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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천왕' 정형돈의 무리수가 아쉽다
스타뉴스 원문 기사전송 2015-08-18 06:46 최종수정 2015-08-18 08:44
[스타뉴스 문완식 기자]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17일 방송화면 캡처
유재석이 '국민MC'로 추앙받는 이유는 주변을 편하게 해서다.
그는 항상 자신을 낮추고 다른 출연자들을 높여준다. 잔뜩 얼어있던 출연자들도 유재석의 '배려'에 어느새 편안히 방송에 임하게 된다. 출연자들이 편하니 보는 이들도 편하다. 인기프로그램을 만드는 인기MC의 비결이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정형돈은 그런 점에서 조금 아쉬웠다.
이날 게스트인 배우 김영호의 냉장고에서 바게트가 나오자 김성주는 "김영호씨는 빵집과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빵집을 하게 됐냐"고 물었고, 김영호는 "빵집 아저씨가 어릴 때부터 되고 싶었다. 빵집 아저씨, 이 말이 되게 푸근했다"고 했다.
정형돈은 김영호의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빵 갔다고 아저씨 보다는 낫잖아요"라고 말을 이어 김영호를 너털웃음 짓게 만들었다. 여기서 '빵'은 교도소의 속어.
이후 시식 시간에 정형돈은 김영호가 만족스러워하자 "보스 어떻게 장사하라고 할까예?"라고 건달 부하 흉내를 냈고, 김영호는 "하하하"라고 머쓱해했다.
김영호는 이어 "어쨌든 맛있었다"고 말을 이었는데 정형돈은 또 다시 "보스 어떻게 장사 하라고 할까예?"라고 재차 건달 부하 흉내를 냈다. 이때 김영호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 출연자 중 한 명이 정형돈에게 "적당히 하라"고 했을 정도.
정형돈은 과거 세련되지 않았지만 희극인 특유의 순발력과 투박한 언변으로 재미를 안겼다.
그는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갤러리 정으로 인기를 얻고 이후 버라이어티 예능에 진출했을 때도 거침이 없었다. 반응이 크지 않았을 뿐 그 누구보다 거침이 없었다. 단, 그 거침없음에는 '순박함'이 있었다. 그래서 거부감이 없었다.
이런 그의 장점은 당당히 MBC '무한도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재의 정형돈을 만들어냈다.
그런 그가 요즘 들어 종종 무리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4대 천왕' 타이틀이 압박이었을까.
누구도 그에게 유재석처럼 되라고는 하지 않는다. 정형돈은 유재석과 다르다. 1인자의 길에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자기 스스로를 잃지 말아야 한다. '초심 찾기', 어렵지만 '4대 천왕'이 된 정형돈이 지금 꼭 기억해야할 말이다.
문완식 기자 munwan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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