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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 속으로 |
사진 : 존 스탠마이어 |
살로펙이 낙타를 이끌고 우리 인류의 조상들이 걸었던 에티오피아 아파르 사막을 횡단하고 있다. |
가난한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한밤중에 지부티 해안으로 몰려들어 이웃 나라 소말리아에서 오는 저렴한 휴대전화 신호를 잡으려 애쓰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라도 간신히 외국에 사는 친지들과 소식을 주고받는다. 6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류는 이처럼 긴밀한 사회적 관계에 의지해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아파르 사막에 비가 내리기를 기도하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지속된 극심한 가뭄으로 이동하기가 위험했기 때문에 인류는 오랫동안 아프리카에 갇혀 살아야 했을 것이다. 이후 기후변화로 우기가 찾아오자 인류는 첫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물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유목민들이 낙타들을 이끌고 나타난다. 그러나 전통적인 유목 생활을 계속 이어갈 공간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막을 광대한 사탕수수 농장으로 만들기 위해 장벽을 세워 아와시 강의 물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들 아와시 탐사 계획‘에 참가하고 있는 고생물학자들이 에티오피아 아파르 저지대의 메마른 표토 아래에서 6만 년 전 인류가 사용했던 도구와 여타 삶의 흔적들을 찾아내고 있다. 아파르 지역에 사는 한 청년이 전통 칼인 ’질레’를 들고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발굴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
낙타들이 지부티 시로 가는 트럭에 실려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 낙타들은 지부티 시에서 다시 중동으로 운송된다. 아프리카 대륙의 북동부 지역에서 사육된 낙타들은 귀한 수출품이다. 경주나 우유 공급을 위해 팔리는 낙타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걸프 만 국가들의 주식인 고기용으로 경매에 붙여진 후 도살된다.
한 여행자의 필사적인 여정은 지부티공화국의 용암지대에서 끝나고 말았다. 이 길을 따라 널부러져 있는 수십 구의 시체와 무덤들은 일자리를 찾아 중동으로 가기 위해 험난한 사막을 횡단하는 아프리카인들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순수를 상징하는 흰 천으로 몸을 감싼 여인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아사이타에 있는 에티오피아 정교회 성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규모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갈수록 더 많은 기독교도들이 에티오피아 고지대에서 이곳으로 내려오고 있다.
에티오피아 아파르 지역의 한 남자가 미용실에서 낙타 젖을 발라 윤기가 흐르는 자신의 멋진 곱슬머리를 거울에 비춰보고 있다. |
길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그늘을 찾은 장거리 트럭 운전수들이 에티오피아 로기야의 한 호텔에서 당구를 즐기고 있다.
아카시아 나무가 여행자들이 버리고 간 비닐봉지와 함께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아파르 유목민들은 이 사막을 지나가는 난민들, 도망자들, 이주 노동자들을 일컬어 바람의 사람들을 뜻하는 ‘하하이’ 라고 부른다.
도시의 오아시스인 지부티 시의 중앙시장이 차들로 시끌벅적하다. 살로펙은 이주민들이 버스를 타고 인구 50만 명의 지부티 시로 몰려오면서 전통적인 유목민들에서 야심이 가득한 임금노동자들로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한다.
주로 에티오피아인인 20여 명의 남자가 지부티 시에 있는 한 판잣집에 앉아 있다. 이들 대부분은 친지들이 밀수업자에게 예멘으로 건너가기 위해 필요한 돈을 부쳐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프리카 동북부 지역에서는 해마다 약 10만 명의 이민자가 일자리를 찾아 고국을 떠난다.
구식 AK-47 소총으로 무장한 지부티 시 해안경비대원들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감시하고 있다. 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가기 위해 이 해협을 건넜다. 살로펙도 그들이 간 길을 따라 이곳에서 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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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도보 구간(아프리카) 살로펙은 16만 년이 된 것으로 보이는 가장 오래된 인류의 유골 일부가 발굴된 헤르토부리를 출발점으로 정했다. 안내인과 짐을 실은 두 마리 낙타들과 함께 그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카라반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아파르 삼각지대를 횡단했다. 그는 43일 동안 640km를 걸은 끝에 인류가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다른 대륙으로 건너갔던 지점인 지부티 해안 근처에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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