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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그곳에 그들의 행복이있다~~ (콜카타의 인력거)
상세 내용 작성일 : 15-12-02 10:10 조회수 : 352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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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 중인 인도의 콜카타에서는 식민지 시절을 상징하는 인력거를 없애려 하고 있다.

콜카타에서 운전 전략은 단순하다. 연방 경적을 울리며 전진하는 것이다. 승용차, 택시, 버스, 소형버스로 쓰이는 삼륜 스쿠터, 삼륜 자전거 택시 등 차종은 상관없다. 멈춤 표지판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는데, ‘교통법규 준수’라고 대문짝만 하게 써붙인 표지판이 외지인의 쓴웃음을 자아낸다. 얼마 전 콜카타에 있을 때, 큰 길을 건너기 위해 내가 생각해낸 방법은 택시가 치고 지나갈 수 없을 만큼 사람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길을 건너는 것이었다. 좁은 샛길에서 경적 소리가 크게 울리면 택시나 심지어 작은 트럭이 모퉁이를 돌아 자전거도 겨우 빠져나갈 법한 골목길을 내달리기 직전이라는 신호다. 하지만 경적 소리가 잠시 잦아들 때면 가끔 뒤에서 종소리가 딸랑거린다. TV에서 성탄절 특집방송을 너무 많이 본 미국인이라면 뒤를 돌아보면서 눈 덮인 숲 사이로 말 한 쌍이 썰매를 끄는 광경을 어느 정도 기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건 말이 아닌 사람이 수레를 끄는 모습이다. 그것도 대개 맨발에 여위고 꾀죄죄한 옷차림을 한 이런 일이라고는 감당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다. 인력거꾼은 손가락에 종을 하나 매달고는 계속 흔들어대는데, 이는 콜카타의 교통수단이 만들어내는 소음 중 가장 양호한 편이다.

웨스트벵골 주의 주도로 인구 1500만 명이 살고 있는 콜카타는 세계의 대도시 중 여전히 대규모의 인력거가 남아 있는 유일한 도시로 자주 꼽히곤 한다. 인도 정부는 이런 이미지를 반기지 않는다. 왜일까? 물론 테레사 수녀를 탓하고도 싶을 것이다. 콜카타의 한 정치인은 이 도시가 세 개의 M, 즉 ‘마르크스주의’(공산당은 지난 30년 동안 웨스트벵골 주를 집권해왔음), ‘미슈티’(단맛 나는 요구르트로 ‘로소골라’라는 단 음식과 더불어 콜카타 시민들이 즐겨 먹음), 그리고 ‘마더 테레사’로 유명하다고 내게 말했다. 콜카타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테레사 수녀에게 국제사회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콜카타는 서양인들의 머릿속에 지저분한 곳으로 확실히 각인됐다. 콜카타 시민들이 예를 들어 뭄바이에 빈민가가 훨씬 더 많고, 교육이나 문화 수준은 인도의 어떤 도시도 콜카타에 견줄 수 없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

콜카타가 수준 높은 도시라고 항변하는 사람들도 테레사 수녀가 활동하기 훨씬 전인, 인도 독립 이후 60년 동안 이곳에 정말로 힘든 시절이 있었다는 건 인정할 것이다. 독립과 함께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되면서 콜카타는 중앙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동파키스탄 지역에서 넘어오는 수백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후 동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로 독립할 때 벌어진 전쟁 때문에 또 한 차례 난민이 들이닥치면서 1970~80년대의 콜카타는 난민 유입에 따른 후유증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웨스트벵골 주의 시골 농부들이 토지 재분배를 요구하며 시작된 낙살라이트 농민운동은 대학생들이 가세하면서 도시 게릴라전으로 바뀌었다. 당시에는 전력 공급 중단, 노동자들의 소요, 기업 도피, 끔찍한 폭력 사태 등이 난무했다. 1985년 당시 인도 총리였던 라지브 간디가 콜카타를 가리켜 ‘죽어가는 도시’라고 했을 정도였다.

