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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지금 섹스해도 돼나요
상세 내용 작성일 : 15-08-24 16:02 조회수 : 440 추천수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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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섹스해도 되나요?"

머리를 맞대고 둘러앉은 남학생 4명이 도발적 질문이 적힌 성교육 자료를 받자마자 뜨악하며 쓰러진다. '섹스'라는 단어를 또박또박 발음하기도 버거운 아이들은 괜한 민망함에 서로의 등짝을 때리며 낄낄 거린다. 다시 머리를 맞대고 수군거리더니 그중 한 명이 질문 아래 조그맣게 '네'라고 썼다. 그러고는 또 한 번 자지러진다.

지난 21일 서울 지역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 40명이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아래 아하센터)를 찾았다. 서울 시립으로 운영 중인 아하센터는 청소년 성교육·성상담 전문기관이다. 이날 학생들은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섹슈얼리티 지도그리기'에 참여했다.

학교에선 못하는 질문... "성경험 있는 여자가 왜 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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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센터의 특징은 '모범답안'을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는 점이다. 이곳은 학생들이 정말로 궁금해 하는 질문을 토대로 수업을 진행하며, 이들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조력한다. 사진은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익명으로 남긴 질문들.
ⓒ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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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와 첫 대면에서 시큰둥했던 아이들의 표정이 확 달라진 건 모둠 활동 노트를 받으면서 부터다.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게 원칙인 이 수업은 또래들이 궁금해 하는 대표적 질문 5개를 던져주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다. '키스 같은 거 할 때 드라마에선 걍(그냥) 하는데, 현실에서는 허락 맡고 해야 되나요?', '남자들은 경험 있는 여자를 싫어 한다는데, 왜 싫어 하죠?', '저는 여자인데, 여자도 좋고 남자도 좋아요, 동성애는 왜 생기는 거죠?' 등이다.

이 질문들은 이곳을 다녀간 또래들이 남긴 질문 중 공통적으로 많이 나오는 이야기들을 선별한 것이다. 아하센터는 수업 중 학생들에게 백지와 볼펜을 나눠주고 '어떤 질문이든 적어도 좋다'고 안내한다. 물론 익명이다. 아이들은 이 때야 비로소 정말로 궁금했던 이야기를 손바닥만한 메모지에 털어 놓는다. 청소년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금욕만 강조하는 기존 성교육에선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들이다.

이어 아이들의 '은밀한 이야기'는 고스란히 수업 재료가 된다. 강사는 '성 경험이 많은 여성은 성기 색깔이 까맣게 변한다', 'O자 다리가 된다' 등 세상에 떠도는 편견과 잘못된 지식을 이야기하면서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흔들어 보기'를 시도한다. '모범답안'을 알려주는 대신 위와 같은 잘못된 지식들이 정말 맞는지 하나하나 곱씹도록 하는 것이다. 그 주제는 생물학적 성을 넘어 '연인 관계', '성평등 감수성', '소수자의 권리' 등으로 무한히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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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립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의 성교육 현장. 이곳은 성을 '금기'로 여겨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올바른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손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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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도 돼. 소위 처녀막이라는 게 여자 몸 어디에 있지?"

'질'이라는 단어를 내뱉기 쑥스러워 '거기', '아래'라는 말로 얼버무리는 아이들에게 성교육 전문 강사 조성희씨가 말했다. 이곳의 성교육은 성을 터부시 하는 관념을 깨고 많은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 또 성에 대해 말하는 걸 금기로 여기는 문화에서는 연인 사이에 정확한 성적 의사표현이 어렵다. 대신 모호한 표현으로 상대방의 의사를 '추측'하고 성 행동에 나서는데, 이는 데이트 성폭력의 발생 원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미디어 등 곳곳에서 성차별적 인식이 확대되어 성평등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에는 '삼일한'(여자는 삼일에 한번 때려야 한다)와 같은 성차별적 용어는 물론 데이트 폭력을 정당화 하는 웹툰이 등장하기도 했고, 이는 청소년에게도 여과없이 전달된다. TV에서도 '여성 혐오'를 부추기는 개그 프로그램과 랩 가사가 그대로 노출돼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반대로 엉뚱한 '성교육안' 내놓은 교육부... "보건 교과보다 시대착오적"

하지만 올해 3월 교육부가 내놓은 '2015 국가 수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이런 요구와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성적 고정관념과 성차별적 인식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교육부 안은 '남성의 성에 대한 욕망은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충동적으로 급격하게 나타난다'라며 남성의 성적 욕망을 정당화하고, 이에 대한 여성의 적절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반복적으로 서술해 마치 성폭력에 대한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편견을 심어줄 우려가 있었다.

동시에 청소년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고 이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성적 행동을 부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비현실적으로 금욕을 강조하기도 했다. 나아가 가족 형태를 이성 간의 혼인과 그들 사이의 임신·출산으로 한정하면서 우리 사회에 실존하는 한부모·동거·입양·비혼·성소수자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배제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감수성이 아닌 위와 같은 가족만이 정상적이라는 차별적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때문에 지난 6일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위와 같은 문제점과 함께 이번 교육부의 표준안이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를 야기할 수 있다며 교육부에 '교육부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 아하센터와 서울교육단체협의회 등 10개 단체도 '2015년 교육부 국가 수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 철회를 위한 연대회의'를 꾸리고 교육안 철회를 요구 중이다.

이날 아하센터에서 만난 박현이 아하센터 기획부장도 이런 점을 크게 우려했다. 그는 "이번 교육부 표준안은 10대의 성문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청소년의 성을 위험한 것으로 치부하고 금욕만 강조했다"면서 "이를 금기시하고 제한된 정보를 줄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서 이들이 성행동을 경험할 때 주체적으로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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