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 공중전서 한 대가 100대가 넘는 상대기를 격추해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받는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F-22 랩터 전투기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작전에서 진가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비어니스트(The Avionist)와 밀리터리닷컴 등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들은 군사 소식통의 말을 빌려 지난 10개월 동안 F-22기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IS 공습 임무 등을 위해 모두 204차례 출격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미국이 주도한 연합군의 전체 출격 회수 4만 4천여 건 가운데 F-22가 차지한 것은 0.45%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정밀 폭격과 미군기들을 위한 전자전 임무 등 실제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미국 본토와 작전을 위해 배치된 아랍에미리트(UAE)의 알다르푸르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F-22기는 60개 표적에 대해 270개의 정밀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F-22기가 타격한 표적은 전체 7천900여 개 가운데 0.75%밖에 되지 않지만,'내용물'은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 등으로 대당 가격이 3억 6천만 달러(4천260억 원)로 최고가 전투기인 F-22가 IS 격퇴전 을 위한 출격에서 가장 큰 진가를 발휘한 것은 바로 전자전 분야입니다.

설사 레이더에 걸렸다 하더라도 벌이나 풍뎅이 정도의 크기로밖에 나타나지 않아 상대방을 방심할 수 있게 하는 첨단 기능 등을 갖춘 F-22는 공습에 앞서 대공망 등 표적 부근에 배치된 적의 정보를 수집해 전달함으로써 전체 상황 인식 개선 효과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특히 탑재한 전자주사식(AESA)레이더를 통해 적의 전투 배치 현황 등 작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영상 정보를 수집해 공습에 직접 참가하는 공격기는 물론이고 조기경보기 등과 공유하는 한편, 공습 임무를 띤 유.

무인기 호송 임무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소식통은 F-22가 IS 공습에 나선 연합군 전투기의 '눈과 귀' 역할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효과까지 발휘해 "가장 신뢰할만한 전투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F-22기가 시리아 작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내전을 겪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권이 최첨단 방공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작전에 나선 연합군 전투기가 자칫 격추될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F-22는 시리아 작전에 나선 연합군기의 길잡이와 호송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두 발의 1천 파운드(453.5㎏)짜리 합동정밀직격탄(GBU-32 JDAM)이나 8발의 GBU-39 소형 정밀폭탄 등을 장착한 F-22가 단독으로 정밀타격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F-22 랩터와 F-15E처럼 무기고가 협소한 차세대 전투기 탑재용으로 개발된 소형 정밀폭탄(SDB) GBU-39가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고 긴 사거리(110㎞)와 좁은 오차 범위(13m) 등의 특징 덕분에 IS 표적에 대해 '약방의 감초' 격으로 자주 사용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공군 F-15기 대체용으로 개발해 2005년 처음 배치한 F-22는 알래스카 일대에서 벌어진 모의 공중전에서 한 대가 F-15, F-16 등 대항기 144대를 떨어뜨린 경이로운 격추 실적을 기록해 '현존 최강 전투기'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상대방 레이더의 추적을 회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 때문입니다.

스텔스 기능의 핵심은 '아이언 볼'이라고 불리는 레이더 흡수 물질(RAM)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록히드마틴과 보잉이 제작한 5세대 전투기 F-22기는 최고 속도가 마하 2.5에, 항속거리가 3천219㎞나 됩니다.

실용상승한도도 1만 9천812m입니다.

무장으로는 M61A2 기관포, AIM-9, AIM-9나 AIM-120, AMRAM(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SDB, JDAM 등을 장착합니다.

미국은 애초 750대의 F-22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워낙 비싼 가격 때문에 지금까지 195대만 생산됐습니다.

미국은 2005년 일본 주둔 미군에 F-22기를 실전 배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