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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스팸 전화를 걸러주는 ‘후후’가 아이폰에도 적용된다. KT는 8월26일부터 ‘후후 스팸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자체로 보면 새롭지 않지만, 아이폰이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후후를 비롯한 스팸 알림 서비스는 이미 안드로이드에 대중화돼 있다. 이용자들과 기업이 수집하고 검증한 스팸 연락처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두는 서비스다. 앱을 설치하고 전화가 걸려오면 번호를 대조해서 스팸 전화를 판별해준다. 전화번호부에 없는 번호지만 ‘대출 권유’, ‘휴대전화 가입 센터’처럼 알려준다. 요즘은 데이터베이스가 채워지면서 ‘인터넷에 가입하면 얼마를 준다더라’같은 정보도 함께 보여준다.
이를 좀 더 발전시키면 ‘피자집’, ‘택배’처럼 전화하려는 곳의 명칭을 입력하는 것으로 전화번호를 검색할 수 있는 공공 전화번호부 역할도 해준다. 데이터베이스는 앱 개발사 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직접 신고하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가기 때문에 신규 데이터의 적용이 빠르고 정확도도 높다.
비슷한 서비스는 많다. 후후는 KT의 자회사인 KT CS가 개발한 앱이다. KT는 114 전화번호 안내와 전화번호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수집하는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비슷한 앱으로 ‘뭐야 이번호’, ‘더 콜’ 같은 서비스가 있다. 개발사가 다를 뿐 큰 틀은 비슷한 서비스다.
하지만 그 동안 이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이용자에 한한 이야기였다. 앱 정책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은 외부 앱이 전화 앱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받을 수 있다. 전화가 걸려오면 수신 번호를 후후, 뭐야이번호 같은 앱에 전달하고,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뒤 번호 관련 정보를 받아와 전화 앱 위에 레이어로 띄워주는 것이다.
근래 안드로이드 버전은 아예 전화와 메시징앱을 기본 앱에서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은 ‘뭐야 이번호’와 손잡고 아예 다이얼러와 전화번호부, 스팸전화 필터링을 한번에 통합한 ‘T전화’를 출시하기도 했다. 전화번호와 관련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다는 건 신경 쓰이는 일이지만 안드로이드의 자유도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낸 셈이다.
아이폰은 이게 안 됐었다. 아이폰은 그 어떤 앱도 전화에 접근할 수 없다. 전화번호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있지만 전화와 메시지를 주고 받는 과정에는 누구도 개입할 수 없다. 하지만 스팸전화의 피해가 심해지면서 관련 앱들이 나오긴 했다. 방법은 좀 원시적이지만 최초 한번은 스팸전화를 피할 수 없고, 전화번호가 남겨진 뒤에 앱을 이용해 대조하는 식이었다.
KT의 ‘후후 스팸알림’ 서비스가 재미있는 것은 앱이 아니라 통신 교환기 단에서 적용되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앱을 깔고 앱에서 등록하는 게 아니라 대리점, 고객센터, 올레닷컴 등을 통해 신청하는 통신 부가서비스다. KT CS가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스팸전화, 혹은 상호를 대조한 뒤 맞는 정보가 있다면 ‘발신자 번호 표시’처럼 찍어서 알려주는 것이다. KT는 아이폰에 스팸 전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신청은 114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ARS로 처리하거나, 대리점에 방문해서 신청해도 된다. 올레 고객센터 앱이 있다면 ‘부가서비스 신청/변경’에서 ‘후후 스팸알림’ 항목을 열어 신청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무료고, 서비스를 발표한 8월26일부터 곧바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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