 작업실에서 잠을 잤었어요.

뭐랄까, 이렇게 친구 집에서 잠을 자 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진짜 즐거웠습니다. 어렸을 때 정말 많이 해보고 싶던 건데, 이제 해 보네요.(웃음) 아침부터 정신없게 준비를 해서 유카 정신을 쏙 빼놓긴 했었지만요.

오히려 코스프레를 한참 쉬다 다시 하니까 정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이 순간들이 소중하다고 새삼 느꼈고, 친구들과의 시간도 일분일초가 즐거웠습니다.

이번 촬영은 두 번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우선 팀 전체 촬영으로 큰 스튜디오를 빌려 찍었고요. 전체 촬영에서 사진이 아쉽던 멤버들은 따로 각자 소규모로 추가 촬영을 진행했거든요. 전체 촬영은 아무래도 일정도 조율해야 하고 멤버들의 사진도 함께 봐야 했는데 정신이 없었던 터라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 '보충 촬영을 통해 좀 더 밀도 있게 찍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대여 스튜디오가 많지 않았는데.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스튜디오가 정말 많아졌더라고요. 스튜디오마다 배경의 특색이 달라서 캐릭터에 맞춰서 스튜디오를 고르기도 좋아졌습니다.

코스프레를 하던 초기와는 달라진 점이 정말 많아서, 한창 다시 코스프레를 시작한 초반에는 허겁지겁 변화를 따라가느라 힘들었지만요.(웃음) 이런 점은 정말 좋아진 것 같아요!

Q. 코스프레에 대해

사실 코스프레라는 건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걸 실제로 하고 안 하는 건 생각 한 끗 차이인 것 같아요. 종이 한 장 정도의 얇은 그 차이. 하지만 그 작은 마음, 용기 하나가 코스프레를 하고 안 하고를 가르는 거죠.

'이렇게 하면 너무 이상하지 않을까?', '내가 하고 나면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걱정만 하다 보면 안 하게 돼요. 하지만 '어떻게든 해볼까?', '하고 싶은데 우선 질러보자!' 이런 식으로 약간의 용기를 가지고 그 차이를 메꾸게 되면 하게 되어 있어요.

'불가능을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란 말이 있잖아요? 이건 비단 코스프레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고, 그걸 추진하게 되면 일은 이루어지게 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렇게 시작되고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친구들도 생기고요. 생각보다 쉽고 즐겁답니다.

Q. 소감

정말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사진을 정리하면서도 이때 추억들이 물씬물씬 떠오르네요. 바쁘고 정신없던 와중이었지만 친구들이 있어서 즐거웠고 좋아하는 일을 다시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작은 계획들은 여러 개 있으나, 현실 속 생활이나 일정도 소화해야 하므로 현재는 강약 조절 중이에요. 한 번 물꼬를 터놨으니 두번째는 못하랴! 예전처럼은 자주 못하겠지만, 또 언젠가, 어떤 모습으로든지 마음에 확 꽂히는 작품이 있다면, 금화 주머니가 차고, 시간에 여유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짠! 하고 나타날 것 같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