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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780억 천안야구장] ① 야구가 농락당했다
상세 내용 작성일 : 15-08-18 10:01 조회수 : 446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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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민규] 충청남도 천안은 야구와 인연이 오래된 도시다. 야구 명문 천안북일고가 이 도시에 있다. 이제 하나 더 생겼다. 2013년 11월 26일 개장한 천안야구장이다.

김진욱, 이상군, 한용덕, 김태균 등 쟁쟁한 야구의 별을 배출한 북일고와는 달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총예산 780억원의 야구장은 예산 낭비와 비리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아예 이 야구장을 '전국야구장백서'에도 넣지 않았다. 천안 시민도, 야구도 반기지 않는 흉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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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억원이라는 예산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황량한 천안야구장의 전경.

8월 12일 문제의 야구장을 찾았다. LG 2군 감독을 지낸 야구인 박용진 (주)타이가 고문이 동행했다. 타이가는 막구조 전문 건설사로 상암월드컵경기장 지붕과 울산, 제주 구장 외야 펜스를 시공했다. 박 고문은 야구와 야구장에 대해선 전문가다.

하지만 전문가의 눈이 과연 필요했을까. 천안야구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흠칫 놀란 뒤 한숨을 쉬며 물었다. "예산이 얼마였다구요?" 동행한 주원일 천안시의원이 답했다. "780억원입니다". 천안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 의원은 지난해부터 천안야구장 문제를 집중제기했던 지역 정치인이다. 관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는 있다. 주 의원은 "현재 집행된 금액은 620억원"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160억원은 계획으로 잡혀 있다. 천안시청 체육교육과의 김석환 주무관은 "아직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토지도 있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은 547억원"이라고 더 적은 액수를 불렀다.

금액이야 어떻든 천안야구장은 그 값어치가 없다. 눈보다는 발이 먼저 알려줬다. 여름 햇살이 쨍쨍했음에도 신발 아래로 물컹한 느낌이 전해졌다. 나흘 전인 8일 천안시에는 비가 내렸다. 그 물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 박 고문은 "제대로 된 야구장이라면 배수관을 매설하고 그물, 자갈, 모래, 점토 등을 순차적으로 깔아야 합니다. 그래야 배수가 됩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주 의원이 "이 야구장엔 배수 시설이 아예 없습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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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야구장 마운드 돌.


정규규격 4면, 리틀규격 1면을 갖춘 4만1000평 넓이 야구장을 관리하는 이는 두 명이다. 천안시 시설관리공단 직원인 전 모씨와 공익요원 한 명이 전부다. 전씨는 "비가 많이 내리면 다음 이틀은 야구를 할 수 없다. 햇살이 아주 강하다면 하루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천안야구장은 사회인야구를 위한 구장이다. 사회인야구는 주로 주말에 경기가 열린다. 그러니까, 금요일 비가 온다면 그 주에 780억원짜리 야구장은 무용지물이 된다.
주말에만 일하는 직업이라면 이른바 '땡보직'이 아닐까. 관리인 두 명의 사무실은 컨테이너 박스다. 주 의원은 "지난해 여름 야구장에 와보니 직원들이 사무실에 들어가질 못했습니다. 780억원 야구장 사무실에 에어컨이 없었거든요"하고 실소했다.

박 고문은 투수 마운드의 흙을 만졌다. "원래 마운드 흙은 그라운드와 다른 재질을 써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군요. 마운드 경사도 기준보다 낮습니다". 그라운드 곳곳에는 잡초가 나 있었다. 여기저기 작은 돌멩이도 발에 채였다. 그나마 나아진 편이다. 올해 들어서 틈나는대로 마사토를 간간히 그라운드에 뿌린다. 지난해까진 그런 작업도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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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 안에 무성한 잡초들.


야구장 그물망을 지탱하는 기둥은 철제가 아닌 전신주와 같은 콘크리트다. 파울 폴대도 같은 콘크리트 기둥에 노란 색만 칠했다. 그나마 파울 라인과 맞지도 않았다. 장력을 이기지 못한 탓인지 여기저기 기둥이 기울어져 있었다. 주말에 20~40개 팀이 경기를 치르지만 수도꼭지는 하나 뿐이다. 그나마 꼭지가 부러져 있었고,올해 1월에야 설치됐다. 그 전까진 선수들이 땀을 씻을 수도 없었다. 간이화장실 손잡이는 시퍼렇게 녹이 슬어있었다.

천안야구장은 3선 시장을 역임한 성무용 전 시장이 2002년 첫 선거에서 공약한 사업이다. 처음 구상은 프로팀 경기가 가능한 1만3000석 규모 구장이었다. 조감도로만 남아있는 원래 구장은 주차장과 조각공원, 생활체육시설, 인라인트랙 등이 갖춰진 훌륭한 시설이었다. 천안시는 원래 국비 포함 1300억원을 예산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사업비 과다를 이유로 국비 지원이 막히자 전액 시비 사업이 됐다. 용도도 사회인야구장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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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력을 이기지 못하고 기울어진 천안야구장의 기둥(왼쪽)과 야구장 내에 설치된 유일한 수도꼭지.


천안시 관계자는 "천안시에 사회인야구 선수 3000여 명이 100여개 팀에서 뛰고 있다. 사회인야구 측에서 구장을 확보해달라는 민원이 있었다"고 사업 당위성을 말했다. 천안에서 사회인야구 선수로 뛰고 있는 김인용씨는 "천안에서 사회인야구를 할 수 있는 구장이 두 개 뿐이었다. 솔직히 사회인야구 입장에선 천안야구장 4면은 감지덕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왜 이 야구장에 780억이 들어가야 하는지에는 의문을 나타냈다. "이왕 돈을 들였다면 더 나은 구장을 만들 수도 있었다.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개장했다"고 말했다. '사회인야구의 민원'은 예산 집행의 '이유'였을까, 눈가리고 아웅하기 위한 '명분이었을까.

780억원 야구장의 상황이 이런 데는 이유가 있다. 예산 중 실제 공사비는 5%도 되지 않는 37억원. 시공업체에 지급한 금액은 18억원 뿐이다. 공사를 맡은 황산건설 황각주 대표는 "18억원 중 대부분이 산을 깎는 토목공사 비용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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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감도만 남은 원래 천안야구장 계획.


예산의 절대다수액은 보상비로 집행됐다. 건물이나 영농보상비를 제외하고 토지보상비만 540억원이 들었다.이 중 310억원이 두 집안에게 지급됐다. 그리고 2004년 11월 부지선정 뒤인 2008년 2월 인근 자연녹지를 2종 주거지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보상비가 급증했다. 의혹은 자연스럽게 불거진다. 주 의원은 "그러니까, 제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거죠"라고 촌평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검찰에 야구동호회가 있다면 한 번 초청하고 싶군요."

천안시는 780억원 예산의 야구장을 지으면서 KBO에 자문을 구한 적도 없다. '미스터 인프라'로 통하는 허구연 KBO 야구발전위원장은 "한 전직 프로야구 감독이 '천안에 야구장을 짓는다더라'고 관심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수상한 일이니 발도 들여놓지 마시라'고 조언했습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말했다. "야구가 농락당한 겁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야구가 나쁜 일에 이용됐습니다."

천안=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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