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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돈놀이 역사
상세 내용 작성일 : 15-08-10 17:37 조회수 : 422 추천수 : 0

본문

최근 도시바에서 회계 조작사건이 일어났다. 무려 1.2조원규모의 이익이 7년의 걸쳐 부풀려졌다고한다. 명목상의 이유는 핵발전소사업에 투자했다가, 원전사고로 인해 원자로가동이 중단되는등 실적이 악화되자, 이걸 은폐하고자 약간의 손해를 이익으로 바꾸기 시작하면서였다고 하는데, 이를 조사한 내부 조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거의 전 사업부분에서 관행적으로 수익을 부풀려서 보고했다고 한다.

근데 이게 도시바만의 문제는 아니다. 불과 4년전 광학기업인 올림푸스사에서 1.5조원가량의 회계 조작이 발생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대형 회계조작사건이라는 공통점 말고도, 내용적으로 찬찬히 뜯어봤을 때도 일련의 유사점이있다. 핵발전소사업에 투자한 도시바처럼, 올림푸스역시 메디컬분야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고, 이를 메꾸기위해 오랜기간 수익을 부풀려왔다는 점이다.

이런 회계조작 스캔들, 어제 오늘일도 아니고, 일본만에 문제도 아니다. 그래서 오늘 좀 디벼볼라 한다.

먼저 회계 조작이란게 뭐냐. 코스닥이건 코스피건, 대부분의 상장 회사는 회사의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재무재표를 공시하게되어있다. 공시라는건 말그대로 대중에게 공개한단 뜻으로, 전자공시스템이나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재무재표를 쉽게 찾을수있다. 이렇게 공개된 재무재표를 가지고 증권사 애널들이 분석을하고, 투자자들이 해당 회사에 투자를 할지말지를 정하게된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이 숫자들에 대해서 민감할수밖에없다. 막연히 대표이사가 나서서 사업이 잘되고있다고 주장하는것보다, 재무제표상에 수익이 얼마나 늘었는지가 각종 경제지에 실리고, 주가에 바로 반영됨으로 좀더 큰 영향을 미치게된다. 이러한 숫자들은 직접적으로 본인들의 성과급에 연동될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경영진이 보유하고있는 주식이나, 스탁옵션 (현 주가와 상관없이 특정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이다)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다보니, 성적표를 위조하고픈 욕구가 졸라 커진다. 도시바처럼 약간 손실일 때, 매출이나 수익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수익으로 바꾸고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커진다. 눈 딱감고 약간의 창의성을 발휘해주면, 장부 고치는 것 쯤이야 그다지 어렵지않다.

물론, 재무제표는 공시가되기전에 회계법인에게 감사를 받아야한다. 금융당국이나 주주도 호구가 아니니, 보통 이사회에서 경영진이 제시한 재무제표가 제대로 됬는지를 회계법인한테 확인을 받아올것을 강제한다. 미국 같은 경우엔 이사회내에 (참고로 이사는 주주들이 뽑는다) 감사위원회를 두어서, 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내부 재무정보를 관리하게된다.

이 회계법인이 주는 의견에는 총 네가지가 있는데, 제일 좋은게 적정, 즉 Unqualified이다. 근데 2015년기준으로 무려 99%의 상장사의 재무제표가 적정의견을 받았다 (http://www.msn.com/ko-kr/money/markets/%EC%9E%91%EB%85%84-%EA%B8%B0%EC%97%85-%EA%B0%90%EC%82%AC%EC%9D%98%EA%B2%AC-%EC%A0%81%EC%A0%95-99percent%C2%B7%EC%9D%98%EA%B2%AC%EA%B1%B0%EC%A0%88-06percent/ar-AAde8bp). 절대다수의 기업이 적정의견을 받았단건, 우리나라 기업들 재무제표가 졸라 정확하던지, 회계 감사가 완전 야매던지 둘중에 하나란 소리다. 어느쪽이던간에, 회계 감사라는건 필요없을 듯 싶다.

회계 감사인이 아마 이말을 들으면 억울해서 복장이 터지리라. 사실, 감사인이 의견을 표명하는 재무제표는 사실 거의 대부분이 감사인의 의견이 반영된 재무제표이다. 감사인이 발견한 재무제표상의 오류 (misstatement)는 경연진에게 전달되고, 단순 오류일경우 대부분의 경영진이 지적사항들을 반영한 재무제표를 보내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크게 세가지 문제가 야기될수있다고 본다. 하나는, 지나치게 많은 수정이 되는 경우이다. 제대로된 기업일수록 회계 부서에서 괜찮은 재무제표를 작성을하고, 감사인은 오류만 바로 잡으면 되지만, 규모가 작거나 회계팀에 문제가 있는경우 아예 재무제표를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인이 재작성해야되다시피 하는일이 종종 발생한다. 감사인이 자기가 작성한 재무제표에 대해서 자기가 의견을 표명한다면, 당연히 적정 의견을 부여할것이다.

