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게일 분화구내 샤프산 기슭 모습(큐리오시티가 2012년 100mm 마스트카메라로 촬영). NASA
미국 민간우주회사 스페이스X와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각각 2024년과 2035년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화성에서 와인을 양조하겠다는 계획이 나왔다. 화성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질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 유력하다.
14일(현지시각) 텔레그래프는 조지아(옛 그루지아)가 화성에서 와인 양조용 포도를 기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아는 유럽과 아시아 경계를 이루는 카프카즈 산맥에 자리한 나라로 1990년 옛 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 중 하나다. 조지아는 ‘물보다 와인에 빠져 죽는 사람들이 더 많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와인을 즐기는 나라기도 하지만 와인을 처음으로 만든 나라로도 알려져 있다. 조지아에서는 와인이 묻어 있는 기원전 6000년경의 점토 항아리가 발견됐다. 인류가 와인을 즐겼다는 최고(最古)의 기록이다.
조자아(옛 그루지아)가 화성에서 와인 양조용 포도를 기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아 비즈니스앤테크놀로지대와 조지아 우주연구청 및 국립박물관, 스타트업 스페이스팜은 이런 오랜 와인 제조법을 기반으로 '아이엑스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2일 공식 출범한 이 프로젝트는 화성에서 와인용 포도를 기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팀은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에 있는 호텔에 연구소를 마련하고 수직농법을 이용해 화성 환경에 적합한 포도종을 연구했다. 수직농법은 실내식물재배의 한 방법으로 기존 단층재배 방식이 아닌 지정된 공간에 여러 층 선반을 쌓아 재배하는 농법으로 면적대비 작물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소는 현재 스타트업 스페이스팜이 관리하고 있다.
연구팀은 와인용 포도 525종을 실험한 결과 ‘라치테리(raktstiteli)’라는 청포도가 화성의 환경에 잘 적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치테리는 조지아를 원산지로 하는 화이트 와인용 포도로 자외선 노출에 강하다. 화성 대기는 지구보다 공기 밀도가 100분의 1로 낮기 때문에 자외선이 지구보다 더 많이 지상에 도달한다. 이 때문에 자외선에 잘 적응하는 종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조지아의 유황 온천 및 기타 극한 환경에서 채취한 미생물을 기반으로 박테리아를 번식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있다. 올해 말까지 화성의 환경을 흉내 낸 연구소를 만들어 영하의 온도와 높은 일산화탄소 수준에 포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볼 예정이다.
니노 이누키즈 조지아 비즈니스앤테크놀로지대 학장은 “조지아의 와인 양조 역사를 고려해 포도를 실험 대상 식물로 삼았다”며 “우리는 우주 비행사가 화성에 앉아 조지아의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끝나면 다른 식물에 대해서도 연구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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