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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은둔의 왕국의 부탄 빗장을 열다!
상세 내용 작성일 : 15-12-01 15:44 조회수 : 1,092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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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린지 아다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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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쟁쟁하게 울린다. 그러자 불교순례자들이 소리나는 쪽을 향해 절을 한다. 부탄 왕국의 수도 팀푸가 자리잡고 있는 히말라야 산맥 너머로 해가 지자 그날의 마지막 의식이 시작된다. 군중들 가장자리를 따라 바가지 머리에 남루한 옷차림을 한 농부들이 서 있다. 자신들이 사는 외딴 마을을 떠나 사흘을 걸어 난생 처음 대도시를 방문한 사람들이다.

전 세계의 수도 중 신호등이 없는 곳은 아마 이곳 팀푸뿐일 것이다. 광장 한가운데 쪽에 서로 팔짱을 낀승려들이 무리지어 서 있다. 빈랑나무 열매를 씹어서 벌겋게 물든 치아가 자줏빛 승복과 잘 어울린다. 승려들과 농민들,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무릎까지 내려오는 주홍색 셔츠를 입은 채 사람들에게 둥그렇게 둘러싸인 한 소년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리듬이 빨라지자 킨장 노르부(7)는 바닥에 등을 대고 몸을 뱅뱅 돌리는데 어찌나 빠른지 황색 점처럼보일 정도다. ‘하늘을 나는 암호랑이’와 ‘광기 어린성자’의 땅인 부탄 고유의 신비주의에 젖어 있는 군중들은 빙글빙글 도는 노르부가 불교 성자의 화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시끄러운 음악은 염불이 아니다. 미국의 팝스타샤키라의 외설스러운 팝 음악 ‘힙스 돈트 라이(Hips Don’t Lie)’의 전주 부분이 미끈하게 잘빠진 흰색 매킨토시 노트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노르부가 헤드스핀(바닥에 머리만 대고 몸을 회전시키는 동작)을하다가 멈추자 셔츠가 말려 올라가면서 복사뼈까지 올라오는 나이키 농구화, 헐렁한 아디다스 트레이닝바지, 그리고 영어로 비뚤비뚤하게 새긴 ‘비보이즈’라는 일회용 문신이 드러났다.