또하나는, 재무제표 항목이 적정한지 감사인이 판단하기가 어려운경우다. 예를 들어 기업장부에 구조화 증권이나 옵션 같은 파생상품이있을경우, 일반 회계사가 자산의 공정가격을 평가하는건 어렵다. 규모가있는 빅펌의 경우, 내부에 자산가치평가 전문가가 따로있어서 위탁을 하기도하는데, 이사람들한테 맡기면 감사비용이 늘어나는데다가, 감사시즌엔 이사람들도 졸라 바쁘기 때문에 찾기도 어렵다. 이렇게 복잡한 거래일수록 회계사가 파악하는데도 한계가있다.

마지막 세번째는, 회계 감사의 근본적인 한계점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자유수임제를 실시하고있는데, 기업들이 감사인을 직접 선택하는 구조이다. 명목적으로는 이사회에서 선임결정을 내리지만, 우리나라같이 소유와 경영이 덜 불리된 지배구조에서는 경영진이 회계사에 비해 절대 갑이다. 감사인이 너무 빡빡하게 감사를 했다간, 바로 짤릴수 있다는 말이다.

서론에 언급했던 도시바와 올림푸스 사태에 또다른 공통점은, 오랫동안 4대 회계법인중 하나인 K사가 감사를 하다가, 회계부정이 적발되기 직전에 또다른 4대 회계법인중 하나인 E사로 감사인이 변경됬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E사가 두번이나 연속해서 K사로부터 폭탄을 떠앉게 된건 우연이겠으나, 회계 감사인이 부정적발을 전후해서 교체된점은 결코 우연이 아닐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K사가 이상한 낌세를 채고 경영진에 회계 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것이고, 경영진은 감사인 교체를 결정했으리라.

이게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역시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있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있지않아 회계감사인과의 갑을관계가 더 고착화될것이다. 이런 현실을 잘 드러내는게 감사료다.

한국 회계 감사료는 주변국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다. 조세일보에서 보도내용을 보자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4/09/20140930234648.html)

"권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약 228조원. 미국 GE의 1.6배에 달한다. 반면 감사보수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37억원에 그쳐 매출액 대비 표준화 후 비교해도 GE의 2~3%에 불과하다. GE가 삼성전자에 비해 약 23배의 감사보수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상장기업 평균 감사시간은 한국의 1~3배이다. 2012년 기준 감사보수는 상장기업 한 곳당 일본 4억6000만원, 한국 1억1000만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

사실, GE는 제조업 기업이긴 하지만, 왠만한 은행을 능가하는 규모의 금융 자회사들을 가지고있다 (최근 GE 캐피탈을 처분한다는 발표가있기는 했다). 증권화 채권을 비롯, 온갖 복잡한 거래를 하기 때문에 단순히 23배라는 수치를 비교하는데는 무리가 있기는 하다 (위에서 살짝 적은 바 있지만, 복잡한 금융자산을 평가하는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감사비가 매우 높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회계 감사료가 비정상적으로 낮다는데는 쉽게 공감할수있다. 회계 감사의 예산이라고 할수있는 감사료가 낮다는말은, 훨씬 덜 숙련되고, 적은수의 회계사가 짧은시간동안 때려박아서 회계 감사를 한다는 말이다. 감사기간동안 수많은 회계사들이 쉼없이 야근을 해대지만, 이렇게 비현실적인 감사료속에서는 회계 감사의 질에 큰 문제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회계 감사료가 오를 필요가있다.

그와 동시에, 부실 회계감사에대한 처벌을 늘릴 필요가있다. 미국 회계 감사료가 저렇게 상승한데는, 사실 엔론 사태가 큰 영향을 끼쳤다. 매출기준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기업이었던 에너지회사인 엔론은, 2001년도에, 무려 40조원짜리 회계 조작 스캔들에 휘말렸다.

워낙 다양한 회계 수법을 썼지만 그중 한가지를 간략하게 다루면,

페이퍼 컴퍼니를 해외의 설립한다.

이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대출을 받는다.

대출금으로, 엔론의 부실 자산들을 비싼값에 매입한다.

은행이 호구도아니고, 자본도 자산도없는 페이퍼에 많은 대출을 해준 것은, 대출과정에서 당시 엔론 CFO였던 Fastow가 이 회사에 대한 지급보증을 해줬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엔론을 믿고 대출을 해준거였지만, 장부상으로는 이 채무관계가 드러나질 않으니, Fastow는 이점을 악용하여 엔론의 자산 가격을 오랫동안 떠받쳤다.

이 부정을 눈감아줬던 담당 회계법인이Arthur Anderson이었다. 지금은4대 회계법인이라고 부르지만, 당시까지는 5대 회계법인중에 하나였던 기업이다. 이 스캔들이 터지고난 직후 엔론은 파산해버렸고, Arthur Anderson은 인실좆을 시전당하는데 먼저 주주들에게 집단 소송을 당했고, 곧이어 회계 감사 라이선스를 자발적으로 포기했으며,

결국 공중 분해당했다. 살아남은 기업들에게도 보다 엄격한 윤리규정이 적용하는 SOX법이 제정되었고, 상장 법인들의 회계감사를 감리하는 PCAOB라는 단체까지 생겼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회계법인들은 훨씬더 빡세게 회계 감사를 할 수밖에없었고, 자연스레 감사료와 감사의 질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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