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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을 비롯한 세 학생은 이날 한 시간여 교문 앞에서 등굣길 학생들에게 이같은 내용을 알렸다.
“급식은 우리들의 건강하고 직결되는 문제잖아요. 그러니 (급식 운영상의) 의혹이 생긴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김군이 5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말했다. 충암중을 졸업한 김군은 6년째 충암학원에서 급식을 먹고 있다. “중학교에 처음 들어왔을 때 초등학교 때 먹던 급식하곤 많이 달라서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문제가 있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죠.”
세 학생은 교내에서 법·사회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감사 결과를 접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친구들에게도 알리자’고 마음을 모았다. “일이 터지고 나서 학교에선 학생·부모님들에게 문자를 발송해서 감사 결과를 부인했습니다. 학교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언론에서 공개하는 정보들도 학생들이 공평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군이 말했다. 이군은 “그동안 학생 대부분이 급식 양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위생 문제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1학년 땐 우리 학교를 비판하는 언론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매해 나오다보니 문제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괜히 나선다’는 친구들의 시선이나 선생님들의 꾸지람이 염려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보단 우리들의 알 권리가 중요하단 생각이 앞섰어요.” 유군이 말했다. 함께 서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다행히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눈빛으로 세 학생에게 힘을 실어줬다. 버려진 유인물은 거의 없었다. 이군이 덧붙였다. “선생님들의 표정에서 미안함이 읽혔어요. 선생님들도 해결 못하는 문제에 저희가 나서니까 안쓰러워 한달까요.”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입시를 앞둔 시기에 학생들이 직접 나서는 것을 보고 교사로서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교사, 재학생만이 아니라 동문회, 지역사회도 나서서 충암학원의 투명한 학사운영을 촉구하고 있다. 충암고등학교총동문회는 6일 성명을 내어 “충암 중·고등학교 동문회와 학부모로 구성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해 학교 운영상 나타난 문제들을 철저히 점검하겠다. 충암학원은 정확한 입증 자료를 공개하고 대책위원회의 진상조사 활동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이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도 이날 충암고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은 현 재단 이사를 전원 퇴출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해 학교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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