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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혼 |
사진 : 스테파니 싱클레어 |
“남편만 나타나면 숨었어요. 꼴도 보기 싫었거든요.”분홍색 옷을 입은 타하니가 결혼 초기를 떠올리며 말한다. 당시 그녀는 여섯 살, 남편 마제드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하자 주에 있는 집 에서 이제 여덟 살이 된 타하니가 예전 급우이자 역시 어린 신부인 가다와 함께 사진 촬영을 위해 자세를 취했다. |
혼례식에서 여자 친척들과 잔치를 벌인 후 예멘의 신부인 시다바와 갈리야가 아바야를 덮어쓰고 각기 남편집으로 이끌려 간다. “결혼을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수단으로 보는 시골 소녀들도 있어요.” 수도 사나에서 활동하는 한 조혼 반대 운동가는 말한다.
열네 살인 아시아가 하자 주에 있는 집에서 갓난 딸을 씻기는 동안 옆에서 두 살배기 딸이 놀고 있다. 아시아는 아직도 하혈을 하고 출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자신의 몸을 돌보는 법에 대한 교육을 받거나 정보를 얻지 못했다.
자정이 한참 지나서 삼촌이 잠에서 깬 다섯 살 난 어린 신부 라자니를 안고 혼례식장으로 가고 있다. 인도에서 조혼은 불법이기 때문에 혼례식을 꼭두새벽에 몰래 치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혼례식은 마을 전체가 비밀로 한다고 한 농부가 설명했다.
성화 앞에서 혼례식을 치르고 있는 라자니와 어린 신랑은 상대방을 거의 쳐다보지 않는다. 전통에 따라 어린 신부는 사춘기가 될 때까지 친정에서 살다가 사춘기가 되면 두 번째 식을 올리고 남편집으로 들어간다.
네팔의 한 작은 마을에서 조혼은 일반적인 일이지만 열여섯 살 난 신부 수리타가 가족과 헤어지기 싫다며 울부짖고 있다. 이 어린 신부는 전통 혼례용 우산으로 차양을 삼은 마차를 타고 새신랑이 사는 마을로 향한다.
칸다하르의 여경찰 말라라이 카카르가 열다섯 살밖에 안 된 아내를 복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찌른 남편을 체포하고 있다. 그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묻자 카카르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여기선 남자가 왕이거든요” 라고 대답했다.
수닐은 열한 살 때 부모가 자기를 혼인시키려고 하자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 부모는 결국 뜻을 굽혔고, 수닐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공부를 하면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유리하겠죠.” 수닐의 어머니는 이제 이렇게 말한다.
가난과 전통적인 문화 때문에 결혼을 강요당하는 사춘기도 안된 소녀들이 지금 이에 맞서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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