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엠스플뉴스] 

김인식 감독 "네덜란드, '강호' 일본보다 강할 수도"

네덜란드 대표팀, 켈리 젠센-젠더 보가츠 등 현역 MLB 선수 합류 예정

한국과 '복병' 네덜란드, 이스라엘 속한 '죽음의 A조'

이스라엘, 유대인 출신 메이저리거 합류가 차후 변수가 될 것

2016년 11월 15일 장충리틀야구장에서 만난 '거장'의 표정엔 근심이 가득했다. 여기서 '거장'은 일본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김인식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감독. 근심의 이유는 예상보다 강한 상대팀 전력 때문이었다.  

역시 일본은 일본이었다. 일본인 메이저리거들이 빠졌지만, 투-타의 조화가 돋보였다. 문제는 네덜란드였다. 2013년 WBC에서 네덜란드는 '복병'으로 평가됐다. 2017년에 열리는 4회 WBC에선 더 강해진 네덜란드를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감독은 12,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일본 대표팀과 네덜란드 대표팀의 평가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결과는 일본의 2연승. 표면적으론 일본의 압승 같지만, 경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반대였다는 게 김 감독의 평이다.

실제로 경기 초반 승기를 잡은 팀은 늘 네덜란드였다. 네덜란드 타선은 1, 2차전 합계 총 24안타를 몰아쳤다. 그러나 5회 이후 허술한 불펜진 탓에 일본의 날카로운 역습에 역전을 허용했다. 

12일 벌어진 1차전에서도 네덜란드는 경기 초반 5대 1로 앞서갔으나, 불펜진이 대거 8실점하며 자멸했다. 2차전에서도 8대 2로 크게 리드했지만, 1차전에 이어 다시 일본에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 승부치기 끝에 10대 12로 패했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건 네덜란드는 1.5군 멤버로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과 싸웠다는 것이다.

김인식 WBC 감독 “네덜란드가 일본보다 강하다.”

'복병'에서 '우승 후보'로 떠오른 네덜란드 WBC 대표팀(사진=gettyimage/이매진스)

네덜란드는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 호크스) 등이 버틴 일본 대표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네덜란드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특히나 타선의 짜임새가 인상적이었다. 아직 합류하지 않은 메이저리거가 7명가량인 것으로 안다. 그 선수들이 합류하면 더 강해질 것”이라고 평했다. 

네덜란드는 주릭슨 프로파(텍사스 레인저스)을 제외한 메이저리거 대부분이 일본과의 평가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의 정보에 따르면 향후 네덜란드 대표팀엔 젠더 보가츠(보스턴 레드삭스).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오리올스), 마무리 투수 켈리 젠센(LA 다저스) 등이 합류할 예정이다. 

선발투수론 KBO. NPB(일본야구기구)리그 경험이 풍부한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와 앤디 벤 해켄(넥센 히어로즈)이 가세할 계획이다. 밴델헐크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2년 동안 20승 13패, 평균 자책 3.55를 기록했다. 벤 해켄은 넥센에서만 5시즌 동안 65승 35패, 통산 평균 자책 3.52로 호투를 펼쳤다.

그래서일까. 김 감독이 "일본보다 네덜란드를 더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건 허투루 들을 일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사실상 두 경기 모두 일본이 네덜란드의 힘에 눌렸다고 봐야 한다. 일본은 2경기 모두 지고 있었다. 네덜란드가 만약 켈리 젠센 같은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를 올렸다면, 일본 타자들이 역습하기 어려웠을 거다. 일본 대표팀에도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하겠지만. 네덜란드 대표팀에 합류할 메이저리거들이 좀 더 강한 선수들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두 팀은 2013년 WBC 1라운드 한 조에서 맞붙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예상과 달리 네덜란드에 0대 5로 패했다. 그 탓에 한국은 'WBC 출전 이래 최초의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유대인 메이저리거가 합류하면 이스라엘 역시 ‘다크호스’

영국을 꺾고, 2017 WBC 출전권을 따낸 이스라엘(사진=엠스플뉴스)

네덜란드만 복병이 아니다. ‘이스라엘’이란 복병이 하나 더 있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이스라엘 역시 네덜란드 못지않은 전력을 자랑하는 강팀"이라며 "경계심을 절대 늦출 수 없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기록한 제이슨 마퀴와 크렉 브레슬로(마이애미 말린스)가 투수진을, 아이크 데이비스(뉴욕 양키스)와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중심타선에 포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추가로 더 메이저리거들을 모을 수도 있다. WBC 규정에 따르면 대회 참가 희망 선수는 자신의 국적뿐만 아니라 부모나 조부모의 국적을 고려해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규정을 적용하면 유대인 메이저리거 대부분은 언제든 이스라엘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대인 메이저리거론 폴 골든슈미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다저스의 미래' 작 피더슨(LA 다저스) 등이 꼽힌다. 이 선수들이 합류할 경우 이스라엘 전력은 한층 더 강해질 것이다.

WBC는 대회가 거듭할수록 전체적인 경기력이 향상되고 있다. 야구계 일각에서 "한국 대표팀도 이제 ‘쿼터 코리안’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감독은 “최현(행크 콩거) 같은 선수들의 기량이 국내 선수들보다 월등하다면 (대표팀 선발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며 "포수는 팀의 중심이다. 기량이 아주 특출나지 않는다면, 선수 파악부터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추후 면밀히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할거라고 예상했지만 일본과의 평가전은 더 강하단 걸 확인한... 뭐 일본이 멕시코엔 1패 하기도 했지만 

재미있겠군여 2017 W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