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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이냐 연료냐? 용도가 다양한 옥수수 열매는 농부, 정치인, 대규모 곡물회사들이 바이오연료 효과에 편승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동안 미국이 직면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자원보전에 도움이 되는 옥수수 에탄올의 혜택이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산 에탄올은 거의 전량 사료용 옥수수에서 증류되어 나온다. 에탄올 생산공장이 늘면서 벌써부터 육류생산업자들과 옥수수 쟁탈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옥수수 가격이 뛰고 있다. 에탄올은 대부분 휘발유 첨가제로 팔리며 중서부 지방에서는 E85(에탄올 85%, 휘발유 15%를 섞은 혼합 연료) 혼합액으로 판매된다.
곡물로 만든 알코올인 에탄올이 비커 속에서 밝게 빛나며 에너지원으로서의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은 옥수수와 콩 같은 식량작물을 원료로 만든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모든 식물이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될 수 있다.
1970년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금수 조치로 브라질 경제가 마비된 뒤부터 브라질의 사탕수수가 이 나라 자동차 연료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당시 브라질 군사정부는 에탄올 산업발전을 위해 ‘프로알콜’이라는 정책아래 양조장, 알코올 판매업소, 알코올 연료 자동차에 엄청난 보조금을 지원했다. 그 덕택에 브라질은 작년 원유수입에서 벗어났다고 발표했다.
브라질의 에탄올 생산량은 미국과 맞먹는 수준이다. 사탕수수 재배면적 헥타르당 에탄올 생산량이 5700-7600리터로 옥수수의 두 배나 되기 때문이다. 사탕수수에 함유된 20%의 당분을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든다. 버리는 사탕수수 줄기가 증류기를 데우는 연료로 쓰여 화석연료의 사용이 줄어든다. |
작물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땅에서 자라는 스위치그래스 같은 다년생 목초들은 섬유소를 에탄올로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만 개발된다면 전 세계 석유소비량의 최고 13%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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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시 근교의 산타 아나 틀라코텐코에서 생계를 위해 옥수수를 재배하는 영세농민인 비예가스 가족들에게는 옥수수가 주식이지 에탄올 생산용 재료가 아니다.
브라질 중부의 한 유기농 사탕수수 농장. 녹색의 사탕수수 물결 속에서 잡초를 뽑던 일꾼이 잠시 쉬고 있다. 이 지역은 매년 1억 5000만 리터의 에탄올을 생산한다. 에탄올 연료는 브라질 승용차와 경트럭 연료의 40%를 충당하고 있다.
뱀에 물리거나 생채기가 생기지 않도록 작업복을 차려 입은 한 일꾼이 사탕수수 베는 작업을 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 수확량의 절반을 자동차연료용 에탄올로 정제한다. 일찍이 브라질을 휩쓴 바이오연료 열풍이 이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수확하기 쉽도록 불에 태운 사탕수수 밭에서 상파울루의 노동자는 하루 10톤의 사탕수수를 벤다. 브라질의 사탕수수 농장에서는 수확용 농기계가 차츰 사람과 불을 대신하고 있다. 에탄올 수요 증가로 앞으로 10년 안에 사탕수수 재배면적도 두 배로 늘 것으로 보인다.
식물성 기름을 화학변화시켜 바이오디젤로 만드는 게 옥수수를 증류해 에탄올을 만드는 것보다 에너지가 덜 들어간다. 바이오디젤의 최대 단점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적은 데 비해 생산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독일은 세계 최대의 바이오디젤 생산국으로 카놀라유를 연료로 쓴다. 미국에서는 콩을 연료로 바이오디젤을 만든다. |
구세대 산업이 신세대 산업과 만나고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 주 미드에서는 얼마 전 E-3생물연료 회사가 미드 가축회사의 비육장(肥育場)을 인수했다. 이 신생 에탄올 생산회사는 자동순환 시스템을 통해 보다 환경친화적인 에탄올을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가축의 분뇨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로 에탄올 공장을 가동시키고 에탄올 공장에서 나오는 곡물폐기물을 다시 가축먹이로 순환시키는 것이다.
네브래스카 주의 옥수수 농사꾼 드웨인 존슨은 에탄올 생산에 필요한 옥수수의 수요 증가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옥수수 시세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그 혜택을 보고 있는 미국 중서부지역 많은 옥수수 재배농 중 한 사람이다. 에탄올에 대한 대폭적인 정부지원으로 농업이 주산업인 주(州)들이 커다란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대체연료의 미래는 피닉스 부근의 레드호크 화력발전소 밖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녹조류주머니에 달려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화력발전소 배기가스를 먹고 빠르게 성장하는 이 녹색식물은 이산화탄소 흡수는 물론 연간 1만 2500리터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
멕시코 사람들의 주식인 옥수수 밭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옥수수 에탄올의 수요 증가와 대형 기업들의 투기적 생산으로 작년에는 노란 옥수수와 흰 옥수수 모두 가격이 치솟았다. 이 때문에 멕시코 일부 지역에서는 주식인 토르티야 값이 두 배로 뛰어 항의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브라질 프라도폴리스 근처의 ‘상마르티누’ 제당공장이 야간에 불을 환히 밝히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공장 중 하나인 이 에탄올 생산공장은 화석연료나 전기를 쓰지 않고 연간 3억 리터의 에탄올을 생산한다. 연료와 전기는 사탕수수 찌꺼기를 태워 얻는다.
사진 : 로버트 클라크
이래저래 에너지 찾아다니기 바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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