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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성지의 설계자~헤롯대왕~~
상세 내용 작성일 : 15-12-03 14:18 조회수 : 437 추천수 : 0

본문

지난 해 발견된 헤롯 대왕의 무덤은 그의 잔혹함과 명석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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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남쪽으로 13km쯤 내려가면 작달막한 올리브 나무들과 돌투성이 옥수수밭이 사라지고 을씨년스러운 허허벌판 유대 사막이 나타 난다. 벌판엔 작은 화산처럼 봉우리가 잘린 가파른 언덕 하나가 불쑥 솟아 있다. 이곳이 바로 유대를 다스렸던 헤롯 대왕이 세운 웅장한 건축물들 중 하나인 헤로디움이다. 헤롯은 나지막한 언덕에 장엄한 석조 건축물을 세우고, 그 주변을 안락한 왕궁과 물이 출렁이는 수영장, 계단식 정원으로 꾸몄다. 영리하고 관대한 통치자이자 용맹한 장군이었으며, 가장 창의적이고 의욕적인 고대의 건축가 중 하나였던 헤롯은 왕국을 번영과 권세의 길로 이끌었다. 그런데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헤롯은 유대의 왕으로 예언된 예수가 태어나자 베들레헴의 사내아기를 모조리 학살한 교활한 살인마로만 알려져 있다. 중세 시대의 그림과 건축물을 보면 분노를 못 참고 턱수염을 쥐어 뜯으며 불쌍한 갓난아기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헤롯과 그의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이는 사탄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헤롯은 적그리스도의 상징이 되었지만, 실제론 헤롯이 이 같은 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수를 없애려고 아기들을 죽였다는 기록은 마태복음에만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아내와 장모, 무수한 조정신하를 비롯해 친아들 셋과 아이 여럿을 살해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현대의 사고관으로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헤롯의 삶에는 창조성과 잔혹성, 조화와 혼란이 뒤섞여 있다.


