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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국정교과서를 반대해야하는 이유
상세 내용 작성일 : 15-10-13 14:32 조회수 : 184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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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헌주 인덕대학교 강사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추진 의지가 대단하다. '좌파 역사학자'들이 쓴 검인정 교과서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읽힐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가 엿보인다. 역사학 연구자들과 역사교사, 시민단체, 야당은 정부의 정책에 결사적으로 맞서고 있다.

국정교과서의 문제점과 폐해에 대해서는 굳이 재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국정교과서가 왜 문제인지 새삼 논하는 것은 87년 이후 제도적 민주화를 확립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2015년의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비극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 정권의 국정교과서 추진 정책을 비판하고 반대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이의가 없다.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는 정부여당의 논리는 간단하다. 이승만, 박정희로 대표되는 건국 · 산업화세력의 역사적 복권과 전통적 반북 논리가 그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10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현 검정교과서가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분단의 책임을 돌리고 산업화의 성공을 자본가의 착취로 가르치고 있으며, 3대 세습 국가인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기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의 이 발언이 정부와 여당, 뉴라이트 등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역사관을 함축하고 있다고 해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논리에 대해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친일 · 독재 미화'라는 구호에서도 보이듯 한국 보수세력의 아킬레스건인 친일과 독재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한 구호는 역사학계와 교육계, 시민사회, 야당 등이 모두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교과서를 비판하는 논리는 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국정교과서의 국가주의에 대항하는 논리가 '친일독재교과서 미화'라는 단어로 대체되는 것은 이제껏 한국사회가 쌓아올린 논의의 수준을 정체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도 든다. 개개인의 역사인식을 단순화시키고 체제 순응적 인간을 만들며, 다양한 사고체계를 무화시키는 것이 바로 '국정교과서'이기 때문에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정교과서를 비판하는 논리가 다시 하나로 수렴되는 것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다. 친일과 독재에 대한 비판은 더 논할 필요도 없이 정당하다. 그렇지만 적어도 '국정'의 논리를 비판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단일화 된 구호는 문제가 있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가 다양성이라면, 반민주적 국정교과서에 대항하는 논리 역시 다양해질 필요가 있으며 더 많은 반대 구호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한민족 서사'로 구성된 현행 한국사 교과서가 품어내야 할 소외된 주체들이 있다. 바로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이다. 이미 몇 년 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외국인 정책 이행보고서를 심사하면서 '순수 혈통'이라는 개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한국의 현실을 볼 때 이미 한국은 단일민족이 아니므로, 현재 한국사회의 다민족적 성격을 인정하고, 단일민족이라는 한국의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교육, 문화, 정보 분야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또 한국 보고서 담당 특별보고관인 안와르 케말 위원 등은 "순수 혈통 개념은 다른 사람이 불순한 혈통을 가졌다는 뜻을 내포한다"며 "인종 우월성 관념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요컨대 대한민국은 이미 다민족 ‧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며, 순수 혈통 개념의 폐쇄성 역시 지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다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문화 관련 내용이 초·중학교 교과서에 반영되고 TV 홍보 프로그램도 제작되는 등 사회적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역사교육에서는 아직 다문화에 대한 배려는 없는 듯하다.

여성의 문제는 어떤가.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성평등 지수에서 한국은 2014년 기준 117위를 기록했다.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여성주의 관련 논쟁이나 여혐 현상을 보면, 한국사회의 양성평등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역사학계에서도 여성사는 여전히 주변부의 자리에 머물러 있고,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여성이 주체로 등장하는 서술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얘기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위안부 할머니들 역시 순결한 민족의 딸로서 호명되었을 때만 그 주체성을 확보한다. 그리고 그들이 해방 이후 위안부 경력으로 인해 버려졌던 삶에 대해선 조명하지 않는다.

환경의 문제도 중요하다. 사실 특정 문화권의 인간들이 각자가 처해있는 지리 ‧ 기후적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사실이다. 그리고 근대 이후 산업화의 결과로 자연환경의 파괴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각국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전 지구인의 문제이다. 이런 현실적 상황을 감안하여 전 세계적으로 녹색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역사학 분야에서도 환경사(Environmental History)가 대두되고 있는 추세다. 이 환경사의 등장은 역사서술의 범위를 인간세계로부터 자연세계로까지 확장하고, 민족과 국가를 기준으로 한 역사학의 서술체계를 전지구적 차원으로 넓히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역시 한국사 교과서에서 이 문제는 한 귀퉁이에도 자리 잡고 있지 않다.

이렇듯 민족해방과 제도로서의 민주주의 정착이라는 큰 틀에 포섭되지 않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한국사 교과서는 침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정화 반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여성의 입장에서, 소수자의 입장에서,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입장에서 국정교과서를 반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국정을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고민할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주의의 스캔들'에 대해 논했던 다니엘 벤사이드의 통찰은 이 시점에서 재음미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는 살아남으려면 항상 더 멀리 가고, 그것의 제도화된 형태들을 영구하게 위반하며, 보편적인 것의 지평을 뒤흔들고, 평등을 자유의 시험대 위에 놓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그것이 끝까지 스캔들을 일으키는 한에서만 민주주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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