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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인간의 공격성과 침팬치의 공격성
상세 내용 작성일 : 15-10-12 14:16 조회수 : 270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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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침팬지는 꽤나 잔인한 동물이다. 제인 구달의 연구에 따르면 침팬지는 150여 마리로 구성된 독립된 사회를 이루고 살면서 1마리에서 15마리 정도의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이때 수컷 침팬지 무리가 다른 집단의 낯선 개체를 만나면 여러 반응을 보인다. 그 개체가 발정기의 암컷이면 수컷들은 털을 골라주며 짝짓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그 암컷이 새끼들을 데리고 있으면 수컷 무리는 그 새끼들을 잡아먹는다. 그 개체가 수컷이면 이 무리는 그의 발가락과 성기를 뜯어내고, 사지를 꺾어 버리고, 피를 마시고, 기도를 물어뜯어 그 수컷을 잔인하게 죽인다.

그러면 유전적으로 침팬지와 너무나 흡사한 인간도 같은 종(種)의 다른 인간을 그들처럼 잔인하게 공격하고 죽일까? 진화론자 스티븐 핑커의 역사적 분석은 인간의 공격성이 최근까지도 침팬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핑커에 따르면 수천 년 전 선사시대의 인류가 남긴 유골 중에 폭행의 흔적이 없는 경우는 하나도 없다. 모두가 누군가 등 뒤에서 쏜 화살에 맞아 죽었거나 둔기에 맞아 두개골이 부서졌거나 아니면 동아줄로 목이 졸려 목뼈가 부서졌거나 인위적으로 목이 절단됐다.

고대의 인간도 잔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호메로스가 기록한 고대 그리스 전쟁은 강간과 학살로 얼룩져 있다. 히브리 성경이 묘사하는 세상도 거칠고 야만스럽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심지어 친족을 겁탈하고 노예로 삼거나 죽였으며,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자는 아이와 여성을 가리지 않고 잔혹하게 고문하고 학살했다. ‘솔로몬의 지혜’로 알려진 사건에서도 고대의 공격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한 아이를 두고 두 여인이 다투자 솔로몬은 아이를 죽여 시체의 절반씩을 나눠주겠다고 위협했다. 한 여인이 자신의 주장을 철회한 이유는 솔로몬이 실제 그렇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고대 로마의 전형적인 상징물로 알려진 콜로세움에서는 그 당시 벌거벗은 여성이 말뚝에 묶여 겁탈을 당하거나 동물에게 물려 갈가리 찢겨졌다. 포로와 검투사들은 창과 칼 그리고 손도끼가 상대방의 피부를 찌르고 가르는 감각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그들을 죽였다. 영화 ‘글래디에이터(Gladiator: 리틀리 스콧 감독, 2000년 작)’는 이 원형극장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향연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검투사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전차부대와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심지어 왕도 노예 신분의 검투사와 결투를 벌이다 결국은 죽는다. 이러한 장면에 환호하는 그 시대 로마인들에게 살인은 더없이 흥미진진한 구경거리이면서 오락물이었다.

죄인을 잔인하게 학대하고 처형하는 고대 유럽의 관습은 중세와 근대 초기까지 계속됐다. 특히 로마의 십자가 형벌은 채찍질로 살이 해어져 골격이 보이는 죄수의 팔에 무거운 가로장을 못으로 박아 고정시키고 그것을 말뚝에 걸어놓는 형벌이다. 발에도 못을 박아 고정시킨다. 그 죄수는 질식과 출혈로 죽을 때까지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그 고통을 겪어야 했다. 중세의 기사들은 아름다운 여성을 겁탈하거나 다른 기사의 목을 자르는 것으로 자신의 남성다움과 용맹함을 입증했다. 근대 초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왕들조차도 수백 명을 화형에 처하거나 그들을 거세하고 배를 가르는 등 잔인한 살육을 일삼았다.

이처럼 극으로 치닫던 인간의 잔인함도 국가 형태의 사회가 형성되면서 수그러들었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비국가 사회의 전체 사망자 중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선사시대 15%, 수렵채집사회 14%, 원예농업사회 24.5%였다. 반면, 국가 사회는 이러한 비국가 사회의 3분의1이나 5분의1 수준이었으며 두 차례 세계대전이 일어난 20세기 전반부도 3% 정도에 머물렀다. 이와 비슷하게, 비국가 사회의 전사자 비율은 연간 10만 명당 524명인데 비해, 19세기 여러 전쟁을 겪은 프랑스는 10만 명당 70명, 20세기 두 세계전쟁과 관련된 독일과 일본은 각각 144명과 27명이었다.

스티븐 핑커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문명화에서 찾는다. 중세를 거쳐 근대 초기까지 사람들은 식사·성행위·감정표현 등 여러 행동에 관한 규범을 발달시켰다. 이것은 개인의 충동을 억제하고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즉 폭력을 감소시키는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물물교환을 통한 상업이 발달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협동, 공감과 감사의 감정을 발달시켰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신체적 처벌이나 공격을 야만적이고 잔인한 것으로 여기게 됐다.

한편 군사심리학자 데이브 그로스먼은 본래 인간이 살인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문헌에 따르면 남북전쟁에서 회수한 머스켓 소총의 약 90%는 총알이 그대로 장전된 채로 있었다. 또한 남북전쟁과 나폴레옹전쟁에서 군인들은 의도적으로 살인을 피했다. 머스켓 소총은 1분에 5발까지 쏠 수 있고 그 명중률이 50%를 상회한다. 그래서 200~1000명 규모의 일개 연대는 산술적으로 1분에 수백 명의 적을 맞힐 수 있었지만 실제 숫자는 한두 명에 불과했다. 왜냐하면 살인은 강한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죄책감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로스먼은 물리적 거리가 살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물리적 거리의 한쪽 끝에는 포격과 폭격이 있고 다른 한쪽 끝에는 총검이나 격투기가 있다. 그에 따르면 나폴레옹전쟁에서부터 오늘날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에서 대부분의 살상은 보병이 아니라 포병에 의한 것이다. 총검으로 찔러 죽이거나 목을 졸라 죽이는 근거리에서의 살해는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반면, 멀리 있는 적을 폭격이나 포격하는 것은 정서적 거리가 멀다. 자신의 행위가 가져오는 끔찍한 결과를 체험하지 않아도 되고 고통 속에 있는 희생자의 눈을 직면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이 선천적이든 아니면 문명화에 따른 산물이든 간에, 어쨌든 오늘날의 인간은 직접 사람을 죽이는 것에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칼이나 창과 같은 날 무기를 사용한 살해를 잔인하게 보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몸의 연장(延長)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IS)가 자행하는 참수를 사람들이 잔인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에 비해 인간의 공격성은 매우 낮아졌다. 그러나 문제는 첨단무기의 발달로 눈에 보이지 않는 먼 거리의 적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죽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살인에 무감각해져서 희생자의 감정을 헤아릴 수 없게 되다 보면 우리 인류는 문명화가 가져온 평화의 시대에 종말을 고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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