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다처 공동체

사진 : 스테파니 싱클레어

조 제섭(88)은 모르몬교가 복혼을 금지한 뒤 정통파에서 이탈한 분파인 근본주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FLDS)의 장로이다. 그는 ‘천상의 가정’을 이루어야 하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5명의 아내와 46명의 자녀 그리고 239명의 손자를 두었다. “축복받은 삶이었어요.” 그는 말한다. “난 내 자리를 그 누구와도 바꾸지 않을 겁니다.”

FLDS의 한 남자신도가 6명의 아내와 팔짱을 끼고 포네타 제섭의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그의 아내 중 두 명은 포네타의 딸이다. “두 아내가 이 장례식을 위해 특별히 상복을 만들었어요.” 그는 말한다. “서로 나눈 사랑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같은 색을 골랐죠.” ‘경건하다’고 인정받은 남자들에만 교회지도자들이 복혼을 허락한다. 나중에라도 결혼생활을 영위할 자격이 없다는 판정을 받으면 아내와 아이들을 다른 남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앰버 발로(16)가 네바다 주 포니스프링스에 있는 0.69m2의 FLDS 농장에서 건초 거두는 일을 돕고 난 뒤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만든 그네를 타고 있다. FLDS 신도라면 어린 아이라도 1년 내내 씨 뿌리고 수확하는 일을 비롯해 각종 허드렛일을 도와야 한다.

2008년 경찰이 서부 텍사스의 FLDS 농장을 급습해 400여 명의 신도들을 연행하여 보호구금했다. 베타 키트(20)와 딸 서리나(4)도 그 가운데 속해 있었다.

메럴 제섭 감독(가운데)이 사망한 그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법적 아내 포네타의 관 옆에서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그의 뒤로는 여러 명의 다른 아내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오늘은 손이 좀 아프네요.” 콜로라도시티에서 약 5000명의 조문객을 맞고 난 후 메럴이 말한다.

메럴 제섭의 아들 레이먼드(38)가 작년 11월 자신과 복혼으로 ‘맺어진’ 16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텍사스 주의 배심원단으로부터 10년 징역형을 평결받은 뒤 교도소로 압송되고 있다. 레이먼드는 자신의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검찰 측이 제시하지 못했다고 항변하지만 텍사스 주 법에 따르면 17세 이하의 미혼 여성은 성관계에 동의할 수 없다.

FLDS의 여성 신도들은 수영을 할 때조차도 발목까지 내려오는 프레리 드레스로 품위 있게 차려 입는다. “옷이 젖어 추울 수도 있어요.” 힐데일 부근의 한 연못에서 언니들과 함께 케이블 트롤리를 잡으려고 손을 뻗으면서 베르다 샤플리(19)가 말한다. “우린 모든 걸 함께 합니다.” 그들의 아버지 윌리엄(왼쪽)은 말한다. “우리 삶의 근간은 영원한 천국에 대한 믿음에 있지요. 이 세상을 떠나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그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FLDS의 젊은 여성들이 포니스프링스 농장에서 건초더미에 방수 처리된 범포(帆布)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밧줄을 잡아당기고 있다. “일은 고되지만 재미있어요.” 아네트 제섭(19, 맨 오른쪽)은 말한다. “외부 세계와는 동떨어져 있지만 친구들이 있어 괜찮아요.” FLDS 여성들은 보수적인 생활방식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운전을 하고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으며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다.

텍사스 주 엘도라도의 ‘YFZ 농장’에 있는 자신의 목조 주택에서 짐 제섭(가운데)이 아이들 그리고 3명의 아내와 함께 아침기도 모임을 이끌고 있다. 이 가족은 다른 작업이 없는 한 하루 두 차례 가족예배를 드린다. “우린 지금까지 끊임없이 시련을 겪어왔어요.” 최근 교회가 소송에 휘말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신앙 안에서 한 가족으로 우리를 더욱 결속시킬 뿐입니다.”

한 FLDS 가족이 샌안토니오에 있는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일부다처제 가정의 모든 여성은 자기가 낳은 아이들을 우선 책임지지만 부엌 일, 아이들 교육, 수선이나 바느질 담당 등 가사 일은 각자 분담해서 맡는다.

이 FLDS 가족은 2008년 경찰이 텍사스 서부 외진 곳에 있는 ‘시온을 사모하는 농장’을 급습한 뒤 샌안토니오의 셋집에서 살고 있다.

FLDS 신도들이 유타 주 버럴에 있는 낙농-콩 농장을 찾아온 손님들을 노래로 맞이하고 있다. 뒤에는 교회지도자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바운티풀에 있는 FLDS 공동체에 사는 학생들이 통학버스를 타고 있다. 힐데일과 콜로라도시티에 있는 FLDS 공동체 아이들은 사실상 모두 집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5000여 명의 FLDS 신도들이 애리조나 주 콜로라도시티에 있는 르로이 존슨 공회당에서 열린 메릴 제섭 장로의 첫 번째 아내 포네타 제섭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유타 주 힐데일은 바로 애리조나 주 경계선 너머에 있는 콜로라도시티(전면)와 함께 모르몬교의 복혼주의 분파인 근본주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FLDS)의 탄생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