이스라엘의 고고학자 에후드 네체르는 지난 50년 간 ‘글’이 아닌 ‘돌’에 새겨진 헤롯의 진면모를 발굴하는 일에 전념했다. 그는 성지 전역을 돌며 헤롯이 지은 주요 건축물을 하나하나 발굴해냈다. 거기엔 헤롯이 기거했던 왕궁은 물론 전투를 벌였던 요새와 그가 가장 아꼈을 만한 장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헤롯은 여러 곳에 독창적인 건축물을 세웠는데, 그중 헤롯의 이름을 딴 곳은 헤로디움뿐이다. 어쩌면 헤로디움은 헤롯이 마음의 고향처럼 생각한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피로 얼룩진 거친 생애를 마감하며 그는 이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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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 대왕이 마사다 언덕 북쪽 경사면에 계단식으로 건설한 왕궁이 폭포가 흘러내리는 것 같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오랫동안 폭군으로 비난 받아왔던 헤롯이 오늘날엔 뛰어난 도시설계사로 재평가 받고 있다. 그는 로마의 건축기술과 자신의 독특한 야심을 바탕으로 아찔할 만큼 아름답고 대담한 걸작품들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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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돌로 건조한 초대형 선박처럼 웅대한 마사다 요새가 사해를 내려다보며 우뚝 솟아 있다. BC 2세기 유대 하스몬 왕조의 사막요새였던 마사다는 위압적인 방어시설, 화려한 왕궁 주거시설, 복잡한 물 공급 및 저장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헤롯의 대표적 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이곳은 또 헤롯이 죽은 지 60년 후에 로마 통치에 반대하는 유대인 독립군들이 피신해 저항했던 곳이기도 하다. 마사다 요새를 포위한 로마군은 육중한 흙 진입로(앞부분)를 만들어 언덕 정상에 올라선 AD 37년에야 이곳을 점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요새에 진입했을 때 저항군들은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였다고 1세기의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는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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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마사다 요새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언덕에 나 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힘겹게 오르고 있다. 이 좁은 길은 헤롯이 통치하는 동안 요새를 드나드는 유일한 통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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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이 풍부한 사해 해변가 바위들이 소금 결정체들로 뾰족뾰족하게 변했다. 70세쯤 된 헤롯이 고열, 가려움증, 심한 통증으로 시달리자, 주치의는 그에게 사해에서 목욕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효과가 없었다. 헤롯은 실망감과 점점 심해지는 편집증 증세로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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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겨울, 흩날리는 눈이 예루살렘의 바위 돔 사원을 덮고 있다. 헤롯의 제2성전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이 사원은 무슬림들이 예언자 무하마드가 하늘로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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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은 매일 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에 와서 기도한다. 통곡의 벽은 AD 70년에 로마군이 파괴한 제2성전의 일부였다. 거리 위에 위풍당당하게 솟아 있는 헤롯의 제2성전과 주변의 광장은 통곡의 벽이 포함된 거대한 초석 위에 건설됐다. 이 육중한 초석 덕분에 성전 산의 크기가 두 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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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이 세상을 떠난 지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예루살렘에는 그의 웅장한 제2성전을 떠받쳤던 거석들이 남아 있다. 통곡의 벽 광장은 이곳을 찾는 유대인들로 매일 가득 찬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정통파 유대인들은 성전의 재건을 희망하며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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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은 성전 산 가운데 자리잡은 성소를 보수하기 위해 1000명의 제사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햇빛이 비치면 성전의 흰 석회암벽과 황금벽들이 찬란하게 빛났을 것이다. 주변 광장으로 통하는 문들은 사진 속에 보이는 것 같은 정교한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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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에는 당나귀들이 물건과 사람을 싣고 헤롯이 건설한 대도시들 사이를 오갔다. 재건축한 열주는 예루살렘에서 13km 정도 떨어진 헤로디움의 하부 왕궁 정원과 수영장 가장자리에 서 있던 것이다. 헤롯은 부산하고 음모가 넘쳐나는 유대 수도를 피해 이곳으로 와서 피로를 풀고 측근 인사들과의 협의도 진행했다. 우뚝 솟아 있는 상부 헤로디움(뒤쪽) 정상에는 또 다른 궁전과 방어시설이 있었다. BC 4년에 세상을 떠난 헤롯은 자신의 바람대로 언덕 무덤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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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 왕의 무덤을 발견한 건 이스라엘 고고학자 에후드 네체르가 어마어마한 노력을 쏟아부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오랫동안 예루살렘에서 13km가량 떨어진 헤로디움 언덕 아래쪽 왕궁에 헤롯이 묻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07년 발굴팀이 그의 무덤을 찾아내고 보니, 무덤은 91m 높이의 언덕 중간쯤에 절묘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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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요세푸스는 헤롯의 장례식을 묘사하며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는 요소는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수백 명의 가족과 군인, 신하들이 긴 장례행렬을 이루며 헤롯의 시신을 금색 관대에 싣고 헤로디움 왕궁 요새의 가파른 벽 아래쪽에 지어놓은 무덤까지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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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소재 히브리대학교에서 발굴팀 일원이 헤롯의 무덤에서 나온 석관 파편을 조립하고 있다. 헤롯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관은 AD 64년경 헤로디움에서 저항했던 유대 독립군들에 의해 훼손되었다. 독립군들은 헤롯을 로마의 꼭두각시로 여겨 극심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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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이 자신의 위풍을 과시하기 위해 세운 항구도시 카에사리아에는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이 들어서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근처의 해안엔 깊은 항구도 건설했다.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는 “이렇게 왕은 자연을 정복했다”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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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연안에 있는 카에사리아 전차경기장은 헤롯이 목재로 건설한 것을 2세기 후에 석재로 다시 지은 것이다. 헤롯은 미개발 지역이었던 이곳에 경기장을 조성해 전차 경주를 관람하며 신 항구도시가 진정한 로마의 도시임을 만방에 과시했다. 헤롯은 카에사리아에 극장과 로마 사원, 그리고 화려한 궁전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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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불빛이 반짝이는 여리고 교외에서 멀지 않은 곳에 헤롯의 겨울왕궁이 있었다. 이곳 목욕탕을 떠받치던 정교한 석조 토대가 2000년 전의 사치스런 생활을 짐작케 한다. BC 4년에 이곳에서 숨을 거둔 헤롯은 찬사와 멸시를 동시에 받는 천재이자 폭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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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의 왕국
헤롯이 사망했을 무렵 그가 다스리던 땅의 면적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다윗 왕과 솔로몬 왕의 영토와 맞먹었다. 능수능란한 외교술과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복활동으로 영토를 넓힌 덕에 북쪽으론 지금의 레바논과 시리아까지, 남쪽으론 이스라엘의 네게브 사막까지 손안에 넣었다. 동쪽 변방엔 요새를 쭉 세워서 영토를 수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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