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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대상도 존중 받을 수 있을까?
플레이보이가 더는 누드 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0년 동안 누드모델로 활동한 내게 있어 이날은 슬픈 날이다. 내게 있어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은 스스로 경력 상에서 결정하고 선택한 일이었기 때문이고, 지금도 믿기 힘들 정도로 자랑스럽기 때문에 슬프다. 그러나 이번 뉴스를 보고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그 업계를 떠나 스포츠 프레젠터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곳은 모델 업계와는 전혀 다른 곳이다. 내 외모와 언행에 대해 남이 나를 판단하는 방식이 매우 다르다 보니, 존중과 '대상화'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브랜디 브루어라는 이름으로 누드모델로 활동했다. 올리는 섹시한 사진이나 끼 부리는 사진마다 답을 보내고 리트윗을 하는 내 트위터 팔로워가 10만 명이 넘었었다. 어렸을 때부터 열정을 품고 있었던 스포츠계로 옮기고서, 옛 예명 '브랜디 브루어'를 버리기로 했다. 새 경력에 지장을 줄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옳았다.
스포츠로 옮기고 나선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야 했고, 그 결과 나는 예전의 팬들과 인기를 잃었다. 나는 더 존중받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여러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 때도 잦다. 나는 그냥 섹시하고 존중받지 못하던 예전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다 가지지 못하는 이유가 뭐란 말인가!
우리 엄마가 만들어준 걸 과시하면서, 지적이고 열정적인 스포츠 프레젠터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나에게 권한이 있는데도 내가 원할 때 몸을 드러내지 못하는가? 그게 수치스러워서는 안 된다. 나는 행복하고 내 몸이 자랑스럽고 내 몸으로 주목받는 것이 좋다(주목받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하려 했지만, 왠지 거짓말을 하진 못하겠다).
나는 우리 여성들이 인생의 선택권들을 예전 어느 때보다도 더 심하게 빼앗기고 있다고 느낀다. 내가 알던 플레이보이는 국제적이고 시류를 타지 않는 곳이었는데, 이제 누드 사진을 싣지 않는다니! 그게 플레이보이의 존재 이유인데! 셀러브리티들은 '센터폴드'(잡지 중간에 전신 누드를 싣는 접혀있는 접지면)의 섭외 전화를 받았을 때 자기가 성공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 '서프라젯'이 나오고, 플레이보이가 누드 사진을 싣지 않고, 페미니즘이 화제인 지금, 나는 묻고 싶다. 어떤 걸 금지하는 게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처사일까? 아니면 전 세계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걸 하도록 해주는 게 힘을 실어주는 일일까?
나는 섹시하고 동경 받는 동시에 존중도 받고 싶다. 둘 중 하나만 고르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아주 존중 받고 재능있는 스포츠 프레젠터가 되고 싶지만, FHM에서 꼽는 가장 섹시한 여성으로도 선정되고 싶다. 그게 내 잘못일까? 이게 내 포부이고, 나는 그게 좋지 못하다고 느끼기는 싫다.
슬프게도 나는 내 예전 커리어에서 내 자신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느낀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려면 내숭이라도 떨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한다 해도, 늘 누군가 내가 예전에 했던 일에 대해 요란하게 떠들어 댄다. 내가 부끄러워해야 될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내 예전 커리어 때문에 프레젠터 일을 못한 적이 몇 번 있다. 내가 누드 모델을 했다는 게 왜 내가 스포츠에 대해 잘 모르거나 프레젠터를 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되는가? 왜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가?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사람들은 나를 판단한다.
이게 페미니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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