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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해군 사상 최초로 사용한 작렬탄
상세 내용 작성일 : 15-09-02 14:07 조회수 : 807 추천수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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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 9월 15일 단행된 인천상륙작전은 6·25전쟁의 전세를 일거에 전환시킨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크로마이트(Chromite)로 명명된 이 작전이 성공하는 데는 많은 요소가 작용했지만 미군 함대가 퍼부은 함포사격의 위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함포사격의 이미지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을 기억하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그러나 19세기 초반 나폴레옹 전쟁 때만 해도 지상 요새에 대한 함포사격의 전술적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정확도에서도 문제가 있었지만 포탄 자체가 폭발력이 없는 쇳덩어리에 불과했기 때문에 진지 일부나 건물을 부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포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요새를 별 모양으로 개축함으로써 전술적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작렬탄이다. 초기 작렬탄은 포탄에 내장된 도화선 방식의 신관이 발사와 함께 점화돼 얼마 후 폭발하게 함으로써 강력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충격력에 의존했던 기존의 포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파괴력을 과시했던 것이다.


 ▲작렬탄과 페쌍 대포


 작렬탄이 개발된 데는 프랑스 해군의 고민이 숨어 있다. 트라팔가르 해전(1805)에서 패배한 이후 대서양의 해상권은 영국 해군이 장악하고 있었다. 프랑스 입장에서 수적 우위에 있는 영국 해군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기와 전술 개발이 절실했다. 1822년 프랑스 포병대 앙리 펙상 장군은 작렬탄을 발사할 수 있는 대포를 개발함으로써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작렬탄을 발사할 수 있는 펙상 대포(Paixhans gun)가 실전에 처음 투입된 것은 1838년 멕시코와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베라크루즈 전투였다. 이 전투는 멕시코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프랑스가 함대를 파견함으로써 일어났다. 당시 멕시코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군벌세력 간의 분열과 대립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강탈과 살인이 자행됐고 멕시코 거주 프랑스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평화적 해결 노력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1837년 멕시코시티의 한 프랑스 빵집이 술 취한 멕시코 군인들에게 약탈당하자 다음해 프랑스 정부는 함대를 파견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빵을 의미하는 ‘페이스트리’ 전쟁(Pastry War)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이다.


 1838년 11월 멕시코만에 도착한 프랑스 함대는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그리고 60만 페소의 보상금을 요구하며 항구도시 베라크루즈 봉쇄에 들어갔다. 당시 멕시코는 프랑스에 대응할 수 있는 함대를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세적인 방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관건은 베라크루즈 항구 입구에 있는 산 후안 드 울루아 요새였다. 이 요새는 180여 문의 대포가 배치된 오각형의 석축 진지로 베라크루즈로 진입하는 적 함선을 포격하도록 견고하게 구축돼 있었다. 주변이 암초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접근도 용이치 않았다. 멕시코 정부가 프랑스 요구를 거절한 것은 이 요새의 견고함을 믿었기 때문이다.


 ▲주앵빌 왕자의 참전


  프랑스 원정사령관 샤를 보당 제독은 멕시코 정부와의 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11월 27일 오후 2시30분 3대의 호위함과 곡사포로 무장한 2대의 포격선을 동원, 요새에 포격을 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포격 위치로 함선을 옮기기 위해 증기선이 처음으로 이용됐다. 이 함포사격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해전 사상 처음으로 작렬탄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3시30분부터는 주앵빌(1818~1900) 왕자가 지휘하는 초계함 크레올까지 참여함으로써 함포사격은 더욱 격렬해졌다. 그러자 얼마 후 요새의 화약저장고 두 곳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잠시 뒤에는 요새 한가운데 위치한 신호탑이 폭발하면서 불기둥과 함께 거대한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작렬탄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작렬탄 자체도 폭발력을 갖고 있지만, 화약물질 주변에서 터졌기 때문에 요새를 날려버릴 정도로 엄청난 폭발력을 보였던 것이다.


 프랑스 화가 오라스 베르네(1789~1863)의 작품 ‘1838년 멕시코 원정의 일화’는 신호탑이 맹렬히 폭발하면서 검붉은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그림 왼편, 노랑 돛을 길게 늘어뜨리고 선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배가 크레올호다. 배 왼쪽 선미에 황금빛 모자를 쓰고 부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는 이가 주앵빌 왕자로 마치 뱃놀이 나온 사람처럼 여유만만하다. 프랑스 왕실의 당당함과 자신감이 잘 드러나 있다.


 그 오른편으로 이어져 있는 배가 글로와르함이다. 52개의 함포를 보유한 호위함으로, 뒤에 있는 다른 두 척의 전함과 함께 펙상 대포를 발사하며 요새를 폭파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 보당 제독이 탄 기함 네레이드함은 그 뒤에 있어 얼핏 돛대만 보일 뿐이다. 작가는 마치 크레올함 중앙 돛대 위에 올라가 전체를 바라보듯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불타오르는 요새를 배경 삼아 프랑스 함대의 모습을 활기차면서도 위용 있게 표현한 것이다.


 ▲구성상의 선택과 집중


 무엇보다 이 작품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구성상의 선택과 집중이다.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크레올함의 생기 넘치는 모습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오른쪽으로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네레이드함과 연결된다. 화면 왼쪽에 힘차게 아래로 펼쳐진 노란 앞돛은 곡선을 그리며 가운데 주앵빌 왕자 일행을 부드럽게 감싸 안고 있다. 다소 혼란스럽게 이어지는 요소들은 주앵빌 왕자를 중심으로 연결되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멕시코의 산 후안 드 울루아 요새는 다음날(11월 28일) 항복하게 된다. 하루 만에 거둔 프랑스군의 일방적 승리였다. 한 미국 장교의 보고처럼 “함포사격만으로 지상진지를 항복시킨 첫 번째 사례”가 됐다. 그 이후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작렬탄 대포를 개발해 장착하기 시작했다. 포격선을 이동시키는 증기선의 사용도 일반화됐다. 1853년 시노프 해전에서 작렬탄으로 무장한 러시아 해군이 오스만 튀르크 해군을 궤멸시킴으로써 그 위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쇳덩어리 철환은 사라지고 가공할 파괴력의 작렬탄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작렬탄 개발은 영국과의 전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프랑스 해군의 고육지책이었다. 양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력 우위를 가능케 할 새로운 무기 개발에 집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보발 대포나 사스포 소총 개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프랑스는 자신의 전력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의 전통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멕시코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프랑스와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사정거리와 정확도가 턱없이 부족한 구식 대포를 믿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병사들은 훈련이 부족했고 보급도 엉망이었다. 유효사거리 밖에서 퍼부어대는 프랑스의 함포사격에 200여 명의 병사들이 죽어나간 이후에야 항복했다. 포탄 부족으로 싸우려야 싸울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결국 프랑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의 승리는 작렬탄의 도입과 전력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프랑스 왕실의 도움이 컸다. 주앵빌 왕자가 하급 전함인 초계함 지휘관으로 직접 전투에 뛰어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왕실의 헌신적 태도를 인식할 수 있다. 작가가 그를 그림의 중심에 내세운 것도 그런 이유라 생각된다. 통치자의 충만한 결전의지야말로 전력강화의 원천이자 동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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