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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8일 열린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조건부로 통과되었다. 졸속, 부실, 부정으로 뒤범벅된 사업보고서가 놀랍게도 심의기관인 환경부가 총대를 메고 앞장을 선 덕분에 통과되었다. 그러나 환경부 도움은 거기까지다. 전제조건 충족도 쉽지 않고, 입 다물고 있던 야당도 국정감사 때부터는 비판하고 나섰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오색케이블카는 올림픽과 관련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국비지원을 받기도 힘들 것이다. 환경단체와 산악인들의 저항은 더 거칠어질 것이고, 난이도가 매우 높은 공사 과정에서 대형사고 등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오색케이블카는 최악의 케이블카다. 상하정류장 말고도 천연기념물들이 서식하고 아름드리 수목이 가득한 중간지역에 무려 6개의 지주를 설치해야 한다. 참고로 권금성케이블카는 길이가 짧아 한 개도 없다. 환경파괴는 심하고, 건설기간은 길고, 유지 관리 비용은 많이 든다. 반면에 전망은 설악산 전체에서 가장 나쁘다. 오죽하면 환경단체 주장에 동의하는 기사는 절대 쓰지 않는 조선, 동아 등 보수언론 조차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겠는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송전탑 같은 6개의 지주가 서게 된다
국민들이 관광에 대한 눈높이가 매우 높아져 있어, 이런 수준의 케이블카 경관으로는 절대 관심을 끌 수 없다. 만일 오색케이블카가 가동된다면 타는 사람들이 모두 한마디씩 할 것이다. '겨우 이따위 수준의 경관을 보자고 그 난리를 치면서 만들었냐'고, '이게 최문순과 강원도가 말한 명품 케이블카냐'고 말이다. 적자만 누적되는 강원도의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사회적 비판과 논란을 무릅쓰고 오색케이블카가 건설되어봐야 강원도민들과 양양군민들에게 돌아올 것이 없다. 말도 안 되는 국책사업이 무리하게 진행될 때 보면, 직접적인 경제적 이득을 보는 토지 지주들과 건설회사, 부패한 공무원, 정직하지 못한 정치인, 양심을 팔아버린 교수나 전문가들이 득실거린다. 그러나 사업이 끝나면 화려한 언변을 쏟아내던 이들은 다 도망가고 주민들에게는 망가진 환경만 폐허처럼 남는다. 새만금간척사업이 그랬고 4대강 사업이 그랬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슬기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앞선 글을 통해 스위스 체르마트 마을을 제대로 벤치마킹 하려면, 한계령, 미시령 등 설악산 생태계를 단절시킨 도로들의 차량통행을 금지시켜 자연화하고, 오색마을을 차량통행 금지 마을로 바꾸어서 체류형 휴양에 적합한 마을로 만들자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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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들은 추석기간 중에 가족, 친지들과 함께 논의해 보자. '오색케이블카'와 '한계령 도로의 재자연화'라는 대안 중 어느 것이 설악산국립공원에도 좋고 강원도에도 좋고, 대한민국에도 좋은지를. 강원도민들 내부에서 '한계령 도로의 재자연화'라는 대안이 한번 고려해 볼 만하다는 판단이 서는 분들이 있으면, 함께 지역 여론을 만들고 사회적 논의구조를 만들어서 구체적으로 대안을 추진하자. 지면관계상 다 밝히지 못했지만 거주민의 편의 문제, 국립공원구역 변경 등 검토할 것은 많으나 다 해결 가능하다. 강원도 도민들이 사이비와 거짓의 친환경케이블카를 버리고 진정한 환경과 지역경제의 상생의 길로 나서면, 국회와 사회단체와 국민, 누가 돕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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