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화장실 폭발사건이 한국인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본 내 혐한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했다”거나 “조선과 국교 단절하라”는 식의 험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3일 한중일 삼국지입니다.

이날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사건 발생 직전 인근 CCTV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포착됐다고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문제의 남성은 지난달 23일 오전 10시쯤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야스쿠니 신사의 남문에 인접한 남성용 화장실 근처에서 종이 봉지로 추정되는 물체를 들고 있다가 화장실로 들어갔으며 이후 화장실에서 나올 때에는 물체를 지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지 경찰은 이 남성이 남문으로 신사를 빠져 나간 뒤 지요다구 소재 호텔로 향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화장실에 남아 있던 기폭장치에서 한글이 기재된 건전지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폭발 직후 남성용 화장실 내부 천장에 가로 세로 각각 30㎝ 크기의 사각형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안쪽에 금속형 파이프 4개가 묶여 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파이프 안쪽에는 화약으로 추정되는 가루 형태의 물질이 채워져 있었고, 파이프 3개에 채워져 있던 물질은 연소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즉 누군가 시한식 발화장치를 작동시켰으나 실제로 폭파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마다 한국을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또 자국 언론이 이를 적극 보도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이것은 일본이라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 테러다.”

“조선인들은 또 의거라고 주장하겠지.”

“조선인 멸망하라.”

“9시 뉴스에서는 2번째 소식이었는데 10시 뉴스에서는 4번째로 격하됐다.”

“매체에서는 테러라고 하지 않는데, 이건 조선이 무서워서 그런 거냐?”

“한국인이 테러리스트였다니. 선량한 조선인도 있겠지만 다음 테러를 막기 위해서라도 조선인에 대한 입국과 수사를 강화하라. 일본은 올림픽도 앞두고 있으니까.”

“한국에서는 영웅 취급하겠지? 한국은 테러 지원 국가!”

“한국인의 일본 입국시 다시 비자 발급 받자!”

“국가를 테러한 것이다. 국제 지명수배 내려야.”

“한국인의 무비자 테러네. 심각한 문제다.”

“조선인은 타고난 반일 민족. 온몸에 반일 DNA가 있지. 테러리스트 인종!”

“조선인은 입국 금지. 귀화 금지, 자산 몰수, 추방!”

“한국인은 이제 범죄자로 추정하자.”

“한류 종료 ㅎㅎㅎ”

일부에서는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일을 키웠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JAP! 전범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정치인들이 참배하면서 일을 키운 건 생각 못하지!”

“고작 화장실이고 실패했지. 일본은 과거 남의 나라를 짓밟고도 제대로 된 사과라도 했니?”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중일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티즌들의 상대국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담는 코너입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던 한중일. 21세기 인터넷 시대에도 이들의 애증 어린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