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유아인 용기에 류승완 감독이 만세를 불렀다.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 흥행 열기가 대단하다. 지난 8월5일 개봉해 11일까지 7일 만에 358만 관객수를 기록했다. 2주차 평일에도 일일 40만 명, 좌석점유율 50%에 가까운 놀라운 기록이다. 이런 ‘베테랑’ 흥행 뒤에는 세상에 없는 나쁜놈으로 불리고 있는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 역을 자청한 유아인의 용기가 있었다. 유아인의 합류는 류승완 감독에겐 천군만마다 다름없었다.

류승완 감독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인터뷰를 통해 유아인에 대한 고마움을 수없이 드러냈다. 너무나도 악독한 역이기 때문에 젊은 배우들이라면 이미지를 생각해 거절할 법도 한 조태오 역. 그걸 유아인이 해내다니.

이에 류승완 감독은 “그게 유아인의 용기이자 독보적인 지점인 것 같다”며 “사실 조태오 캐스팅에 제약이 많았다. 광고는 물론이고 한류까지 청춘스타라 불리는 젊은 배우들은 대부분 한류스타에 CF스타다. 때문에 사실 거절을 많이 당했다”고 털어놨다.

“조태오 캐스팅을 두고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구나 싶던 찰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유아인을 만났다. 유아인을 보면서도 솔직히 조태오 역을 제안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음 작품은 어떤 건지 물었고 유아인이 자신의 소년적인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냉큼 ‘베테랑’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런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관심을 보였다. 유아인에게 잘 보이려 유능한 감독 콘셉트로 말도 또박또박 하면서 조태오 캐릭터를 설명했다.(웃음) 그랬더니 시나리오를 매니저를 통하지 말고 자기 이메일로 직접 보내달라고 하더라. 이후 시나리오를 보고 재밌다면서 관심 있다고 하더라.”

‘베테랑’ 조태오는 유아인이 찾던 그런 역할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유아인이 시나리오를 보더니 조태오가 악당인데 사연이 너무 구구절절하다면서 그냥 나쁜 놈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네가 거절할 까봐 사연을 붙인 거다. 나도 그냥 나쁜 놈이 필요했는데 딱이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아인이 ‘베테랑’에 출연한다고 하는 순간 스태프들과 직원들에게 고기 먹으러 가자고 소리쳤다. 가서 사이다도 막 먹으라고 말이다.(웃음) 유아인 덕에 아주 난리가 났다. 그런데 그 순간 막상 그런 생각이 들더라. 유아인이 악역을 맡은 걸 한 번도 못 봤는데, 게다가 작품에선 매번 떡진 머리로 뒷골목에 있는 모습만 봤는데 내가 뭘 보고 유아인에게 함께 하자고 했나 싶었다. 물론 유아인을 몇 번 사석에서 보면서 정말 귀티가 나긴 했었다. 귀해 보이는 얼굴이다. 마치 내 어릴 때 모습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말 하면 팬들에게 혼나려나.(웃음)”

유아인이 조태오를 연기하기로 하면서 류승완 감독은 그에게서 조태오를 찾기 시작했다. 류 감독은 “조태오에게 유아인을 맞추는 건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유아인 안에서 조태오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유아인과 몇 번 이야기를 해보니 독특한 화법과 행동이 있더라. 거기서부터 단서가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내가 영화를 만들 때마다 악당에 대한 평가는 늘 괜찮은 편이었다. ‘피도 눈물도 없이’ 정재영, ‘짝패’ 이범수, ‘부당거래’ 류승범 등 영화에서 악당만큼은 자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그런데 유아인은 전작들의 악당과는 조금 달랐다. 얼굴도 약간 뽀얗게 생기지 않았나. 그렇게 잘생긴 애를 데려다 놓으니 여자 스태프들이 일은 안 하고 유아인만 보더라. 그걸 보는 남자 스태프들은 짜증을 내고 말이다. 하하. 유해진 선배는 모니터를 하면서 매번 유아인에게 ‘아인이 넌 참 좋겠다. 어딜 찍어도 그림이 되니 말이다’고 했을 정도다. 잘생긴 외모 덕택에 유아인은 영화는 물론이고 촬영장에서도 남자들에겐 여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악당으로 통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베테랑’은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쫓는 베테랑 광역수사대와 형사 서도철(황정민)의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영화다. 황정민은 자신의 신념과 원칙 하나로 수사를 밀어붙이는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 역을 맡아 거칠고 투박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며 유아인이 인정사정없이 서늘한 재벌 3세 조태오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오달수 유해진 김시후 등이 출연한다.(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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