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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손흥민 이적시킨 레버쿠젠, 덕분에 샬케 제치고 치차리토 영입
[골닷컴] 한만성 기자 = 루디 펠러 바이엘 레버쿠젠 단장이 주축 선수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은 구단에 큰 이득을 안겨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레버쿠젠은 올 시즌 초반 손흥민을 이적료 약 3,000만 유로(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한화 약 400억 원)에 토트넘으로 이적시켰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서 17골(컵대회 포함)을 터뜨린 팀 내 중심 선수였다. 과거 독일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한 디트마 하만은 레버쿠젠이 손흥민을 이적시킨 건 실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만은 지난달 '슈피겔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완전히 저평가했다. 내가 볼 때 손흥민을 이적시킨 건 엄청난 실수다. 그는 지난시즌 레버쿠젠에서 최고의 공격수였다. 그는 레버쿠젠이 대체할 수 없는 선수"라고 구단을 비판했다.
그러나 펠러 단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손흥민을 이적시켜 얻은 3,000만 유로의 절반도 안 되는 1,200만 유로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영입한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로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고 설명했다. 시즌 개막 후 팀에 합류한 치차리토는 펠러 단장의 말대로 올 시즌 전반기를 마친 현재 무려 19골을 몰아치며 손흥민이 지난 시즌에 넣은 득점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펠러 단장은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를 통해 "우리 팀의 성장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을 토트넘으로 이적시켜 받은 돈으로 치차리토는 물론 케빈 캄플까지 영입했다"고 밝혔다.
레버쿠젠은 치차리토 영입을 추진할 때 독일 분데스리가의 경쟁 구단 샬케와 경합을 펼쳐야 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이적으로 거액을 챙긴 레버쿠젠은 샬케와의 치차리토 영입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호스트 헬트 샬케 단장은 "치차리토 영입을 추진했지만, 레버쿠젠이 더 빨랐다. 그 시점에서 레버쿠젠은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더 우세했다"며 영입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레버쿠젠은 멕시코 최고의 인기 축구스타인 치차리토를 영입하며 마케팅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실제로 레버쿠젠이 치차리토를 영입한 후 구단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의 회원수를 뜻하는 '좋아요'는 180만 명으로 급상승했는데, 이 중 거의 20%에 달하는 30만 명이 멕시코 축구 팬이라고 한다.
사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영입한 2013년에도 프리미어 리그 구단으로 선수를 이적시켜 비슷한 파급 효과를 만들어낸 전례가 있다. 당시 레버쿠젠은 공격수 안드레 쉬얼레를 이적료 약 2,200만 유로에 첼시로 이적시킨 후 이에 절반도 안 되는 단 1,000만 유로에 함부르크 공격수 손흥민을 영입했다. 이어 레버쿠젠은 손흥민 영입으로 쉬얼레의 공백을 메움과 동시에 한국 기업과의 스폰서십 계약 체결, 프리시즌 기간에 한국에서 투어를 개최하는 등 경기장 안팎으로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레버쿠젠은 지난여름 똑같은 방식으로 손흥민을 이적시켜 치차리토를 영입했다.
대다수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은 레버쿠젠의 이러한 팀 전력 유지 방법과 경영 모델을 활용 중이다. 독일의 분데스리가는 기존 선수들이 더 많은 연봉을 받으며 거액 자본을 앞세운 이웃나라 잉글랜드의 프리미어 리그로 떠나는 빈도가 높아졌지만, 리그 전체가 지난여름에만 선수 이적료로 무려 2억 유로가량을 벌어들였다. 독일의 절대 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한 분데스리가 구단들은 프리미어 리그로 선수를 이적시켜 벌어들인 돈으로 저렴한 값에 대체 자원을 영입해 전력 누수를 없애고, 유소년 축구에 투자해 새로운 스타 육성에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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