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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연말 인사가 한창인 가운데 임직원들에게 "떠나라"는 통보 방식이나 퇴임할 때의 대응도 천태만상이다.
샐러리맨의 꿈인 임원은 퇴임 통보가 갑자기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사전에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곳도 있다. 회사를 떠나는 임원 중 일부는 부서원들에게 들키지 않게 미리 자신의 짐을 챙겨 옮기는 소심한 유형도 있고, 아예 개인 사물 없이 일하다가 통보가 오면 몸만 빠져 나가는 사람도 있다.
■'전화·차 한잔', 해임고지 천차만별
17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 인사 시즌이 접어들면서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가는 임원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임원들은 해임 통보가 일반 사원들보다 독특한 경우가 많다.
A사 임원은 인사 발표 당일 실무자 1명과 해외출장을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도중 차안에서 유선으로 해임 소식을 접했다. 그는 실무자만 내려둔 채 차를 돌려야만 했다.
B그룹 역시 인사팀에서 인사 발표 직전 당사자에게 전화로 통보한다. 이 때문에 당사자는 출장 중이거나 현장에서 통보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전화로 통보를 받은 경우 대부분 일을 멈추고 짐을 싸고, 일부는 현장 일을 끝까지 마무리한 후에 떠나기도 한다.
반면, C그룹은 인사팀이 아닌 당사자의 최고경영자(CEO)가 '차나 한잔 하자'며 사무실로 호출한다. 이 때문에 인사 시즌에 임원들은 사장 호출이 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혹시 업무로 호출해도 해임통보로 오해해 짐을 싸는 해프닝도 벌어지기도 한다.
■회사 떠나는 방식도 가지각색
해임을 통보받은 임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방식 역시 다양하다.
인사철이 다가오면 일부러 사무실 집기를 하나씩 집으로 옮겨놓으면서 갑자기 맞을 해고의 충격에 대비하는 경우도 있다. 또 별다른 인사 없이 도망치듯 회사를 떠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반평생을 함께한 회사와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계열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가는 경우는 후배들의 신랄한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D사 K씨는 올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영전했는데, 정작 본인보다 조직 구성원들이 환호했다고 한다. K 부회장 업무 스타일이 너무 혹독하고, 깐깐해서 근무했던 부서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여서 이번 인사를 크게 반겼다는 후문이다.
인사가 있던 날, 한 직원은 내부통신망에 "오늘 법카(법인카드) 사용량이 급증할 예정이다. 다들 신나서 회식할 것 같다"는 촌평을 올렸다고 한다.
또 다른 계열사로 옮긴 악명 높은 여성 간부에 대해서는 "보내는 우리야 속이 시원하지만 그쪽(옮겨간 계열사) 사람들이 정말 안 됐다"는 위로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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