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을 모시고 사는 곳

사진 : 브라이언 레만

2006년 65세에 죽은 탑팡 라라의 안경의 위치를 가족 중 한 명이 바로 잡아주고 있다.

친구와 가족들이 2009년 73세에 세상을 떠난 데보라 마우파의 시신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포름알데히드와 물을 섞은 용액으로 처리해 미라로 잘 보존된 시신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술라웨시 섬의 란테파오 근처에서 사촌과 언니들이 전날 사망한 세 살배기 아기 시아리니 타니아 티란다 주위에 모여 죽은 아기를 어루만지면서 말을 건넨다. 이들에게 이 아기는 ‘토마쿨라,' 즉 병자다.  

리스마 파엠보난이 84세의 나이로 2주 전에 숨을 거둔 시어머니 마리아 살렘팡에게 저녁식사를 가져다준다. 이들은 부모님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나는 슬프지 않아요. 어머니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기 때문이죠." 73세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집에 모시고 일년 이상 함께 지내고 있는 또 한 명의 토라자 여성이 말한다. 

11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고 알려진 팡쿵 란테 란테를 기리기 위해 가족들이 그의 시신을 안치해 놓았다. ‘디파타동콘’이라고 불리는 이 보기 드문 풍습은 상류층에서만 시행된다.  

토라자인은 물소를 제물로 바치기 위해 기른다. 그때까지 물소는 멋진 종마나 고가의 자동차처럼 남자아이들, 때로는 여자아이들의 애정 어린 보살핌을 받으며 자랑스럽게 길러진다. 물소들은 장례식에서 날이 넓고 무거운 칼로 경정맥이 잘려 죽는다. 제물로 바쳐지는 물소가 많을수록 가족의 명망이 높다는 뜻이다 

남자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무덤으로 옮기기 직전 티니 파티웅이 울음을 터뜨린다. 에스터 파티웅은 62세의 나이로 열 달 전 사망했다. 장례식 절차를 결정하는 동안 어머니의 시신은 가족의 집에 안치됐다.  

시신을 모시고 사는 곳

사진 : 브라이언 레만

아들 바톨로메우스 붕가가 2011년에 사망한 크리스티나 반네의 시신을 들어올리는 동안 손자 제리 푸트라 붕가가 곁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토라자 족의 절반 이상이 다른 지역에 거주하지만 장례식에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