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함께 모바일 시장을 들었다 놨다하는 구글이 개발자들을 불러놓고 매년 개최하는 I/O 컨퍼런스 I/O가 최근 막을 내렸다.

천하의 구글이니, 기대감이 커서였을까? 예전과 비교해 밋밋하다는 평가들이 많다. 구글포토 등 나름 흥미로운 발표도 나왔지만 개발자 관점에서 디테일은 부족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앞서 마이크소프트(MS)가 개최한 빌드2015 개발자 컨퍼런스가 볼게 많았다는, 구글 입장에선 듣기 거북한 피드백도 있다.

그래도 천하의 구글이니, I/O에선 개발자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이런저런 메시지들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I/O 현장에 직접 다녀온 안드로이드 개발자 김용욱씨와 얘기를 나눴다. 안드로이드 개발자의 눈에 비친 I/O 관전평으로 읽어주면 되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I/O에 대한 김용욱씨 평가는 기대 만큼은 아니다로 요약된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래저래 아쉽다는 뉘앙스가 진하게 풍겼다.

기자는 지난해 I/O가 끝났을 때도 김용욱씨를 인터뷰했는데, 당시만 해도 구글 발표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 그의 평가였다. 그러나 올해는 구글이 클라우드와 자체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내용을 발표하다보니 클라이언트 및 서버 개발자들에게 주는 매력은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관련기사]

지난해에도, 올해도 I/O의 주인공은 안드로이드였다. 지난해의 경우 안드로이드 L, 안드로이드 오토, 안드로이드 웨어가 무대의 중심에 섰다. 올해 역시 안드로이드L 후속작인 안드로이드M이 I/O 선봉으로 발탁됐다. 똑같이 안드로이드가 주인공이었는데도 김용욱씨가 지난해에는 압도되는 뭔가를 느꼈고, 올해는 다소 허전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은 변화의 폭인 것 같다.

김용욱씨는 안드로이드 L은 머터리얼 디자인을 택하고 5000개 이상의 새 API를 제공, 개발자 입장에서 압도될 수 밖에 없었지만 안드로이드M은 추가된 것도 많지 않고, 개발자가 익혀야할 것도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M은 안드로이드L 후속작이라기 보다는 살짝 업그레이드한 버전에 가깝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구글은 올해 I/O에서 고화질 이미지와 영상을 무제한으로 저장하고 자동으로 분류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포토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구글포토가 대단하기는 하지만 개발자 시각으로 보면 그걸로 뭐할 수 있지?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구글포토는 개발자 보다는 사용자를 위한 메시지에 가깝다는 얘기다.

I/O에서 발표됐던 것 중 개발자들에게 의미가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김용욱씨는 웹개발 프레임워크인 폴리머와 모바일 백엔드 서비스인 파이어베이스를 꼽았다.

구글은 이번 I/O에서 폴리머 라이브러리 1.0을 발표했다. 폴리머를 통해 웹앱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 김용욱씨에 따르면 폴리머는 웹표준 기술인 웹 콤포넌트 기반이다. 사용자 태그를 만드는 기능, 일부 코드 DOM을 감추는 쉐도우 돔 , 코드 조각들을 배치해 두는 템플릿 , 문서를 가져오는 임포트 등으로 구성된다. 기본적인 기능들은 폴리머가 제공하는 태그(엘리먼트)들을 가져다 쓰면 된다. 김용욱씨는 "기존에 이런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들 비표준 기술에 의해서 지원됐다"면서 "구글은 3년전부터 이런 기능을 표준화하며, 그것을 활용하는 폴리머 라이브러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파이어베이스는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모바일 백센드 서비스 파스(Parse)와 유사해 보인다. 김용욱씨는 "구글이 제공하는 파이터베이스는 개발자가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적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안드로이드M에서도 개발자가 주목할 부분이 있다. 김용욱씨는 안드로이드M부터 적용되는 앱 퍼미션 기능을 주목했다. 앱 퍼미션 기능은 사용자가 허용한 기능만 단말기에서 작동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 기기의 위치, 카메라, 마이크, 연락처, 통화, 문자, 일정, 센서 정보에 접근하려면 사용자가 이를 허용해야 한다. 이전엔 앱이 요구하는 모든 권한을 내려받는 시점에 사용자가 승인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안드로이드M용 앱은 사용자 기기에 설치돼 해당 기능을 필요로하는 시점에 권한을 요청하게 된다.

유명 메신저 '왓츠앱'을 예로 들면, 메신저 기본 기능인 문자 송수신은 데이터통신 기능을 쓰므로 그냥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음성전송이나 녹음을 필요로한다면 사용자가 해당 시점에 마이크 기능 권한을 승인해 줘야 한다.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승인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

이같은 상황은 기존 안드로이드 앱들의 에러오 이어질 수 있다. 김용욱씨는 "앱 퍼미션으로 인해 기존 앱들에서는 큰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면서 "안드로이드M이 출시되면 개발자들이 에러 리포트들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이번 I/O에서 대충 언급하고 넘어갔지만 대단히 의미있는 기술도 있다. 김용욱씨는 앱 인덱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앱 인덱싱으로 인해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앱 인덱싱은 안드로이드 4.4(코드명 킷캣)에서 발표한 기능으로, 구글 모바일 검색 결과와 앱의 특정 컨텐츠를 서로 연결해준다. 앱 안에 있는 콘텐츠도 구글의 검색에서 노출시켜주고 웹페이지가 아닌 특정앱을 실행시켜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발자 생태계의 평가를 들어보면 이번 I/O는 앞서 열린 MS 빌드2015에 비해 흥행파워가 떨어진다. 김용욱씨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8일(현지시간)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를 개최한다. MS, 구글, 애플에 대한 개발자들의 어텐션(Attention)의 성격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되는 순간이다.

[출처]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50608082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