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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도, 가축도 기르지 않는다. 법이니 달력이니 하는 것도 없다. 1만 년 전이나 다를 바 없는 수렵채집 생활을 고수하고 있는 탄자니아 북부의 하드자 족. 우리가 잊고 지낸 무언가를 그들은 알고 있다. 그게 뭘까?
“아, 배고파.” 온와스가 모닥불 옆에 쭈그리고 앉아 중얼거린다. 연기 때문에 눈을 꿈벅거린다. 옆에 있는 남자들도 배고프다며 웅얼웅얼한다. 동아프리카의 으슥한 숲속에 밤이 깊어간다.
여자들이 지내는 곳에서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 온와스가 낮에 돌아다니다가 본 나무 얘기를 꺼낸다. 남자들이 모닥불 옆으로 바싹 당겨 앉는다. 온와스는 나무가 좀 까다로운 곳에 있다며 운을 뗀다. 수풀이 우거진 평원에 가파른 언덕이 하나 있는데 그 언덕 꼭대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나무에 비비가 우글우글하다며 온와스가 팔을 나뭇가지 모양으로 활짝 벌린다. 여기저기서 수군거린다. 깜부기불이 별이 총총 박힌 하늘로 올라간다. 다들 그러자고 한다. 모두 일어나더니 사냥용 활을 잡는다.
어린 니야도 크면 조상들처럼 탄자니아 북부 에야시 호 주변의 황무지를 두루 누빌 것이다. 외부세계가 먼저 그들의 자유를 옥죄지 않는 한.
건기에 나무에 올라가 잘 살피면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사냥감도 찾아낼 수 있다. 초목이 시들어 멀리까지 시야가 트이기 때문이다. 마히야가 언덕바지 나무에 올라가 하드자 족이 사는 거친 땅을 살피고 있다.
사냥한 동물을 자르면 저마다 이고지고 마을까지 나른다. 카팔라가 얼룩영양의 머리를 이고 간다. 카팔라와 함께 사는 가족과 친척, 친구들은 영양의 고기가 없어질 때까지 배불리 먹을 것이다.
온와스(맨 왼쪽)가 캠프 남자들,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다. 이들은 화살촉에 묻힐 독을 만들기 위해 아데니움에서 짜낸 수액을 불에 끓여 졸이고 있다.
숲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자 한 젊은이가 활을 쥐더니 바짝 몸을 낮추고 숨을 죽인다. 몸집이 큰 동물을 사냥하고 싶긴 하지만 작은 영양, 새, 여우원숭이 같은 작은 사냥감으로 만족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사냥꾼으로서 한창때는 지났지만 이야기꾼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온와스(맨 왼쪽). 하드자 족은 여러 무리를 지어 지금도 수렵채집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온와스는 이중 한 무리를 이끌고 있는 큰 어른이다.
사냥꾼들이 화살에 맞은 혹멧돼지가 흘린 핏자국을 추적하고 있다. 세렝게티 평원 변두리에 있는 이곳에서 하드자 사냥꾼은 기린 같은 몸집이 큰 동물들도 사냥한다. 화살을 쏜 가라치(오른쪽)는 혹멧돼지 고기를 많이 배당받게 된다.
남자들이 사냥하는 동안 여자들은 바오밥 나무 열매를 깨뜨려 시큼한 맛이 나는 속살을 빼낸다. 하드자 족의 식단에서 과일과 덩이줄기는 사냥한 동물보다 더 중요하다. 하드자 족 수백 명은 오래전부터 주변의 농경사회를 보아왔지만 거의 수렵채집에만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하드자 족 전체 인구는 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템보가 몇 가지 안 되는 자기 물건을 곁에 둔 채 모닥불 옆에 앉아 있다. 하드자 족은 건기에는 대부분 밖에서 자는데 바람이 모기를 쫓아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마이 같은 하드자 여자들은 강인하고 독립심도 강해 마음 내키는 대로 결혼하고 이혼한다. 뺨에 난 상처는 어렸을 때 울지 못하도록 어른들이 벤 자국으로 보인다. 벤 자리에 눈물이 들어가면 쓰려서 울음을 그치기 때문이다.
은콜로도 자라면 어른으로 좀 더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한다.
은콜로의 누이 산구.
유능한 사냥꾼인 모코아의 얼굴에 숲속의 험난한 생활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사향고양이 의 일종인 제네트 꼬리로 만든 머리장식은 외부사람에게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거나 유행일 수 있다. 하드자 사회에도 유행이 있다
차우시쿠와 시시엠(등에 아기를 업은 여자)이 하드자 말로 응윌라비라고 하는 산딸기를 따고 있다. 인류학자 프랭크 말로우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하드자 족이 채집하는 산딸기가 차지하는 칼로리는 전체 식량의 17%로 사냥으로 잡은 고기와 맞먹는다고 한다.
남자들이 전통적인 하드자 캠프의 오두막 근처에서 작은 딕딕 영양을 자르고 있다.
보키(오른쪽)가 갑자기 춤을 추고 있다. 라위는 별로 춤출 기분이 아닌 듯하다. 하드자 족은 어른이나 아이나 흥에 겨우면 아무 때나 춤을 춘다.
비비 사냥꾼들이 동틀 무렵 사냥한 비비를 마을로 가져오고 있다. 아데니움 독을 칠한 화살촉이 비비를 거꾸러뜨렸다. 사람이 먹고 중독되는 일을 막기 위해 화살촉이 박힌 부분은 도려낸다.
고기가 마을에 도착하면 여자들이 한 줄로 늘어서 춤을 추기도 한다. 한밤중에도 의식으로 춤을 추거나 아무 때고 오락삼아 춤을 추기도 한다.
온와스의 딸 홀로는 생명을 지탱해주는 이 EKddpo서 다섯 아이를 기를 것이다. 하드자 족은 신기할 정도로 현대사회에 무관심한 채 자기들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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