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미국 오리건 주 위스키 크리크 패각류 부화장에서 참굴이 희뿌연 정자를 방출하고 있다. 일부 연안 해역에서는 해수 산성화의 정도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 부화장에서는 굴 유생의 성장이 저해되어 굴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이탈리아 나폴리 연안의 화산섬인 카스텔로 아라고네스 연안의 건강한 해저의 모습이다. 무성히 자라 있는 붉은해면, 흰따개비, 연보라색의 산호조류, 성게 그리고 보호색으로 위장한 배도라치(사진의 중앙)가 보인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바로 앞쪽의 사진에 담긴 현장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해저 분기공으로부터 이산화탄소 거품이 올라와 바닷물을 산성화시키고 있다. 언젠가는 세계의 모든 바다도 이곳과 비슷한 정도로 산성화될 것이다. 앞에 나온 다채로운 해저 환경과는 대조적으로 이곳은 온통 우중충한 조류로 덮여 있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카스텔로 아라고네스 섬에 있는 이 잘피 잎은 전 세계 바다의 축소판이다. 산호조류가 잘피 잎을 뒤덮고 있고 고둥 한 마리가 산호조류를 먹고 있다. 또 이 고둥에는 서관충들이 잔뜩 달라붙어 있다. 이 세 종류의 해저생물은 모두 탄산칼슘을 생성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해저 분기공 근처에 있는 잘피는 기생생물이 사라져 선명한 녹색을 띠고 있다. 즉 바닷물이 산성화되면서 탄산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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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독일 북부의 항구 도시인 킬의 정상적인 바닷물에서 기른 불가사리의 모습은 2100년경 발트 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조건에서 기른 불가사리(다음 사진)와 대조적이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이 불가사리는 이전 사진에 나온 불가사리와 처음에는 동일한 모양이었는데, 지금은 크기도 작고 무게도 5분의 1에 불과하다. 세계의 일부 해역에서는 육지의 환경오염으로 인해 해수의 산성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육지의 오염물질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번성한 해양 미생물이 바닷물에서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방출하기 때문이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플라스크 입구에 암컷 성게가 놓여 있고 바닥에는 노란색 성게알 덩이가 채집되어 있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그로부터 3주 후 건강하게 자란 유생은 마치 수정 우주선처럼 보이는데 긴 막대처럼 나온 것들은 탄산칼슘으로 이뤄진 유생의 골격이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이와는 대조적으로 산성화된 바닷물에서 자란 성게 유생은 발육이 비정상적이고 포식자에게 쉽게 잡아먹힌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카스텔로 아라고네스 섬 해역에 서식하는 전형적인 고둥의 껍데기 위에서 따개비와 서관충이 홍조류와 녹조류, 황색이끼벌레와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해저 분기공 인근에서 발견된 고둥은 제대로 자라지 못한 모습이다. 또한 산성화된 바닷물 때문에 이 고둥의 껍데기에는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고, 중심 부위는 껍데기의 바깥층이 부식돼 진줏빛을 띠고 있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갑오징어는 사실 산성화된 바닷물에서도 잘 자란다. 판처럼 생긴 등껍질 조직은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 수준에서보다 조직이 더욱 촘촘한 상태다. 하지만 이 때문에 헤엄치기가 더 힘들지도 모른다. 기체로 채워진 등껍질 조직은 부력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 수준에서 본 갑오징어의 등껍질(왼쪽 확대 사진)과 산성화된 바닷물에서 본 갑오징어의 등껍질(오른쪽 확대 사진)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실험실에 있는 거미불가사리는 이산화탄소 증가로 산성화된 바닷물에서도 잘 견뎌낼 수 있다. 또 거미불가사리는 비누와 피부 크림에 들어 있는 항균제인 트리클로산으로 오염된 바닷물에서도 잘 적응한다. 이런 오염물질은 하수를 통해 바닷물로 유입되는데 그 양도 점차 늘고 있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하지만 적응력이 강한 거미불가사리도 많은 이산화탄소와 트리클로산에 동시에 노출되면 자신의 팔을 잘라내 버린다. 마치 스트레스가 가중될 미래의 해양 환경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하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흰동가리는 특이하게도 말미잘의 촉수를 보금자리로 삼는다. 하지만 산성화된 바닷물에서 자란 흰동가리는 말미잘의 촉수로 인도해주는 화학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다. 심지어 일부는 포식자의 냄새에 이끌리기도 한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카스텔로 아라고네스 섬 근해 해저에 있는 바위 하나에 녹조류, 갈조류, 해안조류들이 모여 7.6㎠의 정원을 형성하고 있다. 해저 이산화탄소 분출로 산성화된 인근의 해저에는 이런 다양한 생물들이 없다.

바다의 산성화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유럽의 대서양 연안 해저에는 이런 거미불가사리들이 30㎠ 당 최고 650마리가 깔려 있다. 그러나 2050년의 산성화된 해수에서는 거미불가사리 유충이 7일도 못 버틸 것이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이 시험접시에 담긴 인편모조류는 탄산칼슘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미세한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녀석들은 여름이 되면 넓고 촘촘하게 꽃을 피워 햇빛이 녀석들의 보호벽인 탄산칼슘에 반사되는 모습이 통신위성에 포착되기도 한다. 녀석들이 산성화되어 가는 대양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일부 실험에서는 녀석들이 입은 갑각이 분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또 다른 실험에서는 갑각이 더욱 두꺼워지고 있어 번성할 것으로 보이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이 바다나비는 몸길이가 1.3㎝에 불과한 익족류의 일종으로 헤엄치는 고둥이다. 녀석은 북빙양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성 플랑크톤으로 ‘바다의 감자칩’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어류와 기타 포식자들이 엄청나게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5년 후엔 북빙양의 일부 해역이 부식성을 띠게 되어 녀석의 껍데기가 녹을 수 있다.

바다의 산성화

사진 : 데이비드 리트슈와거

또 다른 익족류인 속이 훤히 비치는 바다앤젤은 바다나비만 먹고 산다. 바다앤젤은 껍데기가 없어서 해수의 산성화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진작가 데이비드 리트슈와거는 “바다나비가 사라지면 바다앤젤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환경이 살아야 우리인간들도 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