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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드립(자유)] 겁쟁이.txt
상세 내용 작성일 : 15-08-26 10:02 조회수 : 230 추천수 : 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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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어머니는 열일곱에 나를 가졌다
올해 나는 열일곱이 되었다
내가 열여덟이 될지, 열아홉이 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 건 우리가 정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뿐이다










가끔은 나도
이름 모를 일몰의 바다 한켠에서
짧은 시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긴 말들을
줄줄이 매달린 해초의 이파리들처럼
흐르는 물에 풀어 놓고 싶다

가슴 저린 사랑이야기가 아니라도 좋다
살아가는 이야기들 중에
작은 그림하나 그리고 싶은 얘기라면
수평선이 보이는 너른 바다에 풀어 놓고
출렁일 때마다 행복한 소리로 웃고 싶다

가끔은 나도
가본 적 없는 조그만 항구에서
바윗돌에 널브러진 멍게, 해삼을 바라보며
통통배 소리에 가슴이 들뜬 시인처럼
일탈의 일기에 느낌표를 찍고 싶다

오래 기억될 이야기가 아니라도 좋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귀를 기울여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눈을 감아줄 수 있다면
파도소리 철썩이며 달려오는 부둣가에서
하루를 마감해도 행복할 것이다

가끔은, 가끔씩 나도
건조하고 지루한 삶과 동떨어진 곳에서
대책 없이 웃으며 마냥 행복하고 싶다











내가 왜 일찍부터 삶의 이면을 보기 시작했는가
그것은 내 삶이 시작부터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삶이란 것을 의식할 만큼 성장하자 나는 당황했다
내가 딛고 선 출발선은 아주 불리한 위치였다








이 사람이 내게 어떤 행복을 줄까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은 내게 어떤 아픔을 줄까
걱정부터 하게 된다

이 사람이 내게 어떤 믿음을 줄까
궁금한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은 내게 어떤 실망을 줄까
두려움부터 가지게 된다

이 사람이 내게 어떤 추억을 줄까
두근대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은 내게 어떤 상처를 줄까
불안함부터 가지게 된다

수많은 일을 겪고 나니
나는 겁쟁이가 되어있었다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위해서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없게 되었다











오늘처럼 모든 일이 안 풀리는 날
내가 정말 필요했던 것은
나에게 '괜찮으냐'고 물어봐 주는
사소한 관심이었다

누군가에게 그 한 마디를 들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오히려 나에게 상처가 되는
어설픈 충고가 아니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를
토닥여주는 손길이 필요했다
오늘만큼은 나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싶었다
매번 참아야만 하는 내가
너무나도 싫다

나도 누군가에게
간절한 사람이고 싶다
누군가가 나를 소중하게
여겨줬으면 좋겠다









평소엔 무난하게 지나칠 수 있는 것도
마음이 울적할 땐 미풍에도 흔들려
온 가슴 불질러 놓고 뜨겁다고 웁니다












살다가 보면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비켜간 사람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신문처럼
그 마음을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인연

살다가 보면 문득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산다는 것이 그런거야
혼자만의 넋두리처럼 흥얼거리다가
다시 펼쳐보는 앨범속 사진처럼
다시 걸어가보고 싶은 그 때 그 길 그 사람

붉은 노을에 기대어
조용히 물들어가는 저녁 무렵
그 어깨 그 가슴에 다시 기대어
한번 울어보고 싶은
살다가 보면 문득
그런 기막힌 순간이 있다











외롭지 않다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외로웠다
나의 외로움을 남에게 들키면
정말 외로운 사람이 될까봐

아닌 척, 안 그런 척
외로운 내 모습을 숨기기에 바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외로웠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하지만, 외롭다고 아무리 소리쳐도
달라지는 것은 없기에
어차피 모든 것은 다 그대로이기에
살아지는 대로 살 수밖에 없었다

내일이 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긴 할까
똑같이 걷는 길, 그 속에서 소중함을 찾을 수 있을까
나를 위해서 울어줄 사람은 있을까
내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불어오는 바람마저 시리게 느껴졌다
외로움을 모를 정도로, 외로웠다










타인을 '밑바닥 인생'에서 구해내겠다는 생각은 아름답지만 위험하다.
구원의 의지는 순수한 선의에서 우러나오기도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욕망'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그것이 자선이나 교육의 형태로 나타날 때는 더욱 은밀한 폭력성을 띠기 쉽다.










솔직히 말하겠다.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조금 불편한 것뿐이다,라는 소리는
초등학교 운동장 조회에서조차 민망한 훈화이다.
가난은 조금 불편한 게 아니라 죽도록 불편한 것이다.
우리는 성당에서, 교회에서, 어려운 이들을 돌보는 설교를 머리 숙여 듣는다.
텔레비전 자선 프로그램을 보고 눈물을 찔끔대다 동정심과 기부전화 한 통을 맞교환한다.
하지만 당신이 가난해지고 싶은가? 그건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수건돌리기의 수건처럼, 자신의 등 뒤에는 놓이지 않길 바라는 무엇,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등 뒤에 놓여,
나만은 술래가 안되었다는 안도의 숨을 쉬게 해 줄 무엇, 그것이 바로 가난이다.
공강시간 친구들이 외국계 커피 체인점으로 몰려 가 달콤한 크림이 듬뿍 올려진 커피를 즐길 때,
학교 휴게실에 혼자 앉아 자판기 밀크커피를 뽑아 마실 수밖에 없는 게 가난이란 말이다.











'없다'는 가볍다
비었기 때문이다
무거운 것 천지에 없을 것 같지만
가진 것 정말 없을 땐
온몸이 다 무겁다










위장하는 일을 그만둔다면 그 사람은 비사회적이고,부적응자이며,
정신 나간 사람으로 간주될 것이다.
좀 더 강하게 말해서
철저히 가면을 쓴 세상 속에서 위장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실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면 내 경우,성숙하지 못한 인간이라는 평가를 받으리라.











이봐요 이봐요 나는 여기서 떨어지고 있어요 거기는 괜찮은가요 괜찮게 떨어지고 있나요.
외롭지 않나요.

외롭고 두려운 것도 관성이 되었다.
관성적으로 외롭고 두렵다.
외롭고 두렵고 무엇보다도 지루하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진다.
어디든 충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삼년째 떨어지고 있으니 슬슬 어딘가 충돌해도 좋을 것이다.
부서지더라도 충돌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엔 뭘 할까 뭐라고 말할까 고마워요 정도면 친절할까.
친절하게 충돌해주어서 고마워요.
아무에게도 아무곳에도 닿지 못하고 떨어져내린다.
언젠가는 어딘가에 닿을 것이라 희망을 품었다가도 이렇게 떨어져서야 가망이 없다는 낙담뿐이다.
누가 누가 누가 없어요 나와 나와 나와 충돌해줘.

다시 산다면 어쩔 것인가.
나는 또 한 번의 일생을 두려워하고 있다.
너무 많은 것들이 그들의 손에 달렸으니 목숨조차도 내 것 같지 않은 이런 세상은 두 번도 성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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