음악이 끝나자 노르부는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지으며 갱처럼 손가락을 구부려 인사하고는 자랑스레 걸어 나간다. 동료 비보이들이 휘파람을 불며 환호성을 질러댄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승려들도 벌겋게 물든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다. 햇볕에 잔뜩그을린 농부들은 넋을 잃고 소년을 쳐다본다. 노르부의 모습은 불가능한 것을 향해 나아가는 부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부탄은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 중세 시대에서 21세기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스위스만 한 이 작은 왕국은 인도와 중국이라는 거대한 두 나라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자기 나라를 ‘뇌룡(雷龍)의 땅’을 뜻하는 ‘드룩 율’이라고 부르는 부탄인들은 100년 넘는 긴 세월 동안 히말라야의 험준한 산맥에 둘러싸여 완전히 고립된 채로 살아왔다. 지리적으로나 국가정책상으로 외부세계와 단절되어온 부탄에는 1960년대까지 도로와 전기, 자동차는 물론 전화나 우체국도 없었다. 지금도 이곳의 매혹적인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시간이 멎어버린 땅에 온 것 같다. 안개에 둘러싸인 절벽 꼭대기에 자리한 고대 사원이나 태고의 강과 원시림 위로 정복되지 않은신성한 산봉우리들이 우뚝 솟은 모습, 서로 자매지간인 네 왕비를 둔 어느 자애로운 군주가 왕비 한 명과 머물고 있다는 목조 샬레. 방문객들이 부탄을 마지막 샹그릴라(티베트어로 ‘내 마음 속 해와 달’이란 뜻으로 이상향을 상징)라고 부르는 것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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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동부에 위치한 장카르 마을 근교. 소년들이 할머니에게 드릴 감자 한 바구니를 남겨놓고 나머지를 자루에 담고 있다. 총 인구 63만5000명 가운데 약 75%가 농작물과 가축을 길러 생계를 꾸려가지만 땅이 워낙 척박해 경작 가능한 지역은 국토의 10%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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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인 지그메 렌드업(12)과 소남(9)이 어머니가 운영하는 팀푸의 한 술집에서 힙합 춤을 추고 있다. 단역 배우로 활동하는 지그메는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사회라고 한다. "세상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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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부들을 비롯해 부탄인들에겐 국민총행복지수(GNH)가 공식적인 복지의 척도다. 지그메 싱예 왕추크 왕이 1972년에 도입한 GNH는 GNP(국민총생산)에 비해 보다 정신적인 측면을 고려해 만든 성장지수다. 부탄에서는 행복 추구와 달성이 국가적 사업이다.line01.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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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부탄의 유일한 공공 골프장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후미진 곳에 있다. 그러나 로열 팀부 골프 클럽-길이 2,800m, 34 파, 9 홀 배치-은 수많은 열성 회원을 자랑하며, 그 중 대부분은 정부 관리이거나 사업가들이다. 아이들도 골프를 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스포츠 일루스트레이트>의 골프 담당 기자이면서 2002년에는 부탄 청소년 골프 협회를 창설한 릭 립지의 공이 크다. 그는 골프를 통해 부탄 아이들에게 우정, 정직성, 성실성, 도덕성, 자기 동기 부여 등의 미덕을 가르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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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의 수도 팀부에 사는 젊은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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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흐차(빙의)’ 촬영 현장에서 촬영 스태프 겸 마귀 역을 맡은 소남 쿠쿠가 피를 묻히는 분장을 하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인 체링 펜조르는 이 영화가 공포영화인 동시에 뮤지컬이라고 말한다. "히트송은 늘 흥행을 보장하죠." 2006년 부탄에서는 자국 영화가 24편이나 개봉되는 등 영화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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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 멘데이 강에서 부탄의 유명 영화감독 체링 왕옐의 신작 영화 ‘바흐차’의 댄스 장면을 촬영하기 전에 여배우들이 화장을 하고 있다. 부탄의 영화 산업도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2003년만 해도 제작 영화가 6편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24편이나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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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이주해온 노동자들이 인도 접경 지대인 부탄 남부의 마을 강글라카에서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로 환영 받으며 인도에서 부탄으로 이주해왔지만, 이 나라의 기존 인종 균형 같은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는 일부 부탄 지도자들의 반대로 시민권을 얻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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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기열을 앓고 있는 툴라시와 아이들은 사회적인 난관에 봉착해 있다. 삼츠 구역에 사는 이들은 분명 부틴 국민인데도 네팔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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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도 차별을 받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인도인으로, 도로 건설처럼 부탄인들이 기피하는 육체노동에 종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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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마운틴 산맥의 지그메싱예왕추크 국립공원 경계 안쪽에 위치한 님송 마을. 주민들이 물 펌프장에 모여 있다. 이 지역은 전기와 전화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가장 가까운 도로까지 나가려면 반나절이 걸린다. 부탄에는 이처럼 고립된 시골 마을들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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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엄마 포모(25)가 지그메싱예왕추크 국립공원 안의 쿤드라 마을에 있는 자기 집 밖 툇마루에서 자기 아기와 조카를 목욕시키고 있다. 포모와 이 아기들은 부탄의 소수민족인 몬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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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에 임시로 마련된 한 허름한 학교에서 마을 세 곳에서 모여든 55명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 수업을 받고 있다. 외딴 지역에서는 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직도 쉽지 않다. 부탄 정부는 취학률을 놓이기 위해 120여 개의 학교를 증설하는 5개년 정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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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송 마을의 한 학교에서 치과의사 도르지 푸르바(왼쪽)가 체중, 시력, 치아 건강 등을 검진받고 있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다. 푸르바는 이동 의사 단체의 일원으로, 이들은 그들이 찾아가지 않으면 의사를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보건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오지까지 먼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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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장 쇼덴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생후 9개월 된 아기를 업고 동부의 삼림 지대를 지나가고 있다. 부탄 정부가 외부인들에게 비싼 여행세를 부과한 덕에 이처럼 고즈넉한 장소들이 배낭여행객들로 북적대지 않는다. 자연 보호는 부탄의 GNH 정책을 떠받치는 기둥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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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 계곡 위 750m 지점에 자리잡은 탁상 사원 인근에서 관리인이 야크 기름 등에 불을 켠다. 신앙을 표현하는 방식의 하나인 등불은 어두운 무지를 몰아낼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부처의 말에 의하면, 등불을 바침으로써 “세상의 빛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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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탕의 쿠르제이 라캉 사원에서 사미승들이 기도 깃발 아래서 여가 시간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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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디포드랑의 한 사원. 여섯 명의 다른 승려와 함께 쓰는 방에서 첸초(왼쪽)가 본인의 출가에 대해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한다. "경전을 다 외우는 게 힘들긴 하지만 나중에 편하게 살 수 있으니까 고생할 만해요. 마을에 살면 늙어 줄을 때까지 일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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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푸에 있는 이곳처럼 왕실 및 종교 권력의 중추인 ‘죵(요새 사원)’은 오래전부터 중앙 정부의 지방 통치기구 역할을 해왔다. 부탄의 절대군주제는 “목수가 많으면 문을 세울 수 없다"는 옛 속담 덕분에 더욱 견고하게 유지되었을지 모른다. 이제 왕이 통치권을 양도하고 부탄에 민주주의가 들어서면 이 속담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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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의 현대화

히말라야 산맥은 오랜 세월 동안 주변국들을 휩쓴 정치적 혼란으로부터 부탄을 보호하는 바람막이가 되어주었지만 경제 발전에는 걸림돌이 되었다. 1950년대 들어 국왕이 농노제를 폐지하고, 토지를 재분배하고 국회를 만들면서 부탄에서 중세 봉건 체제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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