여전히 노숙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콜카타는 크게 변했다. 수십 년 동안 자신들의 지지 기반인 농촌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온 힘을 쏟으면서 해외 투자자를 무시해왔던 웨스트벵골 주의 공산당이 자본주의와 현대화를 적극 수용했다. 미국 영사관 주소가 ‘5/1 호치민로’로 바뀌는 등 공산주의의 흔적이 시 곳곳에 남아 있지만 콜카타는 투자 유치를 위해 정기적으로 서방 투자단에게 구애의 몸짓을 보내고 있다. 오늘날 콜카타에는 현대적 쇼핑몰과 고가도로가 있다. 일주일 남짓 도시를 돌아다니는 동안 서양인은 나 혼자인 경우가 많았지만, 내게 다가온 걸인은 정확히 두 명뿐이었다.

사진 : 아미 비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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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은 인력거꾼들이 ‘데라’라 불리는 주거공간에 모여 쉬고 있다. 종종 심각한 종교 갈등이 발생하는 인도이지만 이곳에선 힌두교도와 무슬림들이 비좁은 숙소를 함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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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붐비는 시내로 장을 보러 갈 때에는 인력거를 타고 가기도 한다. 분홍색 옷을 입은 이 두 여인처럼 승객 대부분은 중산층이다. 극빈층은 요금을 감당할 수 없고, 부유층은 좀 더 호화로운 방법으로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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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민드라 싱(왼쪽)과 바누 파스완(앉아 있는 남자)에겐 인력거 주차장이 바로 집이다. 이들은 1년에 한 번 비하르 주 다르방가로 가서 가족을 만날 바에야, 길바닥일 망정 함께 사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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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르가 푸자는 매년 열리는 가장 큰 힌두 축제 중 하나로, 축제 중 주변을 돌아다니려면 인력거를 불러 세우거나 걸어야 한다. 5일 밤 동안 특별하게 건축된 신전을 방문하려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좁은 골목을 가득 메우기 때문에 교통이 완전히 마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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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꾼 고팔 쇼가 생닭을 도매상가인 ‘뉴 마켓’에서 소매점으로 운반하고 있다. 인력거꾼의 하루는 이른 아침 화물 배달로 시작해 자정 넘어 손님을 내려주는 것으로 마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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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사방이 물바다로 변하면 모하마드 S. K. 로스탐과 동료들이 끄는 인력거만 한 교통수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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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꾼이 지름길로 가기 위해 벌금을 무릅쓴 채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고 있다. 이 고단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거의 받지 못해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이들 중 다수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주에 속하는 비하르 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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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라자크가 그의 데라에서 한 벌 있는 여벌 옷을 단순한 양동이에 넣어 빨고 있다. 인력거꾼의 숙소 시설은 낙후되어 있어 현대적 편의시설이나 개인 공간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잠을 자고 물건들을 놓아두기에는 안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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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카예 파스만이 속세의 모든 소유물을 밖에 걸어놓고서, 아들과 함께 사원 밖의 인도에서 자고 있다. 파스만의 가족은 1960년대 비하르 주에서 콜카타의 빈 지역으로 이사 온 뒤 판잣집을 지어 살았으나, 개발로 인해 퇴거된 뒤로는 노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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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아스팔트 도로를 밟는 경우가 많은 인력거꾼들은 풍족하진 않아도 땀 흘린 만큼 돈을 번다. 인력거가 끝내 거리에서 쫓겨난다면 인력거꾼은 무슨 일을 할까? 또 인력거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돌아다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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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르 주에서 축제를 보러 온 라브손 카툰과 손자가 아들의 데라를 거실로 사용하고 있다. 데라는 차고, 수리점, 부엌, 옷장, 침실, 욕실로도 쓰이는 다목적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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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의 미투 로이(가장 오른쪽)가 세 아들의 웃음 덕분에 거리에서 느끼는 삶의 고통이 조금은 덜하다. 하지만 인력거꾼인 그녀의 남편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따라서 이 아이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단순 노동자에 그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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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K. 비카리는 어김없이 인력거로 여자아이 둘을 구시가지에 있는 학교에 데려다 준다. 하지만 그는 정작 고향인 비하르 주에 사는 다섯 자녀를 거의 만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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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는 살아있는 닭, 잘 여문 바나나, 결혼식 하객 500인분의 음식 재료 등 온갖 것들을 시 주변의 호텔, 가게, 가정에 배달해준다. 인력거가 결국 거리에서 강제로 쫓겨난다면, 이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작은것에 감사하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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