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발사음·폭발음, 잘 훈련된 오케스트라 연주 듣는 듯

기동부대 최종목표에 태극기 꽂자 KF-16 전투기 축하 비행

■ 통합화력 격멸훈련 참가전력

　“쾅 콰과광 쾅 쾅! 퍼버벅 퍽 퍽! 드르륵 드르륵 드르르르르륵! ？ 슈슈슉 ？？! 우르르 쾅쾅!”

　28일 오후 3시25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승진훈련장은 천지를 뒤흔드는 폭음과 포연으로 가득했다.

　K2 전차와 K21 보병전투장갑차, 대공화기인 비호와 자주발칸, 130㎜ 다연장 로켓포 구룡, K9 자주포 등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공중에서는 우리 육군의 공격헬기 AH-1S 코브라 헬기도 화력지원을 했다.

　총 15개 부대 123대의 화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화력을 집중해 사격하자 전방 산 중턱 표적들은 화염과 시커먼 버섯구름을 피워올리며 초토화됐다.

　각종 화력장비에서 쏟아내는 다양한 발사음과 표적에 명중하는 폭발음은 마치 잘 훈련된 오케스트라가 내는 강렬한 연주 같았다.

　이 장면은 이날 펼쳐진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의 하이라이트였던 대량동시통합사격으로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적을, 가용한 모든 연합·합동 전력을 쏟아부어 격멸하는 것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시범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장관이 펼쳐지자 관람객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냈다.

　2가지 국면으로 나눠 진행된 이날 훈련은 2시30분 적이 아군 GP와 GOP에 총격과 포격 도발을 한 것을 가정한 1부 ‘평시 적 도발 대응작전’으로 시작됐다.

　우리 GP에 총격을 가한 적 GP를 향해 30㎜ 대공화기 비호와 자주 발칸, K-4 고속 유탄발사기, K-6 기관총, 106㎜ 무반동총 등이 불을 뿜었다.

　잠시 후 적의 포격 도발로 우리 민가가 피해를 입은 상황이 주어지자 이번에는

K9 자주포 90문이 도발원점인 적 포병부대에 동시 사격했고 130㎜ 다연장 로켓포 구룡은 적의 포병부대 지원시설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다.

　훈련장 여건상 직접 사격할 수 없는 국산 신형 다연장 로켓 ‘천무’의 발사장면이 관람석 전방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는 동안 공중에는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 KF-16이 등장했다. 적 지휘시설을 타격하기 위해서였다. KF-16 전투기 편대가 MK-82 12발을 정확히 표적에 떨어뜨리고 지나가자 곧바로 F-15K가 등장해 MK-84 6발을 표적에 내리꽂았다.

　하늘에서 자유낙하하던 2000파운드짜리 폭탄이 표적에 떨어지자 검붉은 화염과 함께 희뿌연 먼지구름이 피어났다. 표적에서 2.5㎞ 떨어진 관람석에 있던 관람객들이 깜짝 놀라며 심장에 압박을 느낄 정도였다.

　이어 270㎞ 밖에서 적의 핵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공대지 정밀유도미사일 SLAM-ER의 발사 장면이 상영되는 것으로 작전은 막을 내렸고 105mm포를 발사해 훈련장 상공에 우리 군의 승리를 상징하는 ‘V’자를 그렸다.

　이어진 2부 ‘전시 연합 및 합동작전’은 적 장사정포의 선제공격으로 훈련장에 열두 개의 불기둥이 솟아오르면서 시작됐다.

　적의 기습 전면 도발에 K-55와 K-9 자주포, 구룡 등 지상 무기들이 불을 뿜으며 적 장사정포를 제압했다.

　하늘에서는 F-15K 전투기가 다시 등장해 MK-84를 투하했고 뒤를 이어 F-4 전투기가 하늘을 가르며 MK-82 폭탄 30발을 동시에 투하하고 사라졌다. 1부 훈련에서 MK-84의 위력에 놀란 관람객들은 이번에는 미리 귀를 막고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적의 전쟁지도부를 타격하는 장면은 영상으로 보여줬다. 일명 팝아이로 불리는 AGM-142 공대지 미사일, GPS유도폭탄인 GBU-38 JDAM, 사거리 1500㎞의 국산 순항미사일 현무의 실제 발사장면이 상영됐다. 이어진 적의 지상부대를 한미연합전력으로 격멸하는 장면에서는 탱크킬러로 불리는 미군의 A-10 공격기와 AH-64 아파치 헬기가 줄지어 등장하며 기관포와 로켓탄으로 적 전차를 궤멸시켰다.

　연합전력으로 적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한 한미연합군이 드디어 반격작전을 개시했다. KF-16과 F-15K가 정밀유도 무기로 적의 지휘시설과 탄도미사일 이동발사대 등을 무력화하고 K-55, K-9 자주포와 105㎜ 야포 등 우리 군 포병부대가 적의 포병부대를 괴멸시키자 붉은색 신호탄이 터지며 기동부대에 공격개시 명령이 떨어졌다.

　선봉은 지상전의 왕자 전차부대였다. 우리 군의 K2 전차 등이 선봉에 섰다. 주한미군의 브래들리 장갑차와 우리 군의 K21 장갑차도 뒤를 이었다. 공중에선 500MD 헬기 5대와 AH-1S 코브라헬기가 지원에 나섰다.

　기동부대의 전진을 방해하는 장애물 개척을 위해 전투장갑도자도 등장했다.

　전투장갑도자가 지뢰지대를 개척하기 위해 미클릭(MICLIC)을 발사하자 긴 선이 포물선을 그리며 100여ｍ를 날아갔다. 잠시 후 MK-84의 3~4배쯤 되는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공기의 파장이 강하게 얼굴을 때렸다. 머리에 쓰고 있던 종이 모자가 날아갈 정도였다. 미클릭의 폭발력에 압도된 관람객들에게 장내 아나운서가 “안전상의 이유로 실재 폭약량의 30%만 사용했다”고 설명하자 관람객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곧이어 지금껏 등장했던 지상·공중 전력이 모두 출동해 모든 화력을 적 진지에 쏟아 붓는 대량동시통합사격이 진행됐고 기동부대가 적의 진지를 향해 돌진하는 동안 수리온 헬기에서는 705특공연대 장병들이 패스트로프로, CN-235 수송기에서는 특전사 장병들이 낙하산 강하로 지상에 투입됐다.

　기동부대가 최종목표를 점령하고 고지에 대형 태극기를 펼치자 공군의 KF-16 전투기가 하늘에 오색구름을 수놓는 비행을 하며 승리를 축하하는 것으로 훈련은 마무리됐다.

　사상 최대 규모로 펼쳐진 이번 훈련에는 육군8사단, 20사단, 수도기계화사단, 5포병여단, 항공작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주한미군 등 총 47개 부대 3000여 명의 병력과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브래들리 장갑차, 아파치 헬기, A-10 공격기 등 한미 양국 군 장비 318대가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