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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한국은 1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E조 5차전 미얀마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5승(승점 15)을 기록한 한국은 G조 선두를 유지했다.
이날 장현수는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장현수는 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며 공격과 수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전반 22분에는 득점 기회까지 잡았다. 황의조가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넘어지며 파울을 얻어내자, 장현수가 키커로 나선 것이다. 장현수는 침착하게 골대 구석을 노려 강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장현수의 슈팅은 야속하게도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장현수가 재차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골대를 멀찍이 빗나가고 말았다.
이후 장현수는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하겠다는 듯 오른쪽 측면에서 자주 공격에 가담했다. 이재성, 구자철과 호흡을 맞춰 상대 왼쪽 진영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그러나 별다른 결실은 맺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자주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기회를 잡았지만 이번에는 크로스의 정확성이 아쉬웠다.
그러나 장현수는 페넕티킥 실축의 아쉬움을 골로 풀었다. 2-0으로 앞선 후반 37분, 한국이 프리킥 찬스를 잡자 공격에 가담했다. 이어 손흥민이 올린 공을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미얀마의 골망을 갈랐다.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이자 모처럼 한국이 세트피스로 완성한 골이었다.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선수가 골을 넣은 것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안정환 이후 장현수가 처음이다. 장현수는 모든 부담을 털어낸 듯 포효하며 골의 기쁨을 드러냈다.
사실 장현수는 전문 풀백 자원이 아니다. 소속팀에서는 주로 중앙 수비수로 뛴다. 그러나 차두리의 대표팀 이후 마땅한 오른쪽 풀백 자원이 나타나지 않자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장현수도 실력으로 보답하고 있다. 처음에는 임시방편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당당한 대표팀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중앙 수비자원인 만큼 수비 안정화 효과도 크고, 기대보다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 킥도 정확하다. 비록 이번 경기에서는 페널티킥을 놓쳤지만, 장현수가 키커로 나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장현수의 킥에 대한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알 수 있다.
미얀마전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간 장현수가 다가오는 라오스 원정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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