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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미국의 총기난사와 한국의 자살비율의 증가!!!!
상세 내용 작성일 : 15-10-12 16:59 조회수 : 725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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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살인은 심리적으로 유사한 측면이 많다.
'참으면 윤일병 못참으면 임병장'
만약 한국에서도 총기 소유가 허용된다면?

지난 주말, 부산에서 실내사격장의 총기탈취 사건이 벌어졌다. 다행히 4시간 만에 범인이 붙잡혀서 2차 범행은 없었지만, 우리 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은 권총 단 한 자루 때문에 온통 난리가 났다. 기본적으로 총이라는 것 자체가 인명살상용으로 특화된 물건이고, 실제로 그 어떤 흉기보다도 '성공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이를 테면 총기류를 이용한 자살 시도의 성공률은 85%인 반면, 다른 수단을 통한 자살 성공률은 2% 정도라고 한다).

총기와 관련된 사건사고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나라인 미국에서는, 이번 달 1일에도 오리건주의 한 대학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범행 직후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20대 중반의 범인은 방탄복을 착용한 채 권총과 소총에다 장시간 총격전을 벌일 수 있을 만큼의 많은 탄약을 소지한 상태였다. 미국 경찰은 총격 현장에 있던 총기 6정을 포함해 범인 소유의 총기 14정을 회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15번이나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연설을 했는데, 오리건주 사건 직후에는 심지어 "(총기 참사가) 일상이 되어버렸다"고 한탄하기까지 했다. 사실, 미국에서는 이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면 언제 어디서 일어난 일인지를 명확하게 말해야만 서로 오해를 막을 수 있을 만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빈번하게 총기 참사가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1982~2014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총기난사 사건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는 문제라는 데에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한국 - 10~3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2013년 한 해 동안 미국의 총기사고 사망자는 3만 3천 6백여 명이었다. 2001년 9.11 참사 이후 테러로 희생된 미국인이 약 3천 4백 명이니까, 지난 십몇 년 동안 테러로 희생된 미국인보다 단 1년 동안 총기사건으로 숨진 미국인의 수가 10배나 더 많다. 산수만 해봐도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듯이, 적어도 미국에서는 테러로 죽을 확률보다 일상생활 중 총 맞아 죽을 확률이 100배 이상 높은 셈이다. 한마디로, 미국인들의 삶에 가장 큰 위협은 테러가 아니고 총기인 것이다.

한편 지난 4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에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자살 사망자 수는 7만 2천여 명이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이라크 전쟁 사망자 수는 약 3만 9천 명이고,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넘게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 사망자 수는 1만 5천여 명이다. 결국, 이라크 전쟁 사망자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한국의 자살자가 훨씬 더 많은 것이다. 단순하게 말해서, 한국에서는 전쟁보다도 무서운 게 자살이다.

다들 알다시피, 한국은 10년 넘게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았다. 그것도 약간 높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으로서 OECD 평균의 2.5배에 달하고, 매일같이 4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국에서 자살한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사실은, 대한민국의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바로 자살이라는 점이다. 최근 수 년간 계속 1위에서 변화가 없었고(작년에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1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운수사고'였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을 듯싶다.

미국의 인구는 약 3억 2천만 명이고, 한국은 5천만 명이 채 안 된다. 미국에서는 총기사고로 매일 90명이 죽고, 한국에서는 자살로 매일 40명이 목숨을 잃는다. 내전이나 치안부재 후진국을 제외하고 소위 말하는 선진국들 중에서 그 어떤 나라도 미국만큼 총기사고 사망자가 많지 않으며(두 번째 많은 국가보다 미국의 인구 100만 명당 총기사고 사망자 수가 거의 4배에 육박한다), 전 세계 그 어떤 나라도 한국처럼 치명적으로 최저 출산율과 최고 자살률을 동시에 기록하진 않는다.

한국은 지난 20년간 자살률이 3배나 높아졌고, 지금도 역사상 최악의 '자살공화국'이다. 그래서 올해까지만 해도 지속적으로 자살예방사업 예산을 늘려왔다. 예전부터 계속 예산을 증액해 오다가 사실상 내년에 처음으로 감액하는 셈이다. 상식적으로, 전혀 나아진 게 없는 상황인데 항상 늘려왔던 예산을 갑자기 줄이는 이유를 납득하기는 어렵다. 뭐가 잘못됐는지 알면서도, 미국이 총기 규제 정책을 펼치지 못하는 거나 한국이 자살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는 건, 결국 비슷한 것 아닐까?

아시아에서 총기 보유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과거에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이고(150만 명이 총기소유 허가증을 가지고 있다), 총기 범죄율도 세계에서 손꼽힌다. 당연히 미국이 총기문화를 필리핀에 이식한 것인데, 미국에서는 총기 참사가 벌어지면 이런 소유문화 자체의 문제보다는 개인의 불안정한 정신상태에서 원인을 찾는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친미문화가 만연한 한국도 자살사건이 발생하면 사회적인 측면보다는 개인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미국은 총기난사가 일상이 되었고, 한국은 자살이 그렇게 됐다. 만약 미국이 망한다면, 그 이유는 테러나 전쟁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미국내 총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재까지는 한국에서 자살이 사망원인 네 번째인데(2000년에만 해도 여덟 번째였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언젠가는 자살이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미국에서 교통사고와 총기사고 사망자 수가 역전된 것처럼 말이다. 안 그래도 초저성장 장기불황은 일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미국을 쫓아갈 필요가 있을까? 도대체 지금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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