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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물을 잘 다스려 서부에 터전을 일구었다. 그러나 물이 없어진다면 어찌될 것인가?
소방 헬기가 가뭄으로 바싹 마른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 로스파드레스 국립산림지 위로 물을 끼얹고 있다. 2007년 7월 자카에서 발생한 이 대형 산불로 970㎢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비를 구경하기 힘든 날씨가 여러 해 계속돼 캘리포니아 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산불의 도화선이 되었다.
캘리포니아 주 자카에서 발생한 산불로 연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소방 헬기가 방화제를 쏟아 붓고 있다
바싹 타들어간 미국 네바다 주의 모하비 사막.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사막식물만 버틸 수 있는 곳이지만 지하수를 쓰를 프림밸리 골프장에는 잔디가 파릇파릇하다. 급수량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지만 네바다 주 남부 인근 골프장들은 이 지역 물의 8%를 쓰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서부지역에 있는 한 골프장의 촉촉한 그린에서 골퍼 네 사람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주위는 온통 바싹 마른 자갈과 모래사막이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파월 호의 수위가 떨어지자 물 속에 잠겨있던 글렌캐니언의 암벽이 허연 석회를 뒤집어 쓴 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이 가득 찼을 때 생긴 허연 ‘욕조 띠’가 거대한 저수지 파월 호의 수위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만수위까지 물이 찼던 1999년 이후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이 호수로 유입되는 콜로라도 강물이 매년 평균 이하에 머물고 있다. 저수용량의 절반만 찬 지금도 수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회전관개 방식으로 물을 대 동심원을 그리고 있는 미국 콜로라도 주 남부 샌루이스밸리의 알팔파 밭. 물을 흘려보내는 월류관개 대신 사막에 적합한 회전관개 방식을 도입해 서부의 메마른 땅에서도 작물이 잘 자라고 있다. 그러나 물이 부족해지자 도시와 농촌 주민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폭서를 피하려면 뒷마당 풀장에 뛰어드는 게 제일이다. 가뭄은 최근 몇 십년사이에 이 지역으로 이주해온 수백만 주민들의 생활에 아직까지는 큰 타격을 주지 않고 있다. 사막지대의 다른 도시들은 제한급수를 하고 있지만 피닉스는 대수층과 콜로라도 강 그리고 솔트 강 덕분에 아직은 제한급수를 면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 스카츠데일처럼 계속 뻗어나가고 있는 미국 서남부 지역 도시들은 강수량이 평균이상이었던 지난 50년 사이 인구가 수백만 명씩 늘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뭄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이 지역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오랫동안 비가 넉넉히 내린 시절에는 끄떡없던 사막 주거지도 비가 오지 않으면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 미국 뉴멕시코 주 푸에블로보니토에서 먼 예Tskf 아나사지족이 차코캐니언에 꽃피운 문화의 자취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1130년 이 땅에 가뭄이 닥쳤다. 30년 동안 계속된 가뭄이 끝날 무렵 아나사지족은 홀연히 사라졌다.
서부가 가뭄으로 타들어가면서 풍경도 변하고 있다. 겨울 혹한이 사라져 소나무좀 유충이 죽지 않아 그랜비 부근의 이 소나무들처럼 콜로라도 주에 서식하는 로지폴소나무 90%가 감염되었다. 고사한 나무들 때문에 산불 발화 위험이 더 커진다.
서부 대부분 지역이 겨울이 따뜻해지고 눈이 내리지 않자 중요한 수원이었던 스노우팩(눈덩이로 뒤덮인 들판)이 줄어들었다. 캘리포니아의 섀스타 산에서 한 산악인이 따뜻해진 날씨로 얇아진 스노우팩을 건너고 있다.
1913년 대도시로 성장하던 로스앤젤레스에 용수를 대기 위해 콜로라도 강의 강줄기를 돌려버리자 강물에 의존하고 있던 오언스 호가 폐허가 되어버렸다. 말라버린 호수바닥에 는 염분을 좋아하는 박테리아들이 번식해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선홍색 점같이 보인다. 사진 한복판에 광산도로가 가